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갑작스런 매각 추진에 맨붕 온 입사자들

 

플랜트, LiBS, 배터리 사업부 분할

난 6일 사측이 플랜트 구성원 의견 취합

박경일 총괄 공식 대면에도 "모르쇠"

 

    지난달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에코엔지니어링(플랜트, LiBS, 배터리) 사업부를 분할하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그룹이 사업부 분사 또는 분할매각을 하는 것은 이익 창출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사용된다. 그러나 SK에코플랜트 내 에코엔지니어링 매각안 발표에 내부 구성원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사측의 소통 방식과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부터 분사 준비?

최근 경력 입사자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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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매각 대상인 에코엔지니어링 부문 직원들은 지난달 31일 오전까지 매각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에코엔 기업분할 정말인가요?", "반도체, 건축, 인프라, 폐기물 제외 다 분사해서 내년에 매각하나요?" 등의 이야기가 떠돌자 회사는 급히 팀장급 회의를 소집했다.

 

지난달 31일 오전 8시 15분부터 9시 15분까지 윤혁노 부문장 주재로 마련된 회의에 참여한 플랜트부문 소속 B팀장은 "이날 쟁점이 된 플랜트 부문 분사에 대해 갑작스럽게 첫 회의를 했다"고 언급했다. 플랜트 부문의 팀을 이끄는 구성원들 역시 매각에 대한 내용을 이날 처음 알게된 것이다.

 

그러나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초부터 에코엔지니어링의 분사를 준비했다. 올해 초 발간된 'CEO 보고서'에는 ▲EMC PMI 완수&합병 ▲친환경 사업 Bolt-on ▲연료전지 분사&IPO ▲건축주택·하이테크 밸류업 ▲EPC 분사 ▲TNS ▲건설본체 IPO 등 7가지 이슈를 골자로 구성됐다.

 

TNS의 경우 분사 후 최근 매각이 완료됐으며, CEO 보고서의 다섯 번째 문항 'EPC 분사'가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에코엔지니어링을 의미한다.

 

 

즉, 플랜트부문의 분사를 올해 초부터 준비해왔음에도 구성원들에게는 일절 공지 없이 매각작업을 준비하다, 소문이 돌자 급하게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직원 C씨는 "TNS는 약 5년 전 분사했는데, 현재 플랜트부문과 같이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려 보증성 없는 약속을 남발하다 최근 최종 매각됐다"며 "CEO 보고서에 기재된 순서 그대로 하나둘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인프라와 연료전지도 곧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란 구성원들의 우려가 확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일 공식채널을 통해 구성원들의 질의 및 요청 사항을 취합했다. 매각 대상이 된 플랜트 부문 소속 직원들은 "구성원들에게 정보공개를 1에서 100까지 오픈한 게 맞나", "당사자인 구성원에게 공개 불가한 정보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등의 의문점을 인사팀에 전달했다.

 


올해 초 발간된 SK에코플랜트 CEO 보고서 항목.

 

SK에코플랜트 플랜트 부문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대상 구성원들로부터 취합한 의견들과 질의사항.

이어 최근 경력직으로 입사한 D씨는 "나는 경력직으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구성원"이라며 "분사에 대한 정책이 하루 이틀 만에 정해진 것이 아닐 텐데 분사될 조직의 인원을 SK에코플랜트 이름으로 채용하는 것은 사기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물건을 하나 사도 고지한 내용과 차이가 나면 환불하거나 배상을 요구한다"며 "분사 행위는 SK에코플랜트 이름을 믿고 중요한 결정을 한 구성원의 삶과 그에 딸린 부양가족의 삶에 지극히 불행한 영향을 미친다"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사측은 취합한 구성원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지난 6~8일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업운영총괄이 참여한 가운데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됐으나, 담당자로부터 "(매각 관련해)대부분 미정"이라는 획일화된 답변만 받았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아이뉴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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