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공기관 수십조원, 주식·채권시장으로 들어간다


[단독] 지자체·공기관, 현금으로 쌓아둔 수십조원 주식·채권에 투자한다


국가재정법 개정해 ‘연기금 투자풀’에 포함 추진

 

   정부가 연기금 투자풀 가입대상을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으로 확대한다.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으로 갖고 있어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잉여금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자체와 공공기관 잉여금은 수십조원에 달한다. 연기금 투자풀은 전문적인 자산운용조직을 갖추지 못한 연기금이 가지고 있는 여윳돈을 금융 시장의 ‘선수’인 자산운용사에 맡겨 돈을 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지난 2001년 도입됐다.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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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연기금 투자풀에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여유 기금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연기금 투자풀에는 국가가 설치한 기금의 여유자금만 포함된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하반기 내 관련 법을 개정해 연기금 투자풀 대상을 공공기관과 지자체 여유자금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올해 4월 말 현재 연기금 투자풀의 설정액 기준 평잔은 25조2741억원이다. 연초부터 4월 말까지 수익률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이 각각 -11.91%, -11.21%였고 국내채권은 2.87%, MMF는 1.40%이었다. 현재 62개 기금이 연기금 투자풀에 가입돼 있다.


정부가 연기금 투자풀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수십조원에 달하는 전국 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여유 자금 상당액이 현금과 현금성 자산으로 보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성 자산이란 현금·수표를 비롯해, 당좌예금 등 3개월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뜻한다. 잉여금 대부분이 단기적인 현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형태로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잉여금 관리의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간 연기금 투자풀 운용 규모 추이./2020년도 4월 연기금투자풀 월간성과평가보고서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연기금 투자풀을 통한 지자체 여유재원 효율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결산 기준 69조원에 이르는 지방정부의 잉여금이 절반 가까이 현금성 자산으로 보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와 서울 지역 기초단체는 전체 잉여금 7조5000억원 가운데 3조1000억원(42%)을, 경기도와 경기 지역 기초단체는 18조1000억원 가운데 6조6000억원(37%)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연기금 투자풀은 현재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복수 주간 운용사를 맡고 있다. 올해 4월 말 현재 삼성자산운용이 16조7858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8조4883억원을 운용 중이다. 올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계약이 만료된다. 유형별 순자산 비중은 국내 채권이 35.6%, MMF가 32.7%, 혼합형이 27.9% 순으로 많았고, 그 외 해외주식(1.7%), 국내주식(1.2%), 해외채권(0.4%)도 1% 안팎의 비중을 차지했다.

세종=이민아 기자 세종=최효정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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