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반반] 기초생활수급자의 아름다운 이야기 ㅣ김철민,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길] 기초생활수급자의 '100만원 봉투 유언'

 

"나도 도움받고 살았으니.. 틈틈이 모은 돈 꼭 기부하거라"

40대 아들이 주민센터에 전달

 

   지난 7일 오후 3시, 서울 중랑구 상봉2동 주민센터. 40대 중반쯤 돼 보이는 남성이 불쑥 들어오더니 직원에게 “후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후원 담당 직원과 대면한 남성은 점퍼 주머니에서 하얀 은행 봉투를 꺼냈다. 봉투 안에는 5만원짜리 지폐 20장, 100만원이 들어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아름다운 이야기

 

“부모님이 기초생활 수급자셨는데 이곳 주민센터에서 생계비도 받고, 여러 도움을 받아 늘 고맙다고 하셨어요. 아버지가 세상을 뜨기 전 저한테 기부해달라며 주신 돈입니다.”

 

직원은 이 얘길 듣고 “큰돈인데 어머니를 드리거나, 필요한 곳에 쓰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봉투를 돌려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남성은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이고 저도, 어머니도 아버지 뜻을 존중한다”며 “좋은 곳에 써달라”는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이름과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다. 주민센터 직원은 “선행을 알리고 싶어 여러 차례 물었는데도, 한사코 신분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기부하고 싶다’는 말만 했다”며 “인근 주민일까 싶어 주민센터에 자주 오시는 분들을 떠올려봤지만 도무지 누군지 추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주민센터에 따르면, 2인 가구에게 주어지는 월 최대 생계 급여는 96만6000원이다. 남성은 “부모님이 기초생활 수급자셨지만 그래도 주변의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조금씩 모아오신 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민센터는 이 1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기부자의 뜻대로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긴급 생계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주민센터 유철훈 주무관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기부는 매우 드물고 저도 처음 겪는 일”이라며 “코로나로 기부가 많이 위축된 상황인데 직원들이 이번 기부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강다은 기자 조선일보

 


 

페이스북에 응원 댓글 잇따라

 

    폐암 투병 중인 가수 겸 개그맨 김철민(54)이 남긴 짧은 글에 네티즌들이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김철민은 10일 페이스북에 사진 없이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본 네티즌들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지치면 안 된다”, “이겨낼 수 있다”, “힘내야 한다”, “응원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 등 댓글을 남겼다.

 

김철민,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김철민은 1994년 MBC 공채 5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2019년 폐암 말기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다.

 

지난 8월에는 “페암 4기 투병 생활한 지 2년이 지났다”며 “현재 몸 상태는 항암 치료를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12번의 항암, 5번의 경추교체수술, 70번의 방사선치료, 10번의 사이버 나이프 치료를 받았다”며 “현재 24시간 진통제를 2시간마다 맞고 있다. 온몸으로 암세포가 퍼져있는 상태”라고 했다.

 

 

김철민은 폐암 치료 목적으로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한 뒤 통증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으나 상태가 나빠져 8개월 만에 복용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모험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한 매체에 밝혔다.

송주상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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