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병원에 자주 간 만큼 보험료 많이 내야

 

    병원에 자주 간 만큼 보험료를 많이 내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 다음달 1일 출시된다. 

 

가입자가 약 3900만명에 이르는 실손보험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상품이다. 앞으로 신규 가입자는 4세대 실손보험에만 가입할 수 있다. 기존 가입자는 본인이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을 얼마나 이용하는지에 따라 '갈아타기'가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1일부터 15개 보험사에서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한다고 29일 밝혔다.

 

 

새로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의 주요 원칙은 '보험금을 받은 만큼 낸다'는 것이다. 우선 실손보험 구조가 주계약(급여)과 특약(비급여)으로 분리된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 과잉 진료가 많아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특약에 가입하지 않으면 비급여 항목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그 대신 급여 항목에 습관성 유산 등 불임 관련 질환과 선천성 뇌질환 등에 대한 보장이 포함됐다. 비급여 항목 중 도수치료는 10회마다 효과를 확인한 뒤에 연간 최대 50회까지 보장한다. 급여와 비급여 항목을 모두 가입하면 기존 상품과 보장 범위·한도가 같다. 연간 보장 한도는 1억원(급여·비급여 각각 5000만원)이다.

 

특히 비급여 항목은 2024년부터 보험금을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를 많이 내야 한다. 보험료 갱신 전 1년간 비급여로 받은 보험금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뉘어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없는 1등급은 보험료를 5% 할인해주고, 100만원 미만인 2등급 보험료는 그대로다.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100만~150만원인 3등급 보험료는 100%, 150만~300만원인 4등급은 200%, 300만원 이상인 5등급은 300%가 할증된다. 다만 보험금 지급 이력은 1년마다 사라진다.

 

자기부담금도 기존보다 높아진다. 지금은 급여 항목 자기부담비율을 10%와 20% 중 선택할 수 있지만 4세대 실손보험에서는 20%로 통일된다. 20%와 30% 중 선택했던 비급여 항목 자기부담비율도 30%로 정해졌다. 현행 15년인 재가입 주기도 5년으로 줄어든다.

 

 

병원을 자주 가지 않는 가입자라면 4세대 실손보험이 유리하다. 기존 상품 보험료보다 약 10~70% 저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세대 실손보험에 가입한 40세 남성이 새로 나온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면 매달 내는 보험료가 4만749원에서 1만1982원으로 2만8767원 줄어든다. 1년에 약 34만5000원을 아끼는 셈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체 가입자 중 72.9%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면 매년 보험료를 5% 할인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되는 2등급도 25.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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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는 별도 심사 없이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다. 4세대 실손보험 상품으로 갈아타더라도 기존 무사고 할인이 적용된다. 무사고 할인이란 직전 2년간 보험금을 받지 않았을 때 향후 1년간 보험료의 10%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다만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을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라면 갈아타기를 고민해야 한다.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동엽 금융위 보험과장은 "이번 4세대 실손보험으로 비급여 항목 과잉 의료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보건복지부에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나 표준코드 사용 등 다양한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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