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아버지, 경찰에 사살" 韓人 첫 NASA 우주인의 고백

 

올 1월 NASA 화성 탐사 우주인 된 조니 김
아버지에게 학대 당했던 어린 시절 고백


     올초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화성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투입될 우주비행사 11명 중 한 명으로 선발돼 화제가 됐던, 한국계 의사 출신 조니 김(36)씨가 아버지에게 학대받았던 어린 시절을 팟캐스트에서 고백했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는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팟캐스트에 출연한 조니 김씨 /유튜브 캡처

조니 김씨는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 요원에서 하버드 의대로 진학했고, 이후 NASA의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젊은 한국계 미국인의 표상 중 하나로 꼽혔다.

 


지난 3월 미국 온라인 방송 ‘조코 팟캐스트(Jocko podcast)’에 출연한 김씨는 “나는 아버지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가 한 학대를 용서했다”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자신이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실’에 지원했던 이유에 대해 “(내가)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고 조국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라며 “내 정체성을 찾고 (아버지로부터) 내 동생과 어머니를 보호하기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1980년대 초반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이민 온 김씨의 아버지는 LA에서 주류 판매점을 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인간에 내재된) 악마들을 다룰 정신적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아버지의 언어적 육체적 학대는 주로 어머니를 향했고, 나는 어렸을 적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항상 잠이 드는 것이 무서웠다”고 했다.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을 거쳐, 하버드 의대로 이후 NASA 우주인이 된 조니 김씨 /트위터 캡처


김씨는 “그건 순진한 생각이었지만, 나는 어머니에게 ‘네이비실이 되면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자신이 강해져야 아버지로부터 어머지와 동생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고교 성적표에서 대부분 A를 받았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입대한 이유다.

문제는 그가 입대를 앞두고 있던 2002년 2월21일에 터졌다. 아버지의 학대가 계속됐을 때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식사만 차려주고 잠은 다른 곳에서 자곤 했다. 당시에도 어머니는 아버지를 피해 잠시 다른 곳에 머무르고 있었다. 김씨는 “이날 낮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에게서 위스키 냄새가 났고 매우 취해있었다”며 “이번엔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고 했다.

아버지는 갑자기 김씨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뒤 최루액을 얼굴에 뿌렸고, 뒤이어 부엌에서는 어머니가 “아버지가 총을 가졌다”고 말하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버지를 막으려 했지만, 아버지는 아령을 들어 김씨의 머리를 내리찍기도 했다. 그는 “63kg의 아이가 (아버지를) 이길 수는 없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허공에 대고 총을 쏘기도 했지만, 결국 김씨와 어머니를 쏘지는 않았다. 이후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김씨는 아버지에게 “그냥 도망가세요. 뛰어요”라고 말했고, 아버지는 뒷문으로 도망갔다. 그러나 김씨는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놓여졌던 가구가 움직여진 것을 발견했다. 김씨는 경찰에게 “아버지가 아직 집에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이었다. 경찰은 다락방으로 올라갔고 이후 총성이 들렸다. 김씨는 “아버지가 숨졌다”며 “나는 그날을 너무 생생히 기억한다”고 했다.

이후 해군에 입대한 김씨는 두 차례 중동에 파병돼 저격수와 척후병, 의무병 등으로 100회가 넘는 전투에 참여했다. 그는 전투에 뛰어난 활약으로 은성훈장(Silver star)과 동성훈장(Bronze star medal) 등 4개의 훈포장을 받았다. 은성훈장은 군인에게 수여되는 최고 훈장 중 하나로 미국에선 이 훈장을 받으면 전쟁영웅으로 여겨진다. 김씨는 군생활을 마친뒤 샌디에이고대학 수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하버드 의대에 진학해 2016년 졸업했다.

군사전문매채 SOFREP에 나온 저격수 훈련을 받고 있는 조니 김씨의 모습 /SOFREP 캡처

 

그러나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버드 의대를 거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응급실과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등에서 레지던트로 일하던 그는 1600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NASA 우주비행사로 선발됐다. 함께 선발된 11명의 동료들과 김 씨는 달과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2024년경 시작될 이 프로젝트는 인류의 우주탐사 역사를 다시 쓸 것으로 기대된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네이비실 출신에 하버드 의대까지 졸업했지만 자신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평범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스로를 독살하는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고 만족을 미루는 것이 내가할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 그는 “나쁜 카드를 가지고 태어날 수 있지만, 당신에겐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선택권과 힘이 있다”고도 했다.
국제워싱턴=조의준 특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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