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3040...그리고 20대까지..."난 평생 전세난민으로 떠돌아야 하나"


"평생 전세난민" "절망감만 가득" "기대한 내가 바보"… 3040 폭발


[민심 들끓는 부동산] [21번의 실패] 

분노하는 3040


    서울에서 맞벌이하는 결혼 2년 차 직장인 이모(39)씨에게 아파트 청약은 '그림의 떡'이다. 낮은 청약 가점(32점) 때문에 일반 공급 당첨은 거의 불가능하고, 생애 최초 특별공급은 '월 555만원 이하'라는 소득 기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넣어 볼 수조차 없다. 8월 전세 만료를 앞둔 집주인은 전셋값 1억1000만원 인상을 통보해 왔다. 이씨는 "무주택자 지원도 못 받고, 물려받은 돈도 없어 절망감만 밀려온다"고 했다.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신혼부부 등 생애 최초 구입자 주택 공급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지만 30·40대 실수요자 사이에선 "지금까지도 똑같은 말을 해온 정부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수저 자녀에게만 유리한 특별공급"

정부는 현재 국민주택에만 적용되는 '생애 최초 특별공급'(특공)을 민영주택으로 확대하고, 신혼부부 물량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특공은 맞벌이 3인 가족이라면 생애 최초는 월 555만원, 신혼특공은 월 722만원보다 적게 벌어야 신청 가능하다. 2018년 기준 대·중견기업 평균 월급이 501만원, 중소기업 평균이 231만원이어서 부부 중 한 명만 대기업을 다니면 특공 신청이 어렵다. "대기업 맞벌이보다 금수저 무직 부부가 유리하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청약에 당첨된다 해도 자금 마련 길이 막혀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평)당 2703만원으로, 25평형(공급면적)이 6억7575만원에 달하는데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에서 주택담보대출은 집값의 40%까지만 나온다. 분양가 6억원짜리 아파트에 당첨돼도 3억6000만원은 알아서 마련해야 한다. 결혼 5년 차인 정모(33)씨는 "아이가 둘이라 당첨 가능성은 있지만 돈을 마련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문 대통령은 생애 최초 구입자 세금 완화도 지시했다. 현재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중 신혼부부에게 취득세 50%를 감면해준다. 앞으로 수도권 4억원 이하 주택, 연소득 5000만원 이하(외벌이) 같은 조건이 완화될 수는 있겠지만 30·40 사이에선 "취득세 찔끔 감면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청년과 신혼부부만 '콕' 집어 언급한 데 대해 40대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40대 직장인은 "중·고생 자녀가 있는 40대의 내 집 마련이 더 시급하다"고 했다. 이날 부동산 관련 카페에선 "돈 없어 경기도로 밀려났지만 나도 서울 살고 싶다" "30대 표 받으려고 '쇼' 하냐" 같은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6억 이하 아파트가 없다

정부의 '중·저가 아파트' 기준이 요즘 아파트 시세를 반영하지 못해 주택 구입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2017년 말 서울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조사 대상의 57.5%에 달했지만, 올 5월에는 30.6%로 줄었다. 6억원은 서민·중산층 실수요자가 집을 살 때 많이 이용하는 '보금자리론(최대 LTV 70%, 3억원까지 대출)'의 기준이다. 현재 서울의 4억원 이하 아파트는 11.2%, 3억원 이하 아파트는 3.48%에 불과하다.




전셋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9148만원으로 지난 1년 새 3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작년 5월부터 14개월 연속 상승이다. 전세는 당장의 주거 문제라 서민에게 미치는 피해가 크다. 노태우 정부 초기엔 서울 집값은 물론 전셋값도 2년 동안 40% 폭등하며 곳곳에서 자살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정부는 '200만호 주택 건설 계획'을 실행했고, 폭등하던 전셋값이 잡혔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정부가 30대 등 특정 연령에 혜택을 늘린다 해도 여기서 소외된 다른 계층, 다른 세대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공급을 늘리고, 실수요자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데, 정부가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성유진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4/20200704001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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