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에너지 정책] 탄소중립한다며 석탄 발전량 급증?

 

석탄 발전량, 3개월 간 30% 넘게 폭발적 증가

 

    정부가 올여름이 시작될 즈음 석탄 발전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밝힌 에너지 전환 정책과 달리 신재생에너지 공급은 오히려 같은 기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달 종합한 최신 집계치인 지난 6월 국내 석탄 발전량은 1만6679GWh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1만2862GWh) 이후 3개월 동안 30% 넘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신재생은 12% 감소

 

 

 

이와 달리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지난 4월 이후 최대 4195GWh에서 6월 3709GWh로 오히려 12%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일정하지 않아서 필요한 때에 적절히 공급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원자력 발전 역시 시설 정비가 장기화하면서 가동률이 줄어들었다. 올해 4월에는 1만2551GWh였던 발전량이 6월에는 1만1314GWh로 줄어들었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원전 시설 정비가 길어지고 올여름 무더위가 심할 것이라는 전망에 전력 예비율을 높이기 위해 화력 발전량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폭증한 석탄 발전량은 다음달 발표 때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 7월 정부는 국내 석탄 화력발전소 전체 설비용량의 90% 이상을 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설비용량 35.3GW 가운데 최소 30GW 이상을 매일 가동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석탄 발전 가동률이 최대 83%였지만 올해는 전력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의 상당 부분을 석탄 발전에 의존하게 됐다. 특히 지난달 27일 오후에는 전국에 설치된 석탄발전소 58기 가운데 '삼천포 6호' 1기를 제외한 57기가 모두 가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와 같이 최근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급격하게 늘린 국가를 중심으로 오히려 석탄 수요가 늘어나면서 역설적이게도 석탄이 귀한 몸이 되고 있다. 지난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 기준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이달 셋째 주 현재 t당 175.76달러를 기록했다. 연초보다 95달러 가까이 올랐고, 작년 8월 말(47.99달러)보다는 4배가량 뛰었다. 동호주 항구 제철용 원료탄 가격도 t당 225달러로, 연초보다 121달러 이상 상승했다.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력 수요가 급감하며 최근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이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배제하면서 석탄 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영향으로 지난 7월 우리나라 유연탄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83.5%(잠정치) 증가했다. 지난 5월 수입액 증감률이 증가세로 전환한 뒤 6월 34.5% 증가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비상시 석탄 발전의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뚜렷한 대안 없이 석탄발전소를 전면 축소·폐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5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2050년까지 석탄발전소를 모두 폐지하거나 종전 계획보다 더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발표 직후 각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릴수록 더 많은 예비전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계절적으로 6월은 구름이 많이껴서 신재생 발전이 다른 달에 비해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 "전달이 아닌 전년과 대비했을 때는 석탄발전이 줄어들었다. 매해 여름철 석탄발전도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찬종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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