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발전 효율 높고 오염물질 배출 적은데..."무작정 탈석탄?"


석탄, 태우지 않고 가스화하면 '친환경' 연료인데… 文 정부 '탈석탄'에 막힌다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발전 효율 높고 오염물질 배출 적어

탈석탄 정책에 남해 IGCC 건설 무산 위기

서부발전, 최근 이사회서 IGCC 경제성 강화 방안 논의


    석탄을 태우는 대신 가스화해 전력을 생산하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이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고 있음에도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탈(脫)석탄 정책에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IGCC는 석탄화력발전과 비교해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도 적게 배출하지만, 상업화 초기 단계여서 경제성이 낮은 데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강력하게 규제하는 석탄을 원료로 한다는 이유로 예정됐던 건설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 IGCC 모습./서부발전 제공


고체 가연성 물질(석탄)을 고온·고압 상태에서 가스로 변환시킨 뒤 이 가스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IGCC는 석탄을 연소시켜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터빈을 돌리는 기존 화력발전보다 효율이 높고 질소산화물·황산화물·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태안 IGCC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1kWh당 0.057g으로, 석탄화력발전(0.362g)은 물론 LNG발전(0.087g)보다 적다.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석탄발전대비 22%, 황산화물은 13% 수준으로 적다. 게다가 저열량탄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연료비도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독일, 중국 등 주요 국가는 IGCC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을 비롯해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과 우데(Uhde)가 IGCC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탈탄소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출 지원을 금지하겠다고 한 일본 정부는 IGCC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계속 수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2006년 열린 과학기술관계 장관회의와 국가에너지자문회의에서 ‘한국형 IGCC 실증플랜트 기술 개발 사업’을 의결하며 IGCC 기술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6~2010년 기술 정립과 기본 설계를 완료한 데 이어 2016년에는 태안에 350MW급 실증 플랜트 건설이 이뤄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 아시아 경제 성장, 노후 석탄발전설비 대체 수요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친환경 발전 기술인 IGCC 수요가 늘어나 10년 뒤인 2030년에는 IGCC 발전 규모가 250GW로 증가해 약 8300억달러(약 980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강도 높은 탈석탄 정책 기조에 IGCC는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는 IGCC를 신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있지만, 석탄을 원료로 한다는 이유로 태양광·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외면하고 있다. 남해에 들어설 것으로 예정됐던 IGCC 건설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남해군의회는 지난해 "IGCC가 석탄 기반이어서 미세먼지 발생이 가중할 것이라는 관련 기관의 선입견으로 발전사업 허가 신청도 못 한 채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며 "IGCC 발전은 오히려 미세먼지의 대책이 될 수 있는 우수한 발전시설로,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남해 IGCC 발전사업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해달라"고 건의했다.


석탄가스화발전의 원리./그래픽=서부발전


아직은 낮은 IGCC의 경제성을 높여야 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2016년 준공된 태안 IGCC 이용률은 지난해 55%에서 올해 75%로 높아졌다. 발전 효율은 42.3%로, 전세계 IGCC 중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상업화 초기 단계인 IGCC의 경제성은 아직 크게 낮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기준 IGCC의 kWh당 발전 단가는 115.39원으로, 80원 수준인 석탄화력은 물론 원전(59.13원), LNG복합(111.3원) 발전 단가보다 높은 수준이다.





태안 IGCC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을 비롯해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IGCC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태안 IGCC 공정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한국형 IGCC도 등장할 것"이라며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면 IGCC 고정비의 경제성을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부발전은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충남 태안에 있는 IGCC의 경제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인사들은 정부나 국회, 관련 기관을 설득해 IGCC의 경제성을 높이 위한 방안을 


공론화하고,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 발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의 핵심은 석탄화력발전의 상당 부분을 LNG로 대체하는 것인데, 수급이 불안하고 가격이 비싼 LNG 대신 석탄을 수입해 IGCC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기술을 육성하면 수출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선옥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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