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적자' 공항철도, 문외한 정치인 영입 논란..."자기 사람 앉히려니"


[단독] '만년적자' 공항철도, 20년만에 첫 정치인 사장 내정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공항철도가 설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철도와 별다른 인연이 없는 정치인 출신 사장을 맞을 것 같다. 그동안 공항철도는 주로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 철도 관련 기관의 인사들이 사장을 맡아 왔다.

 

공항철도 사장, 이번달 말 임기만료

충북 출신의 여당 소속 전의원 내정

상임이사 4명 중 철도 전문가 '0'명

"수요 증대 등 당면과제 해결 난망"


공항철도 사장에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이 내정됐다. [사진 공항철도]


29일 국토부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임기가 끝나는 김한영 공항철도 사장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전 국회의원 이 모(50) 씨가 내정됐다. 충북에 지역구를 둔 이 전 의원은 보궐선거를 통해 20대 국회에 진출했으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당초 공항철도 사장으로 국토부에서 철도 관련 업무를 오래 맡았다가 퇴직한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 전 의원이 막판에 급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설립된 공항철도의 역대 사장은 건설업체 관계자나 국토부, 코레일 출신 인사들로 정치인 출신은 한명도 없다.     

 

공항철도는 현재 KB공항철도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 지분의 66%를 가진 최대 주주이며, 국토부가 나머지 34%를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철도 사장 선임에 국토부는 별 관여를 하지 않아서 자세한 경위를 모른다"고 말했다. 

 

정치인 출신이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에 철도업계에선 적지 않은 우려가 나온다. 2007년 개통부터 수요 부족에 허덕이며 막대한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 공항철도에 비전문가 사장이 올 경우 경영개선 등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공항철도에 올해까지 투입된 정부 지원금은 모두 3조 2000억원에 달한다. 개통 이후 2015년까지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ㆍminimum revenue guarantee) 명목으로, 이후에는 ’비용 보전방식(SCSㆍstandard cost support)‘을 적용해 지원한 금액이다. 공항철도 건설에 투입된 민간투자비(3조 110억원)를 이미 넘어선데다, 앞으로도 2040년까지 정부가 메워줘야 할 돈이 8조원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수요를 더 늘리고 수입을 증대시켜야만 한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까지 겹치면서 승객이 크게 줄어 정부 지원금이 사상 최대인 3400억 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낙하산 인사 타 공공기관도 부지기수

제대로 굴러갈리 없어

(에스앤에스편집자주)

 

[자료: 국회 송석준 의원실] #. 올해는 추정치


게다가 공항철도에 정치인 출신 사장이 취임하게 되면 상임이사 4명이 모두 철도 분야의 비전문가로 채워지게 된다. 공항철도 관계자에 따르면 감사 등 상임이사 2명은 1대 주주의 몫이다. 은행 출신으로 재무전문가들이란 의미다. 

 

또 다른 상임이사 한자리는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이 맡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장까지 정치인 출신이 되면 공항철도 경영진에 철도 전문가는 한명도 없게 된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항철도에 철도를 아는 인사를 사장으로 임명한 건 공항철도의 경영개선과 수요 증대 등을 꾀한다는 취지가 있었다"며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정치인 출신을 낙하산으로 임명하는 건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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