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산업 필수재 희토류(Rare earth metals) 공급망 재편...중국 의존도 탈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희토류 공급망 중국 의존도 매우 높아 

자국 내 희토류 생산 재개, 

중국산 네오디뮴 무역규제 검토 움직임 

 

첨단산업의 핵심원료 희토류

희토류란 원소주기율표상의 제3B족에 해당하는 란탄계열 15개 원소와 스칸듐, 이트륨을 포함한 총 17개의 원소를 의미한다. 희토류 원소는 토양 내 매우 드물게 산화물 상태로 산출되지만 제련과 분리가 매우 어려우며 그 산화물도 대다수가 토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희토류 원소(RRE: Rare Earth Element)라고 명명하고 있다. 희토류는 독특한 화학적·전기적·자성적·방사성·차폐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물질과 혼합을 통해 구조·기능·성능을 월등하게 향상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반도체, 초전도체, 고성능 축전지, 디스플레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모터 등이 이용되는 첨단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원료이다.

 

Rare earth metals at the heart of China-U.S. rivalry  edited by kcontents

 

 

전 세계 희토류의 총 부존량은 약 1억2000만 톤, 주요 부존국은 중국·베트남·브라질 등으로 이 중에서도 특히 중국의 희토류 부존량은 4400만 미터톤으로 전 세계 1위이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생산량은 24만 미터톤으로, 중국에서만 14만 미터톤이 생산되고 있으며 미국은 3만8000미터톤을 생산하고 있다.

 

국가별 희토류 생산량(2019, 2020년)(단위: 미터톤)

자료: USGS 2021 report

 

연도별 희토류 생산량(단위: 미터톤)

자료: Geology

 

연도별 희토류 생산량을 보면 미국은 컬러 TV 수요가 폭발한 1960년대 중반 무렵부터 희토류 생산시장에 진입했으나, 후발주자로 나선 중국이 1980년대 말~1990년대 초에 희토류를 매우 저가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더 이상 이윤을 남길 수 없어 결국 2000년대 초에 희토류의 채굴과 생산을 중단했다. 하지만 2010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줄이면서 희토류 가격이 급등했고 그로 인해 미국, 호주,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및 기타 국가에서 새롭게 희토류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2018년 미얀마(버마) 생산데이터가 추가되면서 중국, 미국, 호주를 제외한 ‘기타’국가의 생산량이 증가했다.

 

미국의 희토류 수출입동향

 

최근 3년간 미국 희토류 수출입동향(단위: 미터톤)

 구분 2018년 2019년 2020년
수입 화합물 10,800 12,300 6,700
금속 페로세륨, 합금 298 332 260
희토류금속, 스칸듐, 이트륨 526 627 380
수출 광석 및 화합물 17,900 28,200 38,000
금속 페로세륨, 합금 1,250 1,290 630
희토류금속, 스칸듐, 이트륨 28 83 27

자료: USGS,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정리

 

 

미국 지질조사국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 화합물 및 금속의 추정가치는 1억1000만 달러로 2019년 1억6000만 달러에서 크게 감소했다. 미국이 수입한 희토류는 점유율을 기준으로 각각 중국산 80%, 에스토니아산 5%, 일본 및 말레이시아산 4%, 기타 7%이며 에스토니아, 일본 및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희토류는 호주, 중국 및 기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광물 및 화학적 중간체에서 파생된 것이다.

 

미국의 희토류 공급망 탈중국 본격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은 2010년대 들어서 다시 희토류를 채굴하고는 있지만, 채굴된 희토류의 가공과정에서 환경오염과 인체유해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로 본국에서 채굴된 희토류의 거의 대부분을 중국으로 보내서 제련한 후 재수입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희토류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이 때문에 희토류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관세폭탄도 피해갔을 정도다.

 

2020년 미국의 광물 수입 의존도

자료: USGS 2021 report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은 각종 행정명령을 마련해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전 행정부는 희토류, 우라늄, 티타늄 등 35개 광물을 국가 경제 및 안보에 필수적인 중요 광물로 지정하고 적대국으로부터 중요 광물을 의존하는 것은 미국 안보, 외교정책, 경제에 비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는 것을 막고 전자 및 방산 등 첨단 핵심산업 분야를 보호하기 위하여 광산업에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하였으며, 국방 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희토류 등 중요 광물개발을 조기에 착수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어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도 2021년 2월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의약품 등 4개 품목의 공급망 취약점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취약점을 파악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2021년 6월 7일 백악관은 자국 내 희토류 생산을 재개하고 중국산 희토류(특히 네오디뮴)에 대한 무역 규제를 검토한다는 내용의 공급망 보고서 결과를 공개하며 ‘희토류의 무기화’에 나선 중국와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백악관의 공급망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 섹션에 따라 네오디뮴(NdFeB) 자석에 대한 수입 조사를 시작할지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다. 네오디뮴 자석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자기공명영상(MRI), 정밀유도탄약, 스마트폰, 자동차 모터 및 풍력터빈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방위 및 민간 산업 용도 모두에 중요한 자원으로 현재 거의 독점적으로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 섹션에 따라 조사가 시작되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네오디뮴 자석에 대해 국가 보안 관세가 부과된다.

 

US reserves of rare earth elements assessed for first time New Scientist edited by kcontents

 

 

시사점

희토류 공급망에 있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의 노력은 민간부문에서도 점차 진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소재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 패스’ 시설은 미국의 희토류 가공 시스템을 되살리기 위한 핵심으로 주목받으며 2002년 폐쇄된 이래로, 현재 재가동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민간기업들은 호주나 캐나다 소재의 희토류 생산기업과 합작사를 건설하거나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하는 등 중국 이외의 대체 공급처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조달 전문 컨설턴트 E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도 희토류 광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필요해 보이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직수입 비중을 줄이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희토류 원소는 국가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물품의 제조에 쓰이는 핵심 전략물자라는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Reuters, Bloomberg, 미국지질조사국(USGS), Geology.com, 백악관 공급망 보고서,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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