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리포트] "병원에서 혈압 재지 마세요...병 만듭니다"

 

가정 혈압’ ‘진료실 혈압’보다 대개 5mmHg 낮아

혈관질환 병명 100가지도 나올 수 있어

 

    요즘 집에서 자동 혈압계로 혈압 재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공기 펌프를 손으로 눌러 재는 수은 혈압계는 수은 노출 환경 문제로 병원에서 사라졌으니 어디서나 자동 혈압계가 대세다. 그런데 집에서 잰 혈압이 괜찮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여기에는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집에서 꾸준히 혈압 재는 게 병원보다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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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대개 5mmHg 낮다. 집에선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고, 병원에 가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흰 가운만 봐도 혈압이 오르는 이들도 많다. 이를 백의(白衣) 고혈압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집에서 잰 혈압이 높으면, 진성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

 

집에서 재는 혈압의 정확성도 살펴봐야 한다. 최근 대한고혈압학회가 내놓은 가정혈압 관리 지침에 따르면,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손목을 감싸는 것보다 위 팔을 둘러싸는 혈압계 사용을 권고한다. 편안히 앉은 자세서 1~2분 휴식을 취한 후, 1~2분 간격으로 두 번 재서 평균 값을 취해야 한다. 양팔 혈압 차이를 확인하고, 더 높은 혈압 값을 보이는 팔의 혈압을 측정한다.

 

아침 고혈압, 야간 고혈압 진단 분류가 있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이내, 잠자기 전 1시간 이내, 하루 두 번 재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야간 고혈압이 심혈관 질환 발생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 아침에 잴 때는 용변을 본 후, 식사나 모닝 커피 하기 전, 흡연 전, 혈압약 먹기 전에 측정해야 한다. 그렇게 잰 혈압이 고혈압 진단 기준(140/90mmHg이상)보다 5 낮은 ‘수축기 135, 이완기 85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봐야 한다.

 

 

꾸준히 측정된 가정 혈압은 진료실 혈압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이나 사망률 예측에 더 정확한 것으로 조사된다. 최근 미국서 이뤄진 대규모 혈압 연구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을 120 밑으로 확실히 떨어뜨린 사람이 140 이하로 관리된 그룹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약 70% 더 낮게 나타났다. 이는 집에서 자주 혈압을 재야 실천할 수 있는 목표치다.

 

혈압계를 구매해서 스스로 측정하는 행동 자체가 건강 수명을 늘린다. 그런 사람이 고혈압 환자더라도 혈압 약을 잘 먹어서 관리도 잘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던가. 뭐든 집에서 잘해야 한다. 집에서 안 새는 혈압, 밖에서도 안 샌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조선일보

 

 

동일한 혈압계로 하루에 두 번, 

올바른 방법과 자세로 측정

 

     고혈압을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자신의 혈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혈압은 때와 장소, 측정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어서 올바르게 재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 재는 가정 혈압은 동일한 혈압계로 하루에 두 번, 올바른 방법과 자세로 측정해야 한다.

 

 

우선 아침저녁에 각 2회를 측정해야 한다. 아침 혈압은 기상 이후 1시간 이내, 식사나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측정해야 한다. 소변을 본 뒤 5분 정도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측정하기 30분 전에는 흡연 및 카페인 섭취를 금한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소변을 본 뒤 측정한다.

 

아침저녁 간 혈압은 10~30mmHg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는데, 이 중 아침 혈압이 높은 환자는 병원에서 잰 혈압이 평소 혈압보다 낮은 '가면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압은 편안한 장소에 앉아 등을 기대고 다리를 꼬지 않은 상태에서 재야 한다. 등을 기대지 않으면 5~10mmHg, 다리를 꼬면 2~8mmHg, 커프와 심장의 높이가 다르면 10~40mmHg 높게 측정된다. 측정 중 말하면 혈압이 10~15mmHg 높게 측정될 수 있다.

 

혈압 측정 시에는 팔꿈치 높이의 테이블에 팔을 올려놓고 혈압계의 커프를 위팔에 감되 가급적 맨팔이나 얇은 옷 위에 감는 것이 좋다. 커프의 위치는 심장의 높이와 같아야 하며, 손가락 1~2개 정도가 들어갈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준다. 측정을 완료하면 날짜와 시간, 수축기 혈압, 확장기 혈압, 맥박 수를 혈압 수첩에 적는다. 가정 혈압은 수축기 135mmHg, 이완기 85mmHg가 넘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혈압계는 편리하고 쉽게 혈압을 잴 수 있는 전자식 혈압계로, 팔뚝에 착용하는 상완식 혈압계와 손목형 혈압계, 손가락형 혈압계가 있다. 최근 커프에 자동으로 공기를 주입해 위팔에서 혈압을 측정해 주는 상완식 전자혈압계가 가장 편리하고 정확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팔을 감는 혈압계의 커프가 지나치게 넓으면 혈압이 낮게 측정되고, 너무 좁으면 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어 본인의 팔 둘레에 맞는 커프 사이즈를 고려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반면 손목형이나 손가락형 혈압계는 측정에 따라 편차가 커 정확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어 최근에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부득이하게 손목형 혈압계를 사용할 경우 보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손목을 심장 높이에 맞춰 측정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가정용 혈압계를 구입할 경우 의사에게 문의해 정확성이 검증된 전자혈압계를 구입한 뒤 병원에서 한 측정치와 차이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내에 유통되는 대표적인 혈압계 브랜드는 오므론·인바디·로즈맥스·메디텍 등이 있다.

권오용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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