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바람 부는 굴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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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장비의 자동화·무인화는 머신컨트롤과 머신가이던스(MG)가 핵심이다. 머신컨트롤의 전제가 되는 머신가이던스는 굴착기의 붐과 암, 버킷(끝에 달린 흙 등을 퍼담는 양동이처럼 생긴 부위) 등 작업 부위와 본체에 부착된 4개의 센서를 통해 수집된 작업 정보를 조종석의 모니터를 통해 작업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굴착기의 작업 부위를 사람의 팔로 보면 버킷은 손목 아랫부분, 암은 팔꿈치와 손목 사이, 붐은 어깨와 팔꿈치 사이로 볼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별도의 측량 작업 없이 진행 중인 땅파기 작업의 넓이·깊이 등 각종 정보를 오차 범위 내에서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버킷과 붐의 회전반경·높이 등을 사전에 세팅하면 회전반경 등이 제한돼 안전하고 빠른 반복 작업이 가능하다. 또 10㎝ 단위의 정교한 땅파기 작업도 가능하다.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반자율 작업이 가능한 머신컨트롤 굴착기를 첫 구매고객에게 인도하며 반자율 굴착기 상용화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작업 현장의 공기단축과 비용 절감 등 작업효율을 30% 이상 높일 수 있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2019년 머신가이던스 굴착기를 개발해 상용화한 바 있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지난달 DL이앤씨(옛 대림산업 건설 부문)와 기술협의체 발족식을 진행했다. 볼보 코파일럿(Co-pilot)을 기반으로 한 디그 어시스트(머신 가이던스), 볼보 액티브 컨트롤(머신 컨트롤) 등 다양한 스마트 솔루션이 장착된 굴착기를 건설 현장에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코파일럿은 10인치 대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운전자의 편의성을 돕는 장치로, 실제 작업 수행 전 굴삭 깊이와 작업영역을 지정할 수 있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무인굴착기의 경우 자동차업계가 개발하는 자율주행 수준인 무인트럭보다 구현이 어렵다"면서 "자동차는 앞차와의 간격 유지·도로선 등 참고할만한 기준이 있지만, 굴착기·휠로더 등 건설기계는 부딪혀야 할 사물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설기계업계에서는 이같은 기술 확보를 통해 늘어나는 스마트 건설장비 시장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 건설시장은 지난 2016년 100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제품 라인업 가운데 가장 큰 모델인 100톤(t)급 굴착기 DX1000LC. /두산인프라코어 제공

 

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달 28일 몽골·칠레 등에서 수주한 100톤(t)급 굴착기 역시 최신 스마트기술이 집약됐다. 전자식 통합 유압 시스템과 연비 최적화 시스템 ‘스마트 파워 컨트롤’을 적용했고,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두산커넥트’를 제공한다. 두산커넥트는 건설장비의 위치 정보와 가동 현황, 주요 부품 상태 등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지난 1월엔 이와 연동한 건설장비 운영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인 ‘마이 디아이(MY DI)’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트 기술을 미리 테스트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기반 연구도 활발하다. 굴착기 개발 과정에 있어서 불필요한 작업과 물리적인 단계를 줄이고, 문제점을 초기에 검증하는 등 효율적인 시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창원 연구개발센터에 5억원 규모의 멀티컨퍼런스룸을 구축해 작업 기계에 무인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기 전에 가상환경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도 지난달 VR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용 작업 기계 무인화를 앞당길 수 있는 ‘무인작업기계 가상시험 및 관제기술’을 개발했다. 사용자가 위성 지도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작업 경로를 지정하면, 3D 기반의 가상 작업환경에서 무인작업과정을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다. 환경인식과 경로제어 등의 무인화 핵심성능을 가상으로 시험할 수 있어, 실제 필드시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미래 건설 현장은 굴착기가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선정해 자동으로 반복 작업을 수행하고, 동시에 주변 환경도 인식해 안전한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던 전 세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재개되면서 중장비 수요가 늘고 있는데, 이에 따라 건설기계 무인·자동화 역시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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