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거래 절벽...하락 시그널인가?

 

매매부터 전월세까지 '꽁꽁'

8월 거래량 올해 최저 수준 전망

 

    8월 서울 주택 거래량이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규제와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면서 아파트부터 빌라까지 거래량이 뚝 떨어졌고, 대출 옥죄기가 계속되며 매매부터 전·월세까지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거래 절벽에도 집값 하락은 크지 않단 분석이 나온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면서다.

 

대출 옥죄기가 거래절벽 쐐기

전문가들 "매도자 우위 시장선 하락 가능성 낮아..우상향 전망"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아파트 매매는 거래 급감 속 6억∼9억원 구간의 매매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특징을 보인다. edited by kcontents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57건에 그쳤다. 1월 5796건, 2월 3874건, 3월 3788건, 4월 3666건, 5월 4795건, 6월 3937건, 7월 4362건 거래량과 비교하면 반의 반 토막이다. 연립·다세대(이하 빌라)는 1~7월 4500건~6000건 사이에서 거래됐으나, 이달엔 대폭 줄어든 1153건으로 집계됐다.

 

서울 전·월세 거래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파트의 경우 7269건이 거래됐다. 1월 1만5992건, 2월 1만4517건, 3월 1만6444건, 4월 1만4883건, 5월 1만5676건, 6월 1만3843건, 7월 1만1739건으로 1만 건 이상 거래가 꾸준히 유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빌라는 8000건~9400건 사이 거래량을 유지했으나, 이번 달엔 절반 수준인 3827건이 거래됐다.

 

거래 건수는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이번 달이 일주일가량 남았고, 거래 신고기한(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도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를 고려하면 매매와 전·월세 모두 올해 들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통계상 30% 이상 거래량이 줄어들면 '급감'으로 본다"며 "일반적으로 거래량 감소는 가격 하락의 선행 지표의 성격을 갖지만, 우선 거래가 급감한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거래량 감소의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겹겹이 쌓인 정부 규제, 거래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시장 활력 둔화 등 꼽힌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반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두면서 거래가 둔화되기도 했다.

 

아파트부터 빌라, 매매부터 전·월세까지 전방위적인 거래량 감소에 쐐기를 박은 것은 '대출 옥죄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최근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거기다 NH농협은행·농협중앙회,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 금융권에서도 가계 대출 상품을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나섰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비(非)아파트 유형까지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대출 규제 영향이 크다고 본다"며 "매매의 경우 7월부터 시행했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전세도 대출 옥죄기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출 제한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 이슈도 불거지면서 8월 거래절벽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가격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설명이다.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가격 하락이 이뤄지진 않는단 것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수요자가 시장에서 이탈해서 거래가 안 되는 게 아니고, 정부 규제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이 잠기면서 거래가 안 되는 케이스가 상당하다"며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있고, 신축 공급도 없어 수요 초과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거래 절벽 속에서도 호가는 오르고 거래가 이뤄졌다 하면 신고가 경신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전용면적 84.91㎡·20층)은 지난 3일 2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같은 면적 거래보다 3억1000만원 올랐다.

 

고종완 원장도 "매물이 더 나오지 않으면 거래 감소 속 가격 급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가을까지 매수세가 위축되지 않으면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반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1|박승희 기자 seunghee@news1.kr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