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래 청년사업가 ②] 외국인도 쉽게 먹는 꿀산양삼 스타트업 창업

 


목차
[한국의 미래 청년사업가 ①] 세계 최초 개발 밀가루 대체품
https://conpaper.tistory.com/97066


[한국의 미래 청년사업가 ②] 외국인도 쉽게 먹는 꿀산양삼 스타트업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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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삼에 꿀 섞은 신세대 건강식품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청년들이 창업에 뛰어 들며 한국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그들은 어떤 일에 취해 있을까요?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탐색해 보시죠.

 

한국 蔘, 20대 청년 도전의 결과

삼성물산·포스코 인턴하면서 농촌 문제 관심 갖게 돼, 

 

  김준식 컬러풀솔루션 대표. 김 대표가 손으로 잡고 있는 제품이 '산양삼 꿀단지'다. /컬러풀솔루션

 

소비 주류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198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는 지난 젊은 세대와 달리 건강관리에 무척 신경을 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MZ세대의 여가 생활과 자기계발 트렌드’를 보면 MZ세대가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하는 활동은 단순히 지식 습득 등에 그치지 않았다. ‘신체 건강 관리’(72.2%)와 ‘스트레스·정신 건강 관리(59.3%)’도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했다.

 

MZ 세대는 스스로 식품 산업의 주체로도 부상하고 있다. 전통 건강식품 분야에서 여러 젊은 창업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김준식(27) 컬러풀솔루션 대표는 꿀과 산양삼을 혼합한 스틱형 건강식품을 만든다. 농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신념으로 대학 3학년 때 창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를 만나 MZ세대를 겨냥한 건강 식품 개발 과정을 들었다.

 

산양삼에 꿀 섞은 신세대 건강식품

컬러풀솔루션 제공

 

‘산양삼’은 산지에 씨를 뿌리거나 묘삼을 심어 인공시설과 농약 없이 재배한 삼이다. 김 대표는 이 산양삼에 꿀을 섞어 스틱형 ‘산양삼 꿀단지((https://bit.ly/3sFyolS)’를 개발했다. 필요할 때마다 뜯어 먹을 수 있도록 1회용으로 포장했다. ‘건강식품은 중장년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한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출시 4개월만에 억대 매출을 냈다.

 

김 대표는 MZ세대 장본인이다. 2014년 한양대에 입학해 융합전자공학과 창업융합학을 공부했다. 대다수 청년이 그랬듯 김 대표도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고민만 할 바엔 뭐든 직접 경험해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삼성물산에 인턴으로 지원했습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에서 2개월간 해외영업 인턴을 한 경험은 인생의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경험할 수 있어 좋았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보수적인 문화가 있었어요. 대규모 프로젝트가 대부분이라 안정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이죠. 진행 속도가 더뎌서 답답했어요. 제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서 성과 보는 일이 하고 싶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턴 시절 모습. /컬러풀솔루션

 

사회 문제 해결하는 일에 관심이 갔다. “창업을 통해 풀어보려고 했어요. 창업을 결심하고는 2019년 8월 1일 무작정 법인부터 설립했습니다. 결심이 흐지부지될까 두려웠거든요.”

 

경험을 더 쌓기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다시 인턴을 했다. ‘농촌 문제’가 눈에 들어왔다. “상사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하면서 각종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국내 농산물 소비가 크게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 국토 면적 70%가 산, 임야인데 이런 문제가 지속되면 농산물 자급력과 식량안보에 문제가 생깁니다. 대안은 식품 가공이에요. 실제 농촌에서도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식품을 만듭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에겐 고리타분하고 낡아 보여서 소비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그러면 또 다시 농촌은 경쟁력을 잃게 되죠.”

 

김 대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대한민국 농작물을 활용한 제품’을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내침 김에 카미(KAMEE)라는 브랜드명도 지었다. Korean Agriculture Makes Extreme Energy의 앞머리만 딴 이름이다. “맛을 더하고(加味), 아름다움을 더한다(加美)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요.”

 

강원도 평창 인연 계기로 산양삼 관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창업경진대회에 출전했을 때. 김 대표는 2019 안양 청년 창업 페스티벌 창업아이디어 해커톤 우수상, 2019 건국대학교 메이커톤 캠프 최우수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19 공개SW 3DS 우수상 등 다양한 교내·외 창업경진대회 문을 두드렸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리스쿨 교육과정도 이수했다. /컬러풀솔루션

 

창업 비전을 구체화하자 가야 할 길이 명확해졌다. 창업 대회란 대회는 모두 참여해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구체화하는 방법을 익혔다.

