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없는 재테크 자금] 나는 40대 동학개미..."5000만원 빚투 했습니다"


40대 동학개미 "5000만원 빚투 했습니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같은생각 다른느낌]

초저금리 시대 '빚투'에 대한 이유있는 항변


    마이너스 성장에 초저금리 시대다. 각국은 통화를 확대하고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 안정적 수익을 선호했던 사람들은 더 이상 충분한 이자소득을 얻기 힘들어진 반면 차입자들은 대출이자 부담이 줄었다. 이런 이유로 예금을 해지하거나 낮은 금리의 신용대출을 받아 고수익 투자처로 옮기는 사람들이 늘었다.


다음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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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2020년 7월 중 가계대출 동향’에 의하면 은행권 신용대출이 3조7000억원 증가했는데 주로 생활자금과 주식청약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의 경기는 더욱 위축되고 경제성장률도 급락했지만 해외 증시는 올랐고 국내도 오랜만에 상승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물 경기 위축에도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증시로 흘러 들어가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유동성 지표인 총통화(M2)가 미국은 이번 달 3일 18조2596억 달러로 올해만 3조 달러 가량 폭증했고, 한국은 6월 3077조원(평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78조원(+9.9%)이 증가했다.




국내에서 갈 곳 없는 자금들이 그동안 부동산 투기로 몰렸으나 올해는 늘어난 부동산 규제와 더불어 증시로 다시 이동 중이다. 여기에 9월 중순까지 공매도 금지 기간이라 하방으로 누르는 힘까지 약해졌다. 현재 공매도 재개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경기 부양이 중요한 시점이라 연말까지 금리 상승 유인이 별로 없어 당분간 상승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 그러면서 주식투자 문외한들도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당장 현금이 부족한 사람은 대출을 받아 투자하고 있다.


최근 이런 이유로 한 달 전에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시작한 40대 직장인 A씨의 '빚투' 사례는 참고해볼 만하다. A씨도 이른바 동학개미다.


A씨는 주거래은행을 통해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그동안 월급이체, 퇴직연금, 개인퇴직연금(IRP) 등을 개설했던 터라 높은 우대금리를 받아 연 2% 중반대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았다. 주식투자가 목적이었다. 돈을 모은 뒤 대출 없이 장기투자하면 마음도 편하겠지만 지금 상승장을 놓치는 게 아까웠다. 처음 시작할 때는 증권사 직원조차 대출을 받아 주식투자 하는 것을 말렸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선택이라 믿고 있다.


A씨는 “예전 같으면 이자부담에 주가 하락이 염려됐으나 증시가 아직 전고점을 넘지 못했고, 또 유동성 확대는 계속될 가능성이 커 주식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식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자기자본이 아닌 대출을 받아 하는 데다 이미 과거에 3번의 주식투자 실패 경험이 있어 위험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투자종목 선정도 대기업, 바이오, 소재·부품 등 코스피와 코스닥에 걸쳐 5개 종목으로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역시나 한꺼번에 전부 오르는 경우는 없었다. 안정성과 수익성 밸런스를 가진 종목을 찾다보니 한 번에 상한가를 칠 것을 기대하진 않았다. 대신 전체 장세가 나빠져 급락하지 않는 한 큰 위험은 없어 보였다. 설령 손실이 나도 1년 단위로 신용대출을 연장할 수 있으니 금리 부담만 지면 계속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A씨는 밝혔다.


다행히 초반 상승장 덕분에 5% 가량 수익이 나면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수익이 크게 난 한 종목은 차익실현을 하고 다른 종목으로 교체를 했다. 하지만 단기 차익 거래보다는 중장기 관점으로 종목을 선택하고 있다. 대출을 받아 투자한다고 당장 눈 앞의 큰 이익이나 성급한 결정을 하면 큰 손해를 입는다는 것을 과거 경험을 통해 배웠기 때문이다.


