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절벽...‘반의 반 토막’ ㅣ 갈피 못 잡는 혼돈의 부동산 시장


서울 아파트 거래량 ‘반의 반 토막’…거래절벽 갈수록 심화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습이다. 8월 거래량이 전월의 반 토막이 난 데 이어, 이달 초반 신고 물량도 눈에 띄게 줄어 추가적인 감소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각종 규제로 투기수요의 진입이 어려워졌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패닉바잉’(공황구매) 실수요도 주춤해져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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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 신고 건은 현재(9월14일 기준) 216건에 불과하다. 7월(1만647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던 8월 거래량(3992건)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이달 거래량은 실거래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을 고려하더라도 많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8월은 초반 약 2주간 실거래 신고 건이 약 500건 정도였는데, 이달엔 절반가량 더 줄었다. 중개업계에 의하면 아직 미신고된 계약 건도 시간이 갈수록 줄고 있어, 이달 실거래 신고 건은 전월보다 30~40%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12·16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사태로 연초 거래절벽과 가격 안정을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시장은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고 개발 호재, 패닉바잉(공황구매) 등으로 재가열되면서 6월 거래량이 역대급인 1만5000여 건까지 치솟았다. 7월에도 1만건 가까이 거래돼 열기가 식을 줄을 몰랐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6·17 대책에 이어 고강도 세금 규제인 7·10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관련 법안들이 지난달 통과돼 본격적으로 규제가 발효되면서 매수심리가 꺾였고 거래가 줄기 시작했다.


정부가 고가주택·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와 취득세를 대폭 높이면서 투기수요의 주택시장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집값 상승 불안감에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사들이던 무주택 실수요자들도 코로나19 사태가 심화하고 집값 불확실성이 커지자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그사이 발표된 수도권 신규주택 공급계획인 8·4 대책도 패닉바잉 수요를 진정시켰다.





투기수요가 제거되고 실수요도 차분히 숨 고르기에 나서면서 줄곧 매도자 우위였던 시장은 자연스레 ‘매수자 우위’로 전환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지난주(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전주(101.5) 대비 5.3포인트(p) 하락한 96.2를 기록해 3개월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 News1


KB 부동산 관계자는 “중개업소 조사 결과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줄기 시작해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하면서 강남·북의 전반적인 매수 문의가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까지 장기간 감소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량도 이달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 조사에서 이달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2429건으로, 8월 말(31일, 4만1129건) 대비 1300건(3.2%) 늘었다. 값을 낮춰 급하게 내놓은 급매물도 8월 말 3463건에서 이달 현재 4179건으로 20% 이상 증가했다.


고공 행진하던 집값도 상승세가 둔화해 보합권으로 안정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 0.01%를 기록, 3주째 보합 수준에 머물면서 마이너스(-) 진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현재 규제 강도와 코로나19 장기화 등 시장 상황을 보면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집값 하방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시장 불안으로 인해 일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간간이 거래를 이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어디는 급매, 어디는 신고가...혼돈의 부동산 시장


    6·17, 7·10, 8·4 등 두달 여 사이 3차례의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고 한달 넘게 지난 지금,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급감했고 일부 단지에서는 직전 최고가보다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넘게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신고가(新高價)를 경신하는 정반대의 모습도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하며 시장이 혼란스런 상황에 빠진 것”이라고 해석한다.


서울 거래량…60% 급감, 곳곳서 급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992건으로 전달(1만647건) 대비 60% 가량 급감했다. 아직 신고기간(계약 후 30일)이 보름 넘게 남았지만 하락 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거래 절벽 속에서 급매물이 주변 시세보다 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30㎡ 11층 매물이 이달 14일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최고가(15억6000만원·10층)보다 1억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올해 들어 3층 매물이 14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5억원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우성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10일 6억원에 거래되며 지난달 2층 거래가격(7억3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떨어졌다. 같은 구 중계동 건영2차 75㎡도 이달 실거래가가 5억6500만원으로 두달 전(6억6500만원)보다 1억원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임대사업자 폐지,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의 여파로 일부 지역에서 서서히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7월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와 법인의 종부세율을 최대 6%로 높였다. 또 올 연말까지 전국에서 46만8000가구의 임대주택이 등록 말소될 예정이다. 세금이 부담스러운 다주택자라면 종부세 부과일인 내년 6월 전에 집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의 수급 상황은 서서히 매수자 우위 쪽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주 96.2를 기록, 6월 둘째주 이후 13주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돈다는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신천 파크리오는 新高價

다만 아직 신고가 생진을 이어가는 아파트도 적지 않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84㎡는 7월 중순 20억6000만원, 지난달에는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정부가 6월말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후 사실상 잠실 생활권이지만 행정동이 다른 신천동으로 매수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동구 행당동 두산위브 59㎡도 이달 1일 11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6월 최고가(10억45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올랐다.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84㎡도 이달 5일 16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6억원)을 뛰어넘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가 강력한 규제로 주택 시장을 눌렀기 때문에 앞으로 한동안은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양도세 한시적 완화나 재건축 활성화 같은 공급 확대 정책이 병행된다면 시장 안정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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