 

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이 그중 하나였다. 서울 청년을 지방에 보내 농촌 문제를 해결할 아이템을 연구하는 사업이었다. 김 대표는 강원도 평창을 맡게 됐다. “평창 지역 관계자분과 공무원분을 만나면서 평창의 ‘산양삼’을 듣게 됐어요. 판매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더군요. 홍삼과 인삼은 인지도가 높은데 산양삼은 그렇지 못해 판매가 힘들다는 얘기였습니다.”

 

마침 삼은 김 대표가 잘 아는 분야였다. “이전에 ‘충주시 청년 바이오 스타트업’에 참여하면서 인삼 성분을 연구한 적이 있어 산양삼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산양삼 꿀단지 개별 포장 모습. /컬러풀솔루션산양삼 꿀단지. /컬러풀솔루션

 

산양삼 꿀단지. /컬러풀솔루션

 

 

매주말 평창에 들렀다. 산양삼이 자라나는 환경을 살펴보며 제품을 연구했다. “농산물은 유통기한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가공을 거친 제품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판매해야 합니다.”

 

‘산양삼’이라는 낯선 농산물을 젊은 세대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꿀’을 떠올렸다. “부담 없이 먹으려면 액상형이 좋고요. 갖고 다니기 편하도록 스틱형으로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요즘 젊은 세대도 건강을 굉장히 따져요. 액상과당이 들어간 음료는 피하려고 하는 게 대표적이죠. 보편적이면서도 건강에 좋은 ‘꿀’이 제격이었어요.”

 

최적 배합 찾기 위해 연구 반복

5년근 산양삼. /컬러풀솔루션

 

초미세분쇄로 물에 잘 녹는 산양삼 꿀단지. /컬러풀솔루션

 

산양삼과 꿀의 최적 배합을 찾는 데 꼬박 6개월이 걸렸다. “산양삼, 과라나, 야생화 꿀, 감을 조합해 관능검사를 했습니다. 성분, 맛, 제형, 색, 향 5가지를 고민하면서 수백 번 시제품을 만들었죠. 과라나는 덩굴 식물인데 천연 비타민이라 불릴 정도로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좋아요. 감을 넣은 이유는 꿀 특유의 톡 쏘는 맛 때문이에요. 국내 생산량이 많은 과일을 순서대로 조합해봤는데 감이 가장 낫더군요.”

 

성분 흡수율을 높일 방법도 고민했다. 홍삼을 다루는 대형 건강식품 회사에서 주로 쓰는 ‘동결건조’, ‘초미세분세’ 방법을 산양삼 꿀에도 적용했다. “산양삼은 수분이 많아 그냥 가공하면 분쇄가 잘 안 돼요. 건조한 다음 갈아야 합니다. 이게 동결건조입니다. 미세하게 분쇄하는 이유도 있어요. 식물 세포에는 동물 세포와 달리 세포벽이 있는데 세포벽은 셀룰로오스로 구성돼 있어요. 우리 장기는 셀룰로스를 분해하지 못합니다. 식물 세포벽보다 작은 크기가 아니면 우리 몸에서 흡수를 못하죠. 초미세분세는 식물 세포벽보다 작은 크기로 갈았다는 뜻이에요.”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트렌디하지만 가벼워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꿀 고유의 진한 황금빛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유리병에 꿀스틱을 넣었고 입구는 코르크로 막았다. 뚜껑은 크래프트지로 한번 더 감쌌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은 많아요. 취지는 좋지만 디자인이 매력적이지 않죠. 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도 중요해요.”

 

사회문제 해결 기여 기업인 되는 게 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창업경진대회에 출전했을 때. /컬러풀솔루션

 

2020년 11월 양산에 성공했다. 1월 온라인몰((https://bit.ly/3sFyolS)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유명 서점, 백화점 선물코너 입점도 하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 농산물을 활용한 다른 신제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상반기 복분자, 오미자로 만든 꿀단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꿀단지를 활용한 웰빙 탄산음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다. “어떻게 하면 농촌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이고, 앞으로도 고민할 겁니다. 나아가 K-FOOD의 시대를 맞아 수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인턴하면서 배웠던 것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는 ‘빠르게 실행해보라’고 말했다. “각종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게 큰 도움이 됐어요. 민간 창업대회까지 합치면 나가 본 대회가 열댓 개는 됩니다. 이곳에서 멘토링 받으면서 쓴소리 많이 들었어요. 사업 아이템에 대한 가능성을 점검하는 기회가 됐죠. 일단 저질러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실패가 두려워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나아지는 건 절대 없어요.”

이연주 더비비드 기자

김윤정 외부기고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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