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동 건 `목동`...돈 되는 단지는?


재건축 시동 건 `목동`…노른자는 5·7단지, 가성비는 11·12단지


    최근 부동산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 중 하나는 서울 양천구 목동이다.


지난 12일 목동 6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지 34년 만에 재건축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2만6629가구가 몰려 있는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 중 처음이다. 나머지 목동 단지들도 동시다발적으로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어 목동 일대에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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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개동에 달하는 이곳 초대형 단지는 초등학교 10개, 중학교 6개를 끼고 양천구를 넘어 서울 서남권 주택시장을 대표한다. 강력한 학원가를 강점으로 내세워 서울 영등포·여의도는 물론 인천 부천 안산 광명 김포 등 수도권 서부 지역 상류층이 좀 더 나은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을 찾아 들어왔다. 저층(5층) 아파트와 중·고층(15~20층) 아파트가 섞여 있어 14개 단지 용적률이 대부분 110~140%대로,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재건축 사업성이 우수한 편이다. 3종 주거지역은 재건축을 진행하면서 250%까지 용적률을 올릴 수 있으니 2배 이상 공간 확대가 가능한 셈이다. `실거주 가치`와 `투자 가치`를 동시에 노리는 사람들이 목동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1단지부터 14단지는 시공사와 평면, 조경이 모두 다르다. 행정구역은 1단지부터 7단지까지가 목동이고, 8단지부터 14단지는 신정동이다. 지하철 5호선이 지나는 오목로를 경계선으로 목동에 위치한 단지는 `앞단지`라 부르고, 신정동에 위치한 단지는 `뒷단지`라 부른다. 지금까지는 학군이나 학원 쪽에서 우위에 있는 앞단지가 시세를 이끌었는데 재건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뒷단지가 많이 따라왔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목동1단지는 9호선 신목동역 역세권이다. 걸어서 5~15분 거리라 지하철 접근성이 좋지 않은 목동에선 가장 큰 장점을 지닌 셈이다. 안양천길, 서부간선도로, 올림픽대로 접근도 편리하다. 다만 인근 목동 열병합발전소의 소음과 환경 유해성에 대한 우려는 늘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단점 때문에 목동 14개 단지 중에선 선호도가 하위권이었지만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열병합발전소 때문에 난방비 할인 혜택 등을 받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2·3단지는 전통적으로 목동에서도 알아주는 단지였다. 파리공원이 인접해 있고 월촌초, 월촌중, 영도초, 신목중 등 목동에서도 유명 학교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인근 근린상가에 목동 중심 학원가도 조성돼 있어 걸어서 접근이 가능하다.


목동1~3단지는 2종 전용주거지역이었기 때문에 재건축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많았다. 최고 용적률을 200%까지 받을 수 있어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03년 양천구가 종 세분화 과정에서 다른 단지와 차별점이 없었는데도 3개 단지만 2종 주거지로 지정받아 주민 불만이 매우 컸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이들을 3종으로 상향하는 용도지역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큰 문제는 해결됐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목동1~3단지는 이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추가로 짓는 아파트(5100여 가구)의 약 20%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내놔야 한다.


4·5단지는 북쪽으로 목동 중심학원가, 남쪽으로 현대백화점 목동점 및 CGV, 행복한백화점, 교보문고 등이 밀집한 중심상업지구와 모두 가깝다. 5단지는 용적률이 117%로 목동 14개 단지 중에서 가장 낮다. 다른 지역과 맞붙은 1~4단지와 달리 동서남북 사면이 모두 목동 택지지구로만 둘러싸여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사실상 7단지와 함께 목동 아파트 시세를 이끌었던 단지라 할 수 있다. 최근 1차 안전진단을 통과해 2차(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4단지는 1382가구로 목동에선 소형 단지로 분류된다. 이곳은 단지 남측으로 경인고속도로가 지나가는데 최근 이를 지하화하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방음벽이 걷히고 공원이 조성되면 7단지·홈플러스와 4단지를 단절시켰던 동선이 살아나는 셈이라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들은 평면 공원을 원하는 반면 서울시는 3m 높이 덮개공원을 계획 중이라 갈등 요소가 있는 점은 부담이다.


6단지는 용적률이 139.08%로 목동 아파트 중에선 떨어지지만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하면서 재건축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이 단지는 이대목동병원과 경인초, 양정중·고가 붙어 있고 일부 가구는 재건축 설계에 따라 안양천 조망도 가능하다. 학세권, 병세권, 강세권 등 이른바 `3세권` 입지라 실거주 가치가 꽤 높다는 평가다.


7단지는 목동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인 목동오거리, 5호선 오목교역·목동역에 접해 있다. 단지 규모가 2550가구로 목동 14개 단지 중에서 둘째로 큰 데다 용적률도 124.76%로 우수하다. 최고 평형이 35평이라 과거엔 주목받지 못했지만 단지 주변에 하이페리온 1·2차와 트라팰리스 등 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701~715동까지는 목운초, 716~734동은 서정초에 진학한다. 입지나 재건축 사업성 측면에서 뛰어나 목동 아파트 중 `랜드마크`로 꼽힌다.


