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마음'에 대한 놀라운 보고서 What Are Animals Thinking? VIDEO
많은 사람들이 인간만 생각하고,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심지어 일부 학자들도 동물은 거의 반쯤 죽은 상태로 살아간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저명한 과학전문 저널리스트 버지니아 모렐은 최근 국내에서 출간된 '동물을 깨닫는다'(추수밭 펴냄)에서 인간의 이런 오만한 인식을 뒤집어엎는다. 발품을 팔아 6년 동안 11개국의 동물 마음 연구현장을 누비며 직접 취재한 결과가 그 토대다.
개미부터 물총물고기, 앵무새, 코끼리, 개와 늑대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다를 바 없는 감정의 세계를 보여주는 동물과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어내고자 한평생 동물들과 동고동락하며 열정을 바쳐 온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파크세프 워싱턴주립대 심리생물학과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쥐를 간질여 본 사람이다. 1980년대 초부터 30년이 넘도록 자신의 실험실에서 쥐들이 노는 모습을 관찰하고 직접 간지럽히면서 그들의 감정 상태를 연구해 온 '정서신경과학'의 창시자다.
1965년 신경생리학자 존 릴리는 특수설계된 침수주택에서 아리따운 여성인 하우가 수컷 돌고래 피터와 동거하면서 두 달 반 동안 영어단어를 가르치게 했다. 실험에서 수업 자체보다 놀라웠던 건 하우에 대한 피터의 열렬한 성적 구애였다.
결국 피터의 끈질긴 진심은 통했고 하우는 피터의 발기된 성기를 애무해주곤 했다. 피터가 편안하게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앵무새 연구가 칼 베르크가 이끄는 세계 최장기 앵무새 연구도 놀랍다. 1987년 시작한 대규모 앵무새 인공둥지 '앵무새 콘도미니엄'에는 둥지마다 사연 많은 앵무새 가족이 산다.
앵무새들의 '말소리'와 행동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대조하면서 앵무새 언어의 통역을 시도한다. 칼 베르크는 연구현장을 찾은 저자에게 앵무새 부부 한 쌍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줬다.
선생 개미와 학생 개미가 수업을 하고, 코끼리가 가족의 죽음을 애도하고, 물총고기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해 물총을 쏜다. 침팬지가 인간과 교감하고, 개는 늑대와 달리 인간에게 협력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개는 1천22개에 달하는 방대한 어휘를 쓰고, 나방은 한때 자신이 애벌레였음을 기억한다. 어치가 다른 어치들을 도둑 취급하는가 하면 고래와 소는 지역사투리를 쓴다.
특히 물총고기의 주도면밀함과 순간적 판단력은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든다. '3초 기억력', '젖은 식물'이라며 인간들이 비웃던 물고기가 말이다.
슈스터와 슐레겔의 연구에 따르면 물총고기는 먹이가 휘청거리는 순간 그것이 떨어질 위치, 수면에 닿자마자 잡아먹으려면 자신이 내야 하는 속도까지 결정한다. 슈스터는 "물총고기는 이런 계산을 4만 분의 1초, 즉 찰나에 끝낸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미국의 유력 서평지 '커커스 리뷰'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책을 덮을 즈음이면 지구를 나눠 쓰는 다른 존재를 무시하고 인간만 마음을 갖고 있다고 착각해 온 편견과 고정관념이 부끄러워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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