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오계(人生五戒)에 담긴 삶의 여정 [추천시글]

카테고리 없음|2021. 7. 29. 15:21

 

인생오계(人生五戒)에 담긴 삶의 여정

2021.07.29

 

삶의 여정에서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똑같은 양으로 주어지는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단 1초라도 더 가지거나 덜 가질 수도 없는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입니다. ‘똑딱’ 하고 지나가는 1초는 매우 짧고 60초로 채워지는 1분도 짧게 느껴지지만, 3,600초라는 1시간은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 우리네 일상입니다. 그렇다면 86,400초인 하루라는 시간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일까요.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단 1초도 멈추지 않고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철없이 어린 시절을 지나보내고, 철들며 맞이하는 청․장년기를 거쳐 노년기로 접어들며 죽음으로 다가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시간과 자연의 섭리입니다. 작년 1월 20일 발발해 1년 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하며 지내는 시간에 ‘노후(老後)는 여생(餘生)인 것일까?’라는 상념과 함께 ‘인생오계론’이란 말이 떠오릅니다.

 

 

중국 송(宋)나라 때 주신중(朱新仲)은 사람이 평생 실천하며 살아가야 할 지침으로 생계(生計), 신계(身計), 가계(家計), 노계(老計), 그리고 사계(死計)를 담은 ‘인생오계론(人生五計論)’을 제안했는데, 이들 오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요.

 

생계(生計)는 참되게 살아가기 위한 계획으로 삶의 여정에서 ‘왜(Why) 사는가?’로 시작해 ‘무슨 일(What)을 하며 지내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How) 살아가야 할까?’라는 일상과 직업에 연계된 계획과 준비를 일컫는 말입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을 지내고 맞이하는 청소년 시절에는 공부에 매달려 지내야하고, 어른이 된 장년기에는 직장 생활과 가족 부양에 바삐 지내느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에 몰두하며 지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네 삶의 여정입니다.

 

신계(身計)는 나이가 들어가며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실천해야 할 계획을 의미합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속담에서처럼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 우선입니다. 동양 사상에서 사람의 감정을 일컫는 칠정(七情;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심)이 지나치면 오장(五臟)과 육부(六腑)에 나쁜 영향을 미쳐 질병이 생겨날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요가 경전인 ‘우파니샤드’에서는 몸을 영혼이 머무르는 집에 비유해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처럼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수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100세 장수시대를 맞이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소망을 담은 ‘건강수명(健康壽命)’을 떠올려봅니다.

 

 

가계(家計)는 가정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꾸려나가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일컫는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경제적인 문제에 부가해 부부 관계, 부모 자식 관계, 형제 관계를 잘 유지하며 서로의 신뢰와 정신적 안정을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바른 인식이 필요합니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한 것이 ‘나’인 것처럼 부모와 형제들에게도 각각 ‘나’에 대한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인식하고,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며 지내려 노력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바로 가계의 기본입니다.

 

노계(老計)는 노후생활의 관리에 대한 계획으로 나이 들어 늙어가며 어떻게 지낼 것인가에 대한 방안 마련을 일컫는 말로 받아들여집니다. 100세 장수시대로 열리고 있는 삶의 여정에서 노후의 생활 설계가 주요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아름다운 노후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며 지내야 할까요. 직장에서 일찍 명예퇴직을 하건 나이가 들어 정년퇴직을 하건 은퇴는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레 다가오는 시간의 섭리입니다. 늙었다는 생각으로 나머지 삶을 그럭저럭 살아가는 여생으로 보내서는 안 됩니다. 윌리엄 새들러가 제안한 은퇴 후 30년의 인생이 ‘뜨거운 인생(Hot age)’이라는 말에서처럼 노후에 맞이하게 되는 생애(生涯)를 덤으로 살아가는 여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받아들이며 적극적으로 그리고 열정적으로 가다듬어 보고 싶습니다.

 

 

사계(死計)는 세상에 태어나 세월이 흐르며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죽음’을 아름답게 맞이하기 위한 계획입니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순서가 없다.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대신할 수 없으며, 경험해볼 수도 없다.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금’이 바로 겨우살이 준비가 아닌 아름다운 삶의 마감을 준비해야 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 인생 한 마당 연극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나’이니까요.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고, 내 영혼의 선장’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는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한 순간도 쉼 없는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인생 4막 연극무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준비해 가지고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네 삶의 여정에서 지나간 세월에 연연하거나 체면에 얽매이지 말고, 장애물이 나타나면 용기를 내어 뛰어넘으며 나아가는 용기를 발휘해야 합니다. ‘인생오계(人生五戒)’를 바탕으로 내가 연출자이고 주인공인 한마당 인생 연극의 각본을 제대로 준비하고, 시간과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사계(死計)’로 열리는 마지막 연극무대를 아름다운 ‘웰다잉(well-dying)’의 무대로 활짝 펼쳐나가는 계획을 가다듬어 마음에 간직해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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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2006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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