A씨는 “대출금리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을 색안경을 끼고 볼 일만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현재 그가 투자한 5종목 중 2종목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3종목은 마이너스 상태다. 다만 이익이 난 종목이 큰 수익률을 내면서 전체적으로는 이익을 보고 있다며 “현재까지 약 10% 올랐다”고 귀띔했다.



전통적인 은행예금 보유자들도 올해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다. 아직도 경제 위기는 지속되고 있어 현금이 곧 투자일 수도 있지만 초저금리 탓에 예금 자체가 가지는 매력이 많이 퇴색됐다. 이자수익만 바라보는 것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투기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며 사회적 정당성도 잃고 있다.


이런 대내외적 경제 환경 변화로 다양한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금은 역대 가장 싼 대출비용으로 주식투자에 도전해 볼 만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늘리면서 급락했던 증시는 상승세로 곧 돌아섰다. 금융 완화가 실물 경제 침체를 넘어선 것이다. 이로 인해 올해는 ‘동학개미운동’이 경기부양과 수익창출이라는 결과를 동시에 낳는 성공스토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예금만으로 구성된 퇴직연금을 리밸런싱해 펀드를 편입하거나 금펀드, 새롭게 등장한 음원 저작권 투자 같은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금조달 방법을 세우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안정적인 예금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때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판단이 맞는지에 따라 개인의 이득차가 좌우된다. 다만 아무것도 안하면 얻는 것도 없는 시대라는 것은 분명하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8월 18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머니투데이


실탄 끌어모으는 '동학개미' 여파... 가계빚 1637조원 '사상최대'


    올해 2분기 가계 빚이 1637조원으로 웃돌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차입금을 조달해 주식을 사들이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동학개미 운동'이 작용한 결과다. 가계부채의 증가속도가 소득의 증가속도보다 빠른 만큼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빚, 2분기에만 26조원 늘어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0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치)’을 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2760억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25조8700억원(증가율 1.6%)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올 1분기(11조1149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며, 지난해 4분기(27조8000억원) 후 가장 컸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의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으로 가계부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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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신용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16조8259억원, 3분기 15조8136억원에서 4분기 27조7520억원을 뛰었다. 올해 1분기에 재차 11조1149억원으로 10조원대로 내려갔지만 2분기에 20조원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올 2분기 말 1545조7162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3조8838억원(증가율 1.57%) 늘었다. 2017년 4분기(28조7051억원) 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대출이 2년 새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주식과 부동산을 사들이려는 가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주식·부동산에 꽂힌 가계

주식담보대출을 비롯한 증권사의 가계대출(신용공여)은 올 2분기 말 2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9000억원(증가율 35.9%) 늘었다.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빚으로 실탄을 모은 '동학개미'가 등장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19일 연중 최저점(1457.64)을 기록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현재는 2400선을 맴돌고 있다. 지난 6월 23~24일 SK바이오팜 기업공개를 위한 일반 청약 과정에서 31조원 규모의 청약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이처럼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 데 따른 결과다. 정부가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부동산 대출 규제망을 촘촘하게 짰다. 은행의 평균예금 금리는 사상 처음 연 0%대로 떨어졌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6월 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전달에 비해 0.18%포인트 내린 연 0.89%를 기록했다.




전체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도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은 873조290억원으로 14조8090억원 늘었다. 증가폭이 1분기(15조347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분기별 증가폭이 4조~12조원에 달했던 2017~2018년에 비해서는 컸다. 신용카드 할부액을 비롯한 판매신용 잔액이 9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2조원 늘었다. 올 1분기에 판매신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계가 소비활동을 자제하면서 6조1000억원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소득 대비 육중한 가계부채

전문가들은 가계 빚 규모가 소득에 견줘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빚 비중은 2015년 72.6%에 불과했지만 2016년 77.1%, 2017년 79%, 2018년 81%, 2019년 83.4%로 치솟았다. 올해 2분기는 85%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가계의 소득이 줄어든 데다 주식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가계부채 부실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불어나는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경우 금융시스템 건전성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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