물과 기름, 초음파로 섞어 봤니
국내 연구진이 계면활성제 없이도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추민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신기능재료표준센터장팀은 초음파를 이용해 기름을 잘게 분산시켜 물과 섞이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화장품이나 샴푸 등에는 물과 기름을 섞기 위해 계면활성제가 포함돼 있는데, 가려움이나 염증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천연계면활성제가 있지만 이 또한 화학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유해 가능성이 남았다.
연구진은 기름 입자를 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 크기로 만들어 물과 기름을 섞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기름 입자를 마이크로미터(μm, 1μm=100만분의 1m) 크기로 만드는 기술이 있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기름 입자끼리 달라붙으며 물과 분리되기 일쑤였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초음파 집속 장치에 물과 기름의 혼합 용액을 넣고 고주파(500kHz)의 초음파를 쬐었더니 압력과 고온이 발생하며 기름이 잘게 쪼개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실제로 이 장치를 이용해 올리브 오일과 물을 섞은 결과, 6개월이 지나도 섞인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 센터장은 “실온에서 계면활성제를 전혀 쓰지 않고도 물과 기름을 안정적으로 섞을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인체에 안전한 화장품뿐만 아니라 의료, 식품 분야에도 다양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중국 4개국에 특허 출원을 마쳤다. 동아사이언스 이재웅 기자 ilju2@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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