목동 8단지는 저층 아파트 없이 중·고층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7단지와 마찬가지로 현대백화점, 이마트, 홈플러스, 목동예술인센터 등 오목교역 일대에 집중된 편의시설을 이용하기가 상당히 편한 입지다. 진명여고가 걸어서 접근 가능하다. 최근 1차 안전진단 선정업체와 계약을 취소하는 사건이 조금 있었지만 예비 안전진단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9단지 아파트는 서울남부지검, 남부지법을 끼고 있어 목동에선 `법조단지`로 불린다. 6단지 다음으로 재건축 속도가 빠르며 2차 안전진단(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30가구로 이른바 `뒷단지` 중에선 중심 역할을 하던 곳이기 때문에 기대감이 높다.




9단지 옆에 붙은 10단지는 2호선 지선 신정네거리역이 동별 위치에 따라 5~10분이면 걸어서 접근 가능하다. 신서초, 양명초 등이 주변에 있고 2160가구 대단지다.


목동11단지와 12단지는 목동 신시가지 단지 중 가장 외곽에 있다. 실질적으로 생활권이 구로구 고척동에 가까운 데다 김포공항을 오가는 비행기 소음이 있어 동일 평형 기준 아파트 가격이 다른 단지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5년 9·2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된 후 분위기가 완전 바뀌었다. 매매가격은 저렴한데 대지 지분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이다. 실제로 11단지와 12단지는 27평(공급평형) 기준 대지 지분이 각각 70.6㎡와 67.3㎡로 14개 단지 중에서 1·2위다. 20·27평 등 소형 평형만 있는 점도 시세에 눌림목으로 작용했지만 주민들 의견 모으기가 쉬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강점으로 작용한다.


13·14단지는 2호선 지선 양천구청역이 가깝다. 14단지는 목동 아파트 중에선 유일하게 3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다. 일부 가구는 재건축 이후 안양천 조망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3단지 역시 2280가구로 규모가 크다. 두 개 단지는 오목교역에 접근하기 쉽지만 신정교 방향에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이면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에서도 가깝다.


스페셜 리포트로 게재된 기사 내용은 매부리TV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목동6단지 등을 직접 방문하고 14개 단지 특징을 집중 분석했다.




6·17 규제로 안전진단은 먹구름…멀리 봤을땐 투자가치 높아


2030년 목동은

경전철 목동선·차로 확장 추진

가구수도 2.6만→5.3만 `쑥`

공원도 2배로…쾌적성 높여


목동은 지금도 택시기사들이 별로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 곳 중 하나다. 4~6차로 일방통행도로가 곳곳에 깔려 있어 집을 찾아가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목동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광역차도 일방통행`은 처음 이곳을 둘러본 외지인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2018년 양천구청이 수립한 `서울 목동지구 지구단위계획안`엔 일방통행 방식을 유지했다. 앞으로 개발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은 있지만 목동 특유의 도로체계 특징은 남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재건축 이후 교통량 증가를 감안해 주요 도로 폭을 넓힐 계획이다. 현재 4차로인 목동아파트 일방통행도로를 5차로로 만들고 주변 도로인 목동중앙로, 중앙로32길, 목동로8길 등도 각각 1개 차로씩 확장할 계획이다.


목동 지구단위계획은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아파트가 재건축할 경우 현재의 2배가량인 5만3375가구까지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공원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넓어진다. 목동지구를 관통하고 있는 국회대로를 지하화하고 상부에는 가로공원을 조성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목동 아파트의 단점으로 꼽히는 지하철 접근성을 보완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을 발표하면서 목동선을 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신월동~당산역 10.87㎞ 구간에 12개 정거장이 설치되는데 화곡로입구교차로, 신트리공원, 오목교역, 한가람고교, 당산역 등을 경유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목동 재건축과 개발계획이 초창기 단계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재건축은 안전진단을 통과해도 정비구역 지정, 추진위·조합 구성, 사업시행·관리처분 등 각종 인허가와 분양 과정 등을 거쳐야 한다. 고준석 동국대 교수는 "안전진단부터 새 아파트 입주까지 `걸림돌` 하나 없이 순탄하게 진행된다고 가정했을 때도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안전진단 다음 단계인 정비구역 지정부터 문제다. 이를 위해선 목동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해야 하는데 서울시는 부동산 가격 추이를 살펴보고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결정 짓겠다는 생각이다.




각종 재건축 관련 규제도 걸림돌이다. 당장 6·17 대책에서 목동을 타깃으로 하는 규제가 쏟아졌다. 그동안 지자체 소관이었던 1차 안전진단 용역업체 선정·관리를 시도지사에게 넘기고, 2차 안전진단(공공기관 적정성 검사)에 현장조사를 반드시 포함시켰다. 자문 과정에서 총점을 비공개로 해 자문위원들의 독립적 판단을 보장한다는 조항도 끼워 넣었다. 6단지를 제외한 목동 아파트가 곧바로 영향권에 들어간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사업장에서 조합원 분양 신청 시까지 2년 이상 거주한 경우만 분양 신청을 허용한 점도 부담이다. 올해 12월 법 개정을 마치기 전까지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적용되는데 목동은 `100%` 걸리는 조항이다.


목동 아파트가 실거주 여건이 다른 재건축 아파트보다 좋다지만 투자자들이 접근할 때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합 설립 이후에도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규제가 겹겹이 쌓여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실거주할 목적이 아니라면 섣불리 매수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함영진 직방 부동산랩장은 "장기간 실거주하면서 투자 가치도 노린다는 생각으로 목동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최소 10년 정도는 내다보고 매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동우 부동산 전문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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