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트렌드' 보다 '기본'

 

IBK기업은행 강남WM센터 전찬석 PB팀장

 

  재테크 정보의 홍수시대이다. 

 

 

일단 투자 대상의 가짓수부터 예전과 비교할 수없이 다양해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 대상은 부동산, 국내 상장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펀드 정도에서 P2P 투자, 비상장 주식과 해외 주식, 암호화폐로 늘어나더니 이젠 미술품 소액 투자에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까지 다양해졌다. 거기에 이러한 투자 정보들이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소개되던 것을 넘어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언제든 접근할 수 있게 됐고 심지어 예능 방송에서까지 재테크를 소재로 다루며 다양한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렇게 빠른 변화와 정보의 물살 속에서는 가만히 있더라도 뒤처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다 보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조바심도 들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빚투(빚내서 투자)’가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1년 6월 가계대출 동향, 2021.7.15)에 따르면 동일 기간별 가계대출 증가 내역이 ’19년 상반기에는 18조원이던 것이 ’20년 상반기에는 36.4조원, ’21년 상반기에는 63.3조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대출을 늘려가면서까지 뒤처지지 않겠다는 조급증을 보이는 것은 투자자에게 약점으로 돌아온다. 

 

연일 상승할 줄 알았던 주가가 한동안 횡보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빚투’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만 해도 여기저기에서는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구간이니 당분간은 전망이 좋다며 주식투자를 부추기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사이 물가상승이니 금리인상이니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점차 늘어나고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면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빚으로 투자한 계좌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 진퇴양난의 상황일 것이다.

 

 

따라서 요즘 같은 상황에 최신 투자 트렌드를 쫓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재테크 방법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자산이 크지 않은 젊은 2030세대는 앞으로의 인생 계획을 위한 재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를 관리해 차근차근 저축을 통해 재산을 불려가는 것이 그러한 재테크 방법일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저축하는 자산을 주식으로 또는 다른 자산으로 운용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때가 되면 본인이 혹은 미래의 배우자와 함께 거주할 집을 사기 위해서 과감하게 큰 대출을 받아야 할 시기도 있을 것이다.

 

한창 사회생활에 집중하고 있는 40-50대 직장인들은 은퇴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 고민해 봐야 한다. 단순히 재무적인 은퇴준비뿐만 아니라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에서 길고 긴 은퇴 생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먼저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보고 나서 재무적인 목표도 세우고 그것을 준비하기 위한 기본기 재테크법이 필요하다. 아직 은퇴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을 것 같지만 은퇴까지 남은 시간 보다 은퇴 후에 보내야 하는 시간이 훨씬 길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준비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그렇게 길지는 않을 수도 있다.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 환경에서 어떠한 자산에 투자해 어떻게 수익을 올릴지를 예측하고 결정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하지만 먼저 자신의 인생을 설계해보고 목표를 세우게 된다면 그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장기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장기 계획과 수행과정은 짜릿한 위험자산 투자에 비해서 지루하고 재미도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잡한 경제상황과 불확실성 속에 놓여있는 지금이,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는 지혜를 발휘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일 수 있다. 

출처 : 대한금융신문(http://ww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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