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건이나 되는데...선거소송 미적거리는 대법원


선거소송 미적거리는 대법원… 120건 첫 재판 날짜도 못 잡아


4개월 넘도록 첫 변론기일도 없어


    대법원이 지난 4·15 총선 결과에 불복해 야당 국회의원 후보자 등이 제기한 선거소송 120여건 전체에 대해 아직 첫 재판 날짜도 잡지 않은 것으로 30일 전해졌다. 선거소송은 ▲선관위 위법행위 등으로 선거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선거무효소송' ▲개표 오류 등으로 당선인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하는 '당선무효소송'으로 나뉘는데, 현재 대법원에는 선거무효소송을 중심으로 120여건이 접수돼 있다고 한다. 역대 최고치로, 대부분 수(手)개표를 통해 재검표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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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단심(單審)으로 진행되는 선거소송은 소(訴) 제기 180일 이내에 결론을 내리는 게 원칙이다. 이전 총선의 경우, 대법원은 필요한 경우 선거소송이 제기된 지 2~3개월 안에 재검표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총선 이후 4개월이 넘도록 120여건 소송 당사자들과 쟁점을 정리할 첫 변론기일도 열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지난 총선을 놓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선거 부정 의혹'을 불식시켜야 할 대법원이 늦장 재판으로 되레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법원이 여태껏 첫 변론기일을 잡지 않자 법원 내부에선 "(법정 기한인) 10월 중 선고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225조에 따르면, 선거소송은 접수된 지 180일(6개월) 이내 선고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두 달 정도 남았기 때문이다. 판사들은 "변론기일을 진행하고 재검표까지 하기엔 물리적으로 어려운 시간"이라고 했다.


결국 대법원이 법을 어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문병호(인천 부평갑) 전 국민의당 의원이 제기한 당선무효 소송의 경우, 소송이 제기된 지 2개월 뒤에 재검표가 이뤄졌다. 당시에도 대법원에는 수십 건의 선거소송이 접수됐다고 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에는 선거소송 건수가 많고 쟁점도 복잡해 소송 당사자들의 입장을 취합하는 것 등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 법조인은 "대법원이 120여 건 중 대표적 몇 곳만 골라 신속히 재검표를 했다면 총선 결과를 둘러싼 소모적 공방은 상당 부분 없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조백건 기자 이정구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31/20200831000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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