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정말 비싼건가...뉴욕·베이징·홍콩과 비교 ㅣ 서울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전문가들, No!"


서울 집값은 정말 비싼가…뉴욕·베이징·홍콩과 비교


   아파트 값 폭등으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스물 세 번째인지, 스물 네 번째인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국회에서는 임대차3법을 통과시키면서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보유세가 폭등하고 거래가 줄면서 아파트 값 폭등세는 수그러드는 듯합니다. 추세가 꺾어진 것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겠지만 말이죠.



사진=뉴스1


최근 서울, 특히 강남 집값은 정말 미친 듯 올랐습니다. 저는 지난 2017년 7월 뉴욕특파원 파견을 나가면서 서울의 집(광진구)을 팔았습니다. 그리고 이달 초 돌아와서 보니 그 집이 정확히 두 배 가격에 나와 있더군요. 3년간 두 배가 올랐으니 한 해 상승률이 거의 30%에 육박하는 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3년간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되는 이유입니다.



서울의 집값은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머물렀던 미국 뉴욕, 특히 맨해튼의 집값에 비하면 그리 비싼 건 아닙니다. 맨해튼에서 중산층이 선호하는 트라이베카 지역의 경우 뉴욕의 부동산 사이트인 더글러스 엘리먼에서 검색해보니 200만~600만 달러 수준의 집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 3개, 화장실 2개짜리 1681스퀘어피트(약 47평) 아파트가 290만 달러(약 34억5000만원)에 매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주차장 별도 가격입니다). 이 가격도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뉴요커들이 교외로 이주하면서 올 들어 10~20% 떨어진 겁니다.


취재차 그동안 몇 번씩 방문했던 홍콩, 도쿄, 베이징, 상하이, 런던 등의 집값도 서울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비쌌습니다.



지난 2016년 방문했던 베이징에서는 왕징 지역(시내 중심은 아닙니다)의 30평대 아파트 값이 우리 돈으로 30억 원쯤 했습니다. 당시 서울 강남의 비슷한 아파트가 15억~20억 원 할 때였습니다. 그리고 도쿄도 중심부 집값은 서울보다 비쌌습니다. 홍콩은 정말 심각했지요. 몇년 전 홍콩섬의 30평대 아파트는 한화로 30억~50억원에 달했습니다. 




세계 곳곳이 개발되고 사람들이 잘 살게되면서 곳곳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수많은 돈이 풀렸지요. 이는 곳곳에서 자산 인플레이션을 불렀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집값이 다른 나라, 비슷한 수준의 도시에 비해 정말 비싼 것인지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집값을 정리해놓은 곳은 몇몇 있지만 서울이 빠져있는 자료가 많았습니다. 또 자료를 구해도 시점이 몇 년 전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각국의 집값 등 생활물가를 모아놓은 NUMBIO를 이용해 집값을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NUMBIO는 위키피디아처럼 세계 9000여개 도시의 53만 명의 공헌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가격 데이터에 의거해 만들어집니다. 공헌자 개인의 주관이 들어갈 수 있어 정확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어도 자료는 매달 업데이트됩니다.



이달 업데이트된 자료를 기준으로 세계 10대 도시(제 마음대로 골랐습니다)의 시내 중심 아파트 가격을 뽑아봤습니다. 서울과 도쿄, 베이징, 상하이, 뉴욕, 샌프란시스코, 홍콩, 싱가포르, 런던, 파리 등입니다.


시내 중심의 아파트 매매가의 경우 홍콩이 ㎡당 3만1903달러로 1위였습니다. 싱가포르와 뉴욕이 뒤를 이었고 서울이 1만6562달러로 4위였습니다. 100㎡ 집이라면 약 19억6000만원으로 조사된 겁니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수준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특히 서울은 매매가 범위가 8841~2만7787달러로 조사돼 가장 비싼 집을 기준으로 할 경우 홍콩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습니다. (뉴욕은 1만763~2만1527달러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이는 수천 만 달러짜리 초호화 아파트를 반영하지 않은 듯합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따지면 서울의 집값은 세계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인구가 과밀하고 최근 성장 속도가 컸던 한국과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집값이 높은 듯합니다.



집의 가격은 그 지역 사람들의 소득 수준을 쫓아갑니다. 그럼 소득에 비교한 아파트 가격 수준은 어떨까요?


