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아닌 ‘데이터’로 BIM 비용 체계화 선행돼야… " 성균관대 김성아 교수 VIDEO: BIM 4D Construction Simulation For Kingdom Tower

 

한국BIM학회 김성아 회장(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BIM은 건축가들이 한동안 무시해왔던 물성과 구법의 구체적인 문제를 설계단계에서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 일을 복원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난 500여 년간 건축가들이 서서히 외면해왔고, 시공과정에서 암묵지와 관행으로 처리되던 일을 정확히 명시적으로 다뤄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추가적인 일손과 업무 지식을 요구한다. 즉 시간과 돈이 든다는 것이다.

 

 

BIM은 3D 모델을 만들고 도면을 작성하는 작업이 아니라 가상 건물을 만드는 작업이다. BIM 설계 프로젝트의 수행계획의 내용을 보면 대개 3D로 표현이 되기 때문에 현상설계안과 기본설계안과의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은 BIM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작업이며, BIM 모델을 보니 설계오류나 부재 간섭을 잘 잡아낼 수 있어 ‘BIM이 강력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는 설계품질 평가이지 BIM 설계는 아니다.

 

 

설계를 제대로 하려면 BIM 기반의 설계 대안들에 대해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공사비 검토 등을 수행하고 그중 최적안을 찾아야 한다. 최적안을 찾는 방법은 ‘눈으로’가 아니라 BIM 모델에서 추출되는 객관적 ‘데이터’의 비교와 최적화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즉 data-driven, evidence-based이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BIM 기반 설계 과정에서는 기존 프로세스의 일방적 트리구조가 아니라 양 방향적 순환적 그물망 구조로 프로세스가 바뀌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BIM 모델이 만들어지면 구조나 환경, 설비 등 데이터를 엔지니어링사에 보내 분석을 하게 한다고 하는데 그걸로 끝이다.

 

이상적인 BIM 설계 프로세스는 설계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분석의 피드백이 설계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념적인 매스가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새로운 커튼월 패널의 도입이나, 지붕면 빗물의 흐름, 마케팅을 위한 의장적 고려로도 매스의 개념이 바뀔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눈으로’가 아니라 ‘데이터에 근거한’ 순환 반복적 프로세스다. 이를 통해서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해 건물의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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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또한 BIM 설계를 통해 이윤이 창출돼야 하고 설계 회사, 엔지니어링 회사 모두 BIM 설계가 이윤 창출의 도구가 돼야 한다. 이러한 BIM 설계를 위한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추가 비용이 들고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것을 통해서 어떠한 가치를 창출할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조달청 등에서 BIM 설계 옵션에 할당된 비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BIM 설계비를 납품용 BIM 모델 제작비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설계비도 제대로 산정이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BIM 설계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설계 회사도 BIM 설계를 제대로 수행하고, 기술을 축적하고, 투자할 여력은 없다.

 

결국 사용하지 않는 납품용 BIM 모델이 어딘가에 저장될 것이고 BIM 설계 수준은 바닥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발주처가 제대로 비용을 산정하고 스스로 조직과 프로세스를 혁신하지 않으면 BIM 설계는 요식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상당한 비용이 BIM 설계에 투입되는 만큼 기존의 업무처리 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공장의 생산라인을 바꾸는 것처럼 많은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일회성이 강한 건축의 경우 대량생산을 전제로 한 제품에 비해서, 비용 투입의 누적효과가 크지 않다. 통계에 의하면 대규모 프로젝트일수록 BIM 설계비용 대비 전체 비용이 커지는 반면에 프로젝트가 일정 규모 이하로 작아진다고 해서 BIM 설계비용도 비례해 줄어들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프로젝트에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뿐만 아니라, 규모와 무관하게 루틴하고 정형화된 건축 유형을 다루는 프로젝트에서 BIM이 제시하는 멋진 약속들은 설득력을 잃는다.

 

연구자, 혹은 BIM 전도사는 BIM이 설계오류 최소화와 품질향상, 무수한 설계변경에 대응하는 문서관리, 이종 소프트웨어와의 정보 호환성에 의한 성능 지향의 설계, 라이브러리 재활용 등으로 생산성과 이윤 증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본격적으로 BIM 라이브러리가 유통되면 블록체인과 결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가 가능하다고 설파한다. 우리가 꿈꾸는 BIM 생태계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링 부정합이나 기존 업무 체계와의 부조화와 같은 척박한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문제는 BIM 설계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을 누가 지급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

 

‘공사비 총액은 그대로’이고, 여기 붙였다 저기 붙였다 셈법만 오락가락하면서 BIM 설계비용을 지급할 주체가 모호하다. 공사비가 절감돼봐야 예산도 따라서 줄고, 설계사이건 시공사이건 특별히 좋아지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소비자 입장에서 집값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현장 실무자는 이렇게 한탄할 수밖에 없다.

 

 

이제 BIM 비용의 체계화는 선행돼야 한다. 단순히 좋으니 무조건 BIM으로 가야 한다고 전제하고 의무화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게 된다. 설계 프로세스의 혁신이나, 회사 역량과는 무관하게 납품용 BIM이 성행하는 이유에는 ‘그래서 누가 좋은데 (Qui bono?)’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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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BIM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IM 기반의 통합모델, 즉 마스터 모델은 설계와 시공 프로세스에서 설계사를 포함한 다양한 엔지니어링사의 데이터를 하나의 가상 건물로 통합한다. 가상 건물을 구성하는 부분 모델과 건설 데이터는 국지적으로 변경과 진화를 거듭하고 그 변화는 전체 모델에 반영된다.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제도의 변화는 부분 모델들을 모두 통제하는 마스터 모델의 역할을 한다.

 

가상 건물을 구축하는 지능적인 디지털 컴포넌트는 그대로 건물의 전체적인 특성에 반영되고 성능 시뮬레이션, 물량 산출, 온라인 자재 구매 등에 사용될 것이다.

 

결국에는 인공지능 건축가가 이러한 컴포넌트를 이용해 가상 건물을 만들고 유명 건축가의 브랜드로 커스토마이즈 된 가상 건물들이 사이버스페이스 시장을 범람할 것이다. 그 가상 건물은 물리적 건물로 발주될 수도, 사이버 공간으로 발주될 수도, 유튜브를 위한 콘텐츠로도 판매될 수도 있다. 무한 가공이 가능한 디지털 건축(processable architecture)이 되는 것이다.

 

BIM은 현재보다 환경과 인간에 대한 정보를 확장하는 Built Environment Model (BEM)로 진화할 전망이다. 이는 현재의 BIM보다 훨씬 인간적인 인터페이스로 다가와 우리가 건축 성능을 훨씬 사용자 중심으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예측 경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또한 건축공간과 관련된 무수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글_한국BIM학회 김성아 회장(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출처 : 공학저널(http://www.engjournal.co.kr)

 

 

BIM 4D Construction Simulation For Kingdom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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