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주체 제각각 전국 1만여 댐은 안전한가


[사설]섬진강댐 방류량 말바꾼 水公, 전국 1만여 댐은 안전한가


     7, 8일 이틀간 폭우로 전북 남원과 전남 곡성 구례 등이 물바다가 됐을 때 섬진강댐이 한계를 초과한 수량을 방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아일보가 어제 확인한 한국수자원공사(수공) 자료에 따르면 섬진강댐은 8일 한때 초당 1876.52t을 방류해 댐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계 기준인 계획방류량(초당 1868t)을 초과했다. 1965년 준공 이후 처음이다.

전국 1만5천개 댐, 관리주체 제각각
전면 통합 점검 받아야

(에스앤에스편집자주)

8일 낮 12시 50분께 남원시 금지면 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100여m가 붕괴해 주변이 물로 가득 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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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 측은 섬진강댐이 계획방류량을 넘겼다는 지적이 나오자 11일 “총방류량에 섬진강 본류가 아닌 동진강으로 흘러간 물이 포함돼 넘은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사실은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공 내부 자료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부터 4시 10분 사이에는 동진강으로 흘러갔다는 초당 방류량은 불과 1t에도 못 미쳤고, 이를 제외하더라도 최대 방류량이 기준치보다 8t을 넘어섰다. 수공이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말을 바꿨다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된 가운데 폭우가 쏟아졌지만 댐에 물이 가득 찰 때까지 방치한 것이다. 8일 섬진강댐 수위가 댐이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뜻하는 계획홍수위 197.7m를 1m 앞두고서야 수문을 최대치로 개방했다. 홍수경보 발령 시 수위를 미리 낮추는 예비방류를 안 해서 생긴 인재(人災)였는지 따져봐야 한다. 전북 진안 용담댐도 저수율이 홍수기 제한수위인 85.3%를 넘었는데도 4일간 방치하다가 댐이 가득 찬 뒤에야 방류량을 늘려 금산지역 인삼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국에 1만1500여 개의 댐이 있지만 관리 주체는 제각각이다. 섬진강댐도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수공이 생활용수를 각각 관리하고 있다. 만수위를 채운 뒤에야 방류하는 댐이 유달리 많아진 것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관리체계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국의 댐을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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