서울의 소득 대비 매매가는 24.98배로 나타났습니다. 안 쓰고 소득을 모으면 약 25년 걸러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홍콩(43.96배), 베이징(41.5배), 상하이(36.08배)에 비하면 괜찮지만 다른 도시에 비하면 나쁜 수준입니다. 뉴욕은 집값이 비싸더라도 소득이 높기 때문에 11.51배에 그치거든요. 도쿄도 15.59배입니다. 즉 소득에 비춰본 집값은 더 비싼 것입니다.


이번에는 월세를 따져보겠습니다. 전세는 한국에만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월세의 경우 서울은 가장 싼 도시로 나타났습니다. 한 달 월세가 2194달러, 약 260만원으로 조사되어 10대도시 중 꼴찌입니다. 가장 비싼 뉴욕은 7305달러였고 런던도 4100달러, 도쿄는 3303달러입니다. 베이징도 서울보다 비싼 2254달러입니다.



아파트 매매가와 월세를 비교해도 서울은 단연 꼴찌입니다. 매매가는 월세의 76.3배에 그쳤습니다. 1위 샌프란시스코는 17.73배였고 뉴욕 런던 등은 20배 수준입니다. 베이징도 60배이지요.


즉 서울의 아파트는 매매가는 비싸도 월세는 정말 싼 것입니다.




서울은 왜 월세는 낮은데 매매가가 높을까요?


제가 3년간 살았던 뉴욕에 비춰보면 ① 보유세가 낮고 ②외국인 등 비싼 월세를 낼 수 있는 수요가 다른 국제도시에 비해 적으며 ③전세라는 특유의 제도가 있어 월세 아파트의 수요가 낮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정부는 지금 보유세를 많이 높였습니다. 그리고 "전세를 월세로 돌리겠다"는 발언도 정부 여당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월세 전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춰 월세 상승을 막기로는 했지만 과연 시장의 힘을 통제할 수 있을까요.


서울의 월세도 덩달아 높아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김현석 논설위원 realist@hankyung.com 한국경제



서울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 부동산학과 교수들은 달랐다


문재인 정부 최고 과제, 부동산이 여전히 ‘핫이슈’다. 최근 2주 동안 그린벨트를 푸네 마네부터 용적률을 상향하자는 얘기, 심지어는 수도를 세종으로 옮기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만큼 부동산 가격은 쉽사리 잡히지 않고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전날(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달 주택가격전망은 125로 지난 2018년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부동산은 아무리 규제해도 오른다’는 신화가 사람들 마음에 공고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정책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액은 최근 6개 정권 중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집값을 낮출 수 있냐는 의문도 생기고 있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의 한 부동산 사무소에 매물 정보란이 비어 있다. © News1




부동산 시장에서 통용되는 신화와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은 오른다’는 주장에 ‘지금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집값은 떨어진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집값이 오를 시기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지금 집을 안 사면 못 산다는 불안감으로 비정상적으로 집을 사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양가상한제와 더불어 정부가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면 시장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재만 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끊임없이 계속 오르는 경우는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고 부동산 가격도 언젠가는 꺾인다”며 “사람들이 정부 정책을 불신하고 2년 후면 대선이기 때문에 ‘버티기 심리’도 작용해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집값이 오르는 것보다는 갑자기 떨어질 경우가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구 소득은 정체돼 있는데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게 되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경기 침체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을 규제하면 집값이 안정될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다만 정부가 시행한 다주택자 규제가 허술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실제로 다주택자들에게 특혜를 많이 줬지 오히려 규제는 제대로 안 했다”라며 “8년 이상 임대사업을 하면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니 다주택자들은 세제 혜택을 다 받으면서 주택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 역시 “이번에 올린다는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이 6% 정도인데 이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보유세는 약하고 양도세는 중과하니 매물이 안 나와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세종시로 수도를 이전했을 때 서울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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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공무원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직장은 여전히 서울에 있다”며 “서울 집값은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집값의 상승 기제는 약화되겠지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루아침에 수도를 옮기는 게 아니라 서서히 옮기기 때문에 시장은 충분히 적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세종시로 정부 기관이 이동할 때 집값이 폭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기관이 추가로 이전된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개선점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를 악의 축처럼 규정하다 보니 양도세도 낮추지 않고 있다”며 “다주택자들이 이득을 본다고 하더라도 매물이 나오게끔 양도세라도 낮춰줘야 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전세는 세입자에게는 비교적 싸게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다주택자들에게는 투기 수단이기 때문에 손볼 필요가 있다”며 “지분공유제,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주택 등 다양한 상품 유형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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