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치권 논쟁꺼리된 '차나칼레1915 대교' 건설현장

 

DL이앤씨(옛 대림산업)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 시공 중

터키 제1 야당, 부실자재 사용 의혹 제기

 

    DL이앤씨(옛 대림산업)와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터키 기업 2곳과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한 세계 최장 현수교 ‘차나칼레1915 대교’에 부실자재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터키 정치권에서 제기돼 두 건설사의 시공 책임으로 불똥이 튈지 우려를 낳고 있다.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터키 현지업체와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한 세계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의 공사현장 모습. 사진=DL이앤씨·SK에코플랜트

 

 

9일(현지시간) 터키 일간지 줌후리예트에 따르면, 터키 제1 야당인 아흐메트 아킨 공화인민당(CHP)의 부대표는 터키 국회격인 대국민의회 대정부 질문에서 아딜 카라이스마일오울루 교통부 장관에게 “차나칼레대교 바닥판의 단열처리 과정에서 부적절한 자재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사실 관계의 확인을 요구했다.

 

아킨 부대표는 “만약 그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몇 년 후에 교량이 부식되거나 교량 철강재와 아스팔트 포장체가 이격될 우려가 있다고 보는데 교통부의 대책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CHP는 집권여당 정의개발당(AKP)에 이은 원내 제2 정당이다. 터키에서는 현재 보수주의 정당인 정의개발당(AKP)가 집권 중이며,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이자 중도좌파 노선의 CHP가 제1야당으로 AKP를 견제하고 있다.

 

 

줌후리예트 보도에 따르면, 아킨 CHP 부대표는 이날 대정부 질의에서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의 하도급 업체가 ETAG 033 인증을 받지 않은 자재를 교량 바닥판 시공에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며 “ETAG 003 기준에 어긋나는 자재를 사용했다면 계약 조건에도 위반될 뿐 아니라 교량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ETAG 033은 유럽통합 설계지침에 따른 ‘액체형 브릿지 데크 방수’에 관한 기준으로, 교량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공사 기준으로 적용된다.

 

 의혹 제기의 핵심은 시공사와 하도급업체가 시방서에 나와 있는 표준 방수자재를 쓰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자재를 사용했다는 내용이었다. 아킨 부대표는 부실시공이 확인될 경우 차나칼레1915 대교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고, 교량 방수와 아스팔트 포장의 하자로 교량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강조했다.

 

 

아킨 부대표는 “ETAG 003 기준을 통과하지 않은 방수자재를 사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적절한 일이며, 차나칼레대교 아스팔트 밑에는 반드시 ETAG 003 기준에 맞는 방수재가 사용돼야 한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터키 정치권의 '부실 시공' 공격과 관련,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현지 입찰참여 교량방수업체가 탈락하자 이슈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차나칼레1915 대교를 방문한 터키 제1 야당인 아흐메트 아킨 공화인민당(CHP) 의원들 edited by kcontents

 

DL이앤씨 관계자는 "외신이 언급한 브릿지 데크 방수 작업은 현재 본시공이 아닌 자재성능 시험중으로, 자재 품질 하자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리 시공과 운영 기간을 포함해 총 16년간 운영을 책임져야 하는 디벨로퍼 사업자로 하청업체 부실시공을 방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준공 7개월 가량을 남겨 놓고 있는 차나칼레대교 건설 사업은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지난 2017년 1월 리막과 야피메르케지 등 현지업체 2곳과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 입찰전에 참여해 일본과 치열한 경쟁 끝에 시공권을 따낸 대형 프로젝트이다.

 

국내 두 건설사는 차나칼레대교의 완공 뒤에도 운영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운영기간이 완료되면 터키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 방식의 민관협력사업이어서 시공사에 매우 유리한 조건의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약 4조 원, 총 사업기간은 건설과 운영기간을 포함해 16년 2개월이다. 2017년 3월 착공에 들어가 예정대로라면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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