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10억 시대...."갈수록 박탈감 상실감...서울 떠난다"


서울 아파트 10억 시대가 남긴 것... 밀려나고 박탈감 커지고


   "서울에서 태어나 30년을 넘게 살았는데, 김포로 내려가요. 결혼하면서 집을 살 걸 그랬어요. 집값에 떠밀려 내려가는 기분이라 좋지 않아요"(서울 도곡동 신혼부부 A씨)


"서울 집값이 너무 올라서 ‘언감생심’이 된 것 같은데요? 서울에 터를 잡은 사람들이 ‘승자’ 같아요."(경기도 과천 별양동 거주자 B씨)


비즈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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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하고 평균 전세금이 5억원을 넘은 가운데 거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나머지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자리잡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최근 몇년새 주택 가격의 양극화가 일어나면서 서울 집값과 격차가 벌어진 경기도 거주자들의 박탈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데다, 부동산 정책의 초점이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게 만들면서 생긴 부작용이라고 분석했다.




"전세값도 집값도 너무 비싸" 서울 떠나 경기도로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경기도로 순유입된 인구는 1만129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에서는 5919명이 순유출됐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가 꾸준히 빠져나가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만 봐도 상황이 비슷했다. 지난 1~6월까지 경기도로는 8만9414명이 순유입됐지만, 서울에서는 9911명이 순유출됐다.


이에 경기도 전세값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8월 24일 기준)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경기도 전세가는 지난 주보다 0.22% 올랐다. 서울 전세가 상승률(0.11%)의 두 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새 이어진 부동산 가격 급등이 서울을 떠나 경기도에 자리잡는 이들을 늘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직장 문제로 서울을 멀리 떠날 수 없는 이들의 최고 대안이 현실적으로 경기도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서울 주택의 매매비용이나 전세비용이 모두 오르면서 경기도를 대안으로 찾는 이들이 늘었다"면서 "임대차 3법이 서울 중심의 전세비용 증가를 불러왔고 연쇄적으로 경기도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4년간 서울 도곡동에서 전세 살이를 하다가 이번에 경기도 김포로 떠나는 이모씨(36) 아쉬움이 크다. 이씨는 "결혼하자마자 집을 샀어야 했는데 전세살이만하다 서울을 떠나게 됐다"면서 "집값에 떠밀려 결국 김포로 가는 것 같아서 속상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똘똘한 한 채 여파… 서울·경기도 집값 차이 더 벌어져

몇년 새 이어진 집값 급등과 세금 강화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대책은 경기도 거주자들의 박탈감도 심화시켰다. 23번에 걸쳐 나온 부동산 대책은 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을 둘러싼 세금 강화가 골자였는데, 이 과정에서 ‘똘똘한 한 채’ 바람이 불면서 서울 집값과 경기도 집값의 격차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9억2787만원이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3억9354만원)보다 5억3433만원이 높았다. 전 정권인 박근혜 임기 말인 2017년 3월보다 격차는 커졌다.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 가격은 5억9916만원으로 경기도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3억1124만원이었다. 2017년엔 1.92배였는데, 올해 7월엔 2.35배가 됐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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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를 세금으로 옥죄면서 여러 채를 강남 3구의 똘똘한 한 채로 바꾸는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주택을 여러 채 가지고 있으면 내야하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감안하면 하락기에 덜 떨어지고 상승기에 더 오르는 강남 아파트를 사겠다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강북에도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가격이 올랐다. 서울은 말 그대로 ‘특별시’가 됐다"면서 "다주택자를 몰아붙인 정책이 일조한 양극화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 반포의 E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국에 돈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를 쳐다보고 있다"면서 "재작년부터 지방에서 집도 안 보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근방 아파트값은 급매가 나오더라도 떨어질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지연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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