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결정을 전문가에게 위임하라 [추천시글]




방역 결정을 전문가에게 위임하라
2021.07.23

전 세계 코로나 감염자가 2억 명이 다 되어 갑니다. 사망자는 이미 4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인명 손실은 더 커질 것이며, 경제 피해는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불어날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나면서 어느 방향으로 번질지 예측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에서 국민이 정부의 실책을 규탄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방역을 핑계 삼아 공권력으로 국민을 옥죕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에 대한 초기 대처가 미흡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을 두 번째(델타 변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이 백신을 맞은 선진국들은 그나마 다른 대안을 찾을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국력이 약한 국가에서는 감염자가 위・중증 환자로 빠르게 전환되며 국가 의료 시스템이 망가질 위험을 쳐다만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국민이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확보한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영국 독일 미국 캐나다 등 일부 국가가 이 수치를 겨우 넘었고, 인구 100명 당 백신 확보율이 높은 아랍에미리트 연합(163.7명) 이스라엘(126.6명)은 많은 나라의 부러움을 삽니다. 이렇다 하더라도 두 번을 맞아야 효과를 확신한다는 제약사의 발표처럼 전 국민이 두 번씩 맞을 백신을 확보한 나라는 극소수입니다. 불행하게도 (100명 기준) 겨우 한 명이 한 차례 맞을 백신만 확보했거나, 이보다도 적은 국가가 다수입니다. 차드(0.1명) 남수단(0.5명) DR콩고(0.082명) 등은 보잘것없습니다. 이처럼 백신 확보가 국력과 최고 지도자의 외교・통치력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는 30%를 넘겼으니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IT 선진국이며 명실상부하게 경제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의 실상을 살펴보면 참담합니다. 방역당국자나 감염의료 전문가들의 제언과 충고를 뒷전에 밀어 둔 적도 있고, 의료에 문외한인 정치인이 나서서 방역을 진두지휘합니다. 소총의 기능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입영 면제자가 전쟁을 이끄는 것 같은 아슬아슬한 경우를 보았습니다. 어느 때는 뜬금없이 달콤한 말- 백신이 부족하거니 없는 것을 알든 모르든 사실이 아닌데-을 하기 위해 텔레비전 출연 경쟁을 하는 듯한 불쾌한 인상조차 주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국가의 방역 정책이 국민의 일상생활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국가는 지난 1년 반 동안 감염자가 발생한 집단을 부도덕한 행동을 한 것처럼 몰아붙였습니다. 영업장에서 위반하면 당사자는 물론이고 업주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오죽하면 자영업자들이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면서 한창 영업을 해야 할 시간에 자동차를 몰고 거리로 나섰겠습니까. 표현의 자유와 시위의 자유를 집단에 따라 달리 적용하고는 항의하는 시민들에게는 방역법 위반으로 잘못을 전가하려 합니다.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내가 감염되는 것은 괜찮지만 혹시나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어 모임을 가질 수 없다.”고. 국민이 겁박으로 느낀다는 증거지요. 정부는 초기에 확산을 막지 못한, 백신 확보에 실기한 책임도 그럴듯(?)하게 뭉갰습니다.

 


백신의 숫자로 국민을 농락한 것도 여러 차례입니다. 이유는 모릅니다만 전 국민이 참여하는 사전 선거도 치러낸 IT 기술을 가지고서 백신 업무에선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이 백신을 못 맞아 집단 감염되자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이 가슴을 칩니다.

사실이 아니겠지만 시중에는 내년 대통령 선거 때까지 코로나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흉흉한 말도 떠돕니다. 청와대와 정부는 방역에 관한 모든 권한을 해당 부처에 위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아주 정확하고 유연한 방역기준을 적용해 더 이상 국민의 삶과 권리를 침해하지 말며, 차별적인 방역 기준을 적용하지 말라는 국민의 경고를 들어야 합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만 대통령이 긴박한 전쟁을 지휘하는, 직급이 한참 아래인 장군에게 자리를 내주고는 옆에서 모든 것을 지원만 하던 모습을 많은 국민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연한 모습을 우리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방역 관련자들에게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야만 코로나 혼란이 조기에 끝날 수 있을 겁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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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현덕
서울대학교, 서독 Georg-August-Universitaet,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몽골 국립아카데미에서 수업. 몽골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 방어. 국민일보 국제문제대기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경인방송 사장 역임. 현재는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독은 독일보다 더 크다, 아내를 빌려 주는 나라, 몽골 풍속기, 몽골, 가장 간편한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2006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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