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분당 ‘1호 재건축’ 속도전 돌입

 

  1기 신도시 분당의 주요 재건축(예정) 단지들이 사업 추진을 위한 도움닫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남시가 오는 2024년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여기서 각 단지들이 ‘1호 재건축’이 되기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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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분당 시범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가 발족했다.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시범단지 추진준비위는 분당 최초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로 한양(2419가구)·우성(1874가구)·삼성한신(1781가구)·현대(1695가구) 아파트 4개 단지가 통합해 사업을 추진한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각 단지가 개별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의견이 모였다”면서 “오는 27일 총회를 개최하고 정식 위원장 선임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토의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모두 지난 1991년 준공된 이들 4개 단지는 올해로 재건축 연한인 30년에 턱걸이했다. 현재 총 7768가구 규모로 재건축이 되면 약 1만가구에 달하는 대단지로 바뀔 전망이라, 1기 신도시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시범단지는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현재 용적률은 대부분 190~200% 사이에 분포돼있어 사업성이 매우 높은 편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다만 3종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 상한이 250%인 서울이나 일산 등 타 지자체와 달리, 성남시 조례는 280%까지 허용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재건축을 통해 최대 80~90% 용적률을 더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시범단지는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현역에 바로 인접해있어 입지조건이 좋은 편이다. 향후 인근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성남역도 들어올 전망으로 교통·생활 여건이 더욱 개선될 거란 기대도 있다.

 

 

신축 아파트가 많지 않은 분당에서 가장 빠르게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라 시세도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시범삼성아파트 전용 59㎡는 지난달 28일 11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갱신했다. 전 거래가(5월)인 10억5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아직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지 않은 예비 재건축 단지들도 일찍부터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3단지한일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의 준공 시점은 1993년으로, 오는 2023년부터 재건축이 가능해진다. 현재 용적률이 154%에 불과해 사업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솔3단지한일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416가구에서 재건축을 하면 700~800가구로 늘어나며 각 세대에서 분담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환급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현재 3분의 1정도가 재건축에 긍정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이달부터 주민의견 취합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시범단지한양 아파트 전경. /네이버부동산

 

1기 신도시로 1990년대부터 입주가 집중됐던 분당은 앞으로도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단지들이 속속 나올 전망이다. 각 단지가 이처럼 발빠르게 재건축 준비에 나서는 이유는 오는 2024년 성남시가 수립할 예정인 정비기본계획에서 정비예정구역으로 포함되기 위해서다.

 

 

분당 한 재건축 단지 관계자는 “학군지가 많은 성남시 특성상 정비사업이 순환정비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번 늦으면 5~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긴박감이 아직 재건축 연한을 충족하지 못한 단지도 일찍부터 준비위를 구성하는 이유”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분당이 앞으로 수도권 정비사업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개별 단지의 사업성이 중요할 것으로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당은 강남과 판교를 사이에 두고 있어 미래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라면서 “용적률이 200%를 넘는 단지는 추가 분담금 때문에 사업이 더딜 가능성이 있고, 용적률 150%가 안되는 저밀도 공동주택은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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