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을 수 있긴 한건가… "3기신도시 등 갈등 확산"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 30만가구 공급을 추진 중인 가운데, 3기신도시 등으로 지정된 택지 곳곳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토지보상과 등을 놓고 지주·지역민들과 정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주택 공급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남 교산지구 일대 도로에 걸려있는 현수막들. /허지윤 기자
 

하남 교산지구 "보상·이주 문제 큰 산부터 넘어야"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기신도시 중 한 곳인 경기 하남 교산지구 일대에는 부동산을 강제로 수용당하는 지주들과 공장 등을 이전해야하는 사업주들의 입장을 담은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이곳은 지난 8월 토지보상계획이 공고됐다. 토지보상은 올해 하반기 시작될 예정이지만, ‘현실적인 보상’을 두고 정부와 지역민의 시각 차가 큰 상황이다.




하남시청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교산지구 대책위 등 토지주들은 현재의 보상대책에 반대하고 있다. 3기신도시 예정지로 발표되면서 주변 땅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본인들의 토지만 공시지가 기준의 감정평가로 보상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지주들의 시각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땅 주인 중에는 창고를 만들어 임대수익을 거두는 사람도 많은데, 땅은 땅대로 싸게 팔고 임대수익도 거두지 못하게 됐다고 불만이 크다"면서 "인근 지가 상승과 양도소득세 등을 고려하면 토지보상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라고 했다.


갈등이 커지자 하남시는 관련법을 개정해달라고 국토부와 국회에 건의한 상태다.

토지보상법 상 보상 기준을 공시지가에서 실거래가로 바꿔 보상하는 것을 명문화해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 감정 업무를 진행 중인 한 감정평가사는 "현행 법상 사업지구 내 공시지가를 쓰기 곤란한 경우에만 사업지구 밖 공시지가를 쓸 수 있는데, 3기신도시 택지의 경우 이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남 교산지구의 경우 2019년 10월 15일 사업 고시가 이뤄져 2019년 1월 1일자 공시지가와 사업 고시 이전 거래 및 감정평가 전례 등을 기준으로 보상액이 산정된다.


즉, 사업지구 내 토지에 대한 보상액을 산정할 때 3기신도시 개발사업에 따른 토지 가격 변동과 개발 이익을 반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역의 개발 이익과 자신의 보상 평가액을 비교하는 것은 물리적 소모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에 하남을 비롯해 3기신도시 지주들 사이에에서도 보상 기준 변경이 어렵다면 세금을 감면해달라는 제안도 하고 있는데, 세금 감면은 안 된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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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과 남양주의 경우 지역 내 공장과 업체 이전 문제도 남아있다. 지역 기업대책위원회는 ‘선이주, 후철거’를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하남시 등 지자체도 이에 동의하고 있으나 아직 해법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전 문제로 공장 등 업체 운영이 중단되지 않도록 제조업소 및 공장 이전을 위한 대체 부지를 먼저 마련하고 이를 저렴하게 공급해달라는 게 기업대책위원회의 요구다. 하남시 관계자는 "국토부, LH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저렴한 용지공급, 세금 감면, 중소기업청 자금지원 등 각종 혜택을 위해 산업단지로 지정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과천, 4만가구 공급지에 ‘도시공원 조성’ 맞불

과천에서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정부과천청사 유휴지 일대에 4만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시민들과 지방자치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과천시는 최근 해당 부지를 '도시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맞불을 놨다. 과천시는 '정부과천청사 유휴지의 주택공급계획' 철회를 관철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유휴지를 도시관리계획상 공공청사와 도시공원으로 지정하는 용역을 추진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정부과천청사 유휴지는 그동안 시민들이 공원으로 이용해 왔다"면서 "주택공급 철회를 염원하는 시민의 바람을 담아 해당 유휴지를 시민을 위한 도시공원으로 중복 지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과천에서는 기존에 3기 신도시 발표와 맞물려 발표된 과천지구와 함께 주암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지구,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2만1000여 가구를 지을 사업이 진행 중이었다. 주택 신규 공급이 계속 이어진 셈이다.




과천시가 도시공원으로 지정하더라도,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을 막기는 어렵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주택특별법이 과천시 계획보다 상위법이라서다. 하지만 지자체와 시민들의 거센 반대로 계획은 제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시민들은 주택 공급에 따른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것"이라면서 "청년층의 유입과 지역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발전 효과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는 일인데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태릉골프장은 세계문화유산 박탈, 용산 정비창은 국제거주지구"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에 1만가구 규모의 공공주택을 짓는 계획과 서울 용산구 정비창 부지에 1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을 놓고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개발 자체를 놓고 시민들의 반대 시위 등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발 방식을 놓고도 문제가 복잡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을 놓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문화재청에서 작성한 2015년 용역 보고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태릉골프장 내에 있는 연지부지를 매입 및 복원하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전경. /오종찬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세계문화유산의 지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시야를 가리는 아파트와 같은 경관 훼손을 피하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연지를 잘 보전하는 일일 것"이라면서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사업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 발표됐을 때 내부 논의를 했으나 지구지정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바로 대응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문화재청의 기준은 우리가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해야 할 문화유산의 완전한 원형 보존이고, 그 기준에 따라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산구의 경우 국제업무지구 계획이 축소되는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용산 정비창 부지는 서울 중심지에 유일하게 남은 금싸라기 땅"이라면서 임대주택을 포함한 1만가구 공급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냈다. 권 의원은 "국제업무지구가 아니라 국제 거주지구가 될 것"이라며 "국제업무지구를 만들고 그 곳에서 생기는 이득으로 다른 곳에 좋은 공공주택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급대책을 급하게 마련하면서 서울시, 지자체는 물론 관계부처와 협의해 쟁점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불필요한 갈등이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더 큰 문제는 그 사이 정부의 공급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주택 시장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허지윤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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