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산 틈에 숨겨진 몬세라트 수도원 VIDEO: Monserrat Spain Monastery 4K


바위산 틈에 숨겨진 몬세라트 수도원


[랜선 사진기행-12] 스페인 바르셀로나 에스파냐광장역에서 기차로 1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몬세라트에어리역. 몬세라트 수도원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가 가파른 바위 절벽 사이로 치솟듯 올라가면서 발아래로 몬세라트 산자락이 아득하게 보였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기둥처럼 솟아오른 바위들 틈으로 수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요새처럼 기암괴석이 수도원을 감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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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트(Montserrat) 수도원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몬세라트에 있는 수도원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방문할 만큼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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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트 수도원은 6만여 개 해저 융기로 이뤄진 해발고도 1236m의 카탈루냐 몬세라트산 중턱에 자리한 성 베네딕트 16세의 수도원이다('몬세라트'는 톱니 모양의 산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곳은 본래 십자군전쟁 당시 아랍인들의 박해를 받았던 위프레도 백작의 은신처였는데 이후 1023년 그의 증손자 리폴 신부가 수도원을 지었다. 11세기에 건설돼 1811년 나폴레옹 전쟁으로 파괴됐다가 19~20세기 재건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바위산 틈에 자리한 스페인 몬세라트 수도원의 성당 앞 광장. /사진=송경은 기자


몬세라트 수도원은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계 4대 성지 중 하나로 꼽힌다. 자연의 바위산과 수도원이 마치 한 몸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건축하기에 앞서 영감을 받은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에는 현재도 수십 명의 수도사들이 상주하고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 입구에서 내려다 본 몬세라트 산(왼쪽). 해저 융기로 형성된 바위산 특유의 풍경이 장엄한 느낌을 자아낸다. 오른쪽은 몬세라트 수도원으로 향하는 케이블카. /사진=송경은 기자




수도원 입구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장엄함 그 자체였다. 날카로운 계곡 사이로 카탈루냐 저지대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위산 틈을 달리는 산악열차도 보였다. 몬세라트 기차역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수도원까지 5분이면 닿을 수 있지만 산악열차를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분가량 바위산을 타고 올라가면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원 안쪽으로 들어가자 아담한 광장을 가진 몬세라트 대성당(바실리카)이 나왔다. 길이 68.3m, 폭 21.5m, 높이 33.3m로 바실리카 지위를 가진 성당 중에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입구 위쪽 벽면에는 예수와 열두 제자 조각상이 장식돼 있었다. 성당 앞 광장 바닥에 새겨진 원 중심에 들어가 손을 들고 이들을 향해 기도를 올리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알려져 있어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이 줄을 이었다.


몬세라트 수도원 내 대성당 앞 광장(왼쪽). 오른쪽은 성당 내부. 정면으로 보이는 돔 구조의 메인 제단에는 마지막 만찬, 카나의 결혼식 같은 다양한 성서 장면들을 묘사한 성화가 그려져 있다. /사진=송경은 기자


몬세라트 수도원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정신적 지주로 여겨지는 검은 성모상이 있는 곳으로 가장 유명하다. 검은 성모상은 성당 안쪽 계단 위 성모 마리아의 방에 안치돼 있었다. 검은 성모상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오른손에 둥근 보주를 들고 있는데, 이 보주를 만지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 때문에 유일하게 유리관 밖으로 나와 있는 보주의 반쪽은 사람들의 손길로 색이 바랬을 정도다.


목조로 만들어진 이 검은 성모상은 880년께 몬세라트산 동굴 속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일부에선 1세기 이전에 조각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확한 유래는 밝혀지지 않았다. 교황 레오 13세는 이 검은 성모상을 카탈루냐의 수호성물로 지정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수호성물인 몬세라트 수도원의 검은 성모상(왼쪽). 오른쪽은 스페인의 미술계 거장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가 음각으로 조각한 성 조르디의 조각상이다. 어느 각도에서든 조각상의 눈이 보는 이를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송경은 기자




수도원 앞 광장은 카탈루냐 출신 작가들의 다양한 조각 작품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음각으로 조각된 성 조르디의 조각상이다. 이 조각상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수난의 문'을 만든 스페인의 세계적인 현대조각가였던 주제프 마리아 수비라치의 작품이다. 특히 이 음각 조각상은 어느 각도에서 바라보든 성 조르디의 눈이 보는 이를 항상 따라다니는 것처럼 보이도록 조각됐다.


몬세라트 수도원은은 세계 3대 소년 합창단으로 꼽히는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시간을 잘 맞춰 가면 성당에서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의 성가를 들을 수 있다. 토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두 차례씩 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합창단 중 하나인 에스콜라니아 합창단의 공연은 수도원과 성당에서만 이뤄진다. 약 15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만 9~11세 소년만 이 합창단의 단원이 될 수 있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촛불 봉헌대. /사진=송경은 기자

[송경은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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