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 대통령 사저용 부지, 농사 안짓는 농지 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할 목적으로 지난 4월 매입한 경남 양산 사저 부지 중 일부가 농지인 것으로 5일 드러났다.


양산시 하북면에 지난 4월 매입

농업경영계획서 쓰고 농지 취득

청와대 “휴경 신고 이미 돼있을 것”

통합당 “휴경 상태면 농지법 위반”


국회의원·대선후보·당대표 지내

청와대 “휴가 등 틈틈이 밭 일궈”

농지 취득 서류는 대리인이 작성

농식품부 “농지인데 휴경 상태라면

부정 취득 인정돼 처분 의무 생겨”

 

   미래통합당 안병길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이 관계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른 것이다. 안 의원은 “농지를 취득한 이후 예외적 사유 없이 휴경(休耕) 상태라면 농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농지를 취득하려고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도 허위로 작성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를 대비해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일대에 마련한 사저 부지. [뉴시스]

 

청와대와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와 대통령 경호처는 지난 4월 29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313번지와 363-2~6번지 일대 3860㎡ 땅을 샀다. 또 부지 내 2층짜리 단독주택(1층 87.3㎡, 2층 22.32㎡)도 함께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10억여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이 해당 부지의 등기부등본과 토지대장 등을 확인한 결과, 이 가운데 363-4번지 토지 1871㎡(566평)가 농지(지목: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땅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분 절반씩 공동명의로 취득했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사무소가 안 의원실에 제출한 농지취득자격증명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 부부는 이 땅에서 유실수(과일 생산 목적의 나무) 등을 재배하겠다며 ‘농업 경영’의 목적으로 농지를 샀다.

 

농지법 제6조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 또 농지법상 ‘자경’은 “농업인이 소유 농지에서 농작물 경작 또는 다년생 식물 재배에 상시 종사하거나 농작업(農作業)의 2분의 1 이상을 자기의 노동력으로 경작 또는 재배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농업인’은 ▶1000㎡ 이상 농지에서 농작물 등을 재배하거나 ▶1년 중 90일 이상을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 ▶농업 경영을 통한 농산물 연간 판매액이 120만원 이상인 사람 등이다.


여기엔 일부 농지(지산리 363-4)가 포함됐다. [중앙포토]

 

안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의 사저 부지를 답사했다. 울타리 안쪽으로 보이는 해당 농지에서 경작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 ‘11년간 자경’ 기재 … 야당 “농사지을 시간 있었나”

중앙일보가 농지 취득자가 문 대통령 부부임을 밝히지 않고 해당 사례를 문의하자 관련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지인데 현재 휴경을 하고 있으면 농지를 부정하게 취득한 것으로 인정돼 농지 처분 의무가 발생하는 등 벌칙이 부과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산리) 사저 부지에 농지가 일부 혼재됐다. 지금은 어느 정도로 사저를 설계할지 구상하는 단계”라며 “구상하면서 (농지가) 겹치면 그 구역은 일부 형질 변경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 구입 과정에서) 모든 법 절차를 다 지켰다. 지자체의 승인도 다 받았다”며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별한 과정이나 절차를 거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휴경 상태인 점에 대해선 “휴경 신고를 하면 된다. 당연히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지법상 휴경 신고 조항은 없다. 다만 휴경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농지처분 의무가 면제될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선거에 따른 공직 취임’이다. 이 경우에도 취임 전 취득한 농지에 해당된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취임 후 3년 가까이 지나 구입한 지산리 농지에 적용될 수 없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농지취득자격증명신청서를 내면서 ‘농업경영계획서’도 제출했는데 ‘본인’의 영농 경력이 11년이라고 기재했다. [중앙포토]


안 의원은 또 문 대통령 부부가 농지를 취득하기 위해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의 허위 작성 의혹도 제기했다. 안 의원실이 하북면사무소로부터 제출받은 농업경영계획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영농 경력은 11년으로, 김정숙 여사의 영농 경력은 0년으로 기재돼 있다. 또 문 대통령은 2009년 매입한 양산시 매곡동의 현재 사저 부지 안에 ‘논(畓)’으로 설정된 76㎡(3개 필지)에서 유실수 등을 ‘자경’해 왔다고 신고했다. 해당 계획서는 문 대통령 부부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이 작성했다.




안 의원은 “문 대통령이 2009년 매곡동 사저를 사들인 이후 현재까지 농사를 지은 것으로 합산해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부터 현재까지 문 대통령은 국회의원과 대선후보, 당대표 등을 거치면서 자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대통령의 영농 경력이 언제부터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 청와대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 매곡동 사저에서 문 대통령이) 틈틈이 밭을 일궜다. 휴가 때 내려가면 한다. (김정숙) 여사도 밭을 가꾸곤 했다”고 해명했다.


농식품부, 전국 농지 실태조사

농식품부는 불법으로 농지를 소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농업인과 농업법인을 대상으로 ‘2020년 전국 농지 이용 실태조사’를 시작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정당한 사유 없이 농지를 농업에 이용하지 않거나, 불법으로 임대한 사실이 확인되면 청문 절차 등을 거쳐 농지 처분 의무를 부과한다. 헌법의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에 따르면 농지는 직접 농업 경영을 하는 농업인과 농업법인만이 소유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11월 30일까지 전국 26만7000ha(178만 필지)의 농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최근 5년 내 신규 취득 농지 등이 대상이다. 올해 6월 30일까지 취득한 농지가 대상이라 문 대통령 부부가 사저 부지로 취득한 농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불법 농지에 정부의 처분 의무가 부과되면 농지 소유자는 1년 안으로 해당 농지를 처분하거나 직접 경작해야 한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시장·군수 등이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처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처분 명령도 거부할 경우 해당 농지 공시지가의 20%인 이행강제금을 농지를 처분할 때까지 매년 부과할 수도 있다.

강태화·김기정·김남준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케이콘텐츠

Posted by engi, conpaper Engi-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