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대우건설'의 인천 서창지구에서의 혈투

대림산업이 우선협상권 거머줘

금리 인하 등 여파 분양시장 활황

땅 전쟁에 뛰어든 대형 건설사들

 

인천 서창 2지구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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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건설업체에서 가장 바쁜 부서 중 한 곳은 주택영업팀이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금리 인하 등의 여파로 분양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땅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어디에 목 좋은 땅이 있더라'하는 소문이 돌면 지주를 찾아 줄서기에 바쁘다.

덕분에 한동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시행사들은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인허가 절차 등이 끝난 부지만 들고 있으면 어느 시공사를 찾아가든 '갑' 대접을 받는다. 금융위기 후 디벨로퍼를 자처하던 개발업자들이 자취를 감춘 게 엊그제 같은데,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땅 전쟁에 뛰어든 건 대형 건설사도 예외가 아니다. 부실 주범인 악성 프로젝트(PF) 사업장을 터는데 급급하다가 신규 택지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달 초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LH공사가 공모한 공공주택건설 민간사업자 선정을 놓고 한판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이 싸움에서 대림산업이 근소한 차이로 대우건설을 누르고 우선협상권을 쥐었다.

 

가격 점수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 회사가 제시한 가격차이가 20억 원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업 수주를 장담하던 대우건설은 초상집 분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주택사업 시공권 확보를 위한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수주전은 근래 보기 드문 일이다. 대부분 대형 건설사 수주경쟁이 SOC 등 공공부문에서 이뤄졌다. 게다가 쓸만한 공공택지를 다수의 시행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건설사가 쓸어가면서 경합을 벌일 기회도 없었다.

그러다가 LH공사가 이번에 민간 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을 도입하면서 수주전이 재현됐다. LH공사의 민간 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은 공사능력과 신용도, 자금조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단순 추첨 방식의 공공택지 입찰과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자본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에게 상당히 유리한 제도다.

1군 건설사들이 부지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공공택지에 주택을 공급할 길이 열린 셈이다.

 

LH공사도 대형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로 공공택지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공공택지 확보 경쟁력 제고와 시장 환경은 별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수년간 주택공급이 봇물을 이루면서 분양시장이 끝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입주시기가 겹치면서 공급과잉 부작용을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불안한 글로벌 경기 동향도 변수다. 최근 주식시장은 유럽 발 금융위기 재연을 우려해 외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서면 우리도 그 영향권 아래에 놓인다고 봐야 한다. 내수경기 침체도 부담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이전 모습을 갖추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주위를 살피는 시간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을 성 싶다.

‘thebell' 길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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