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억 대한항공 송현동땅 서울시 공원화에 `응찰자 0`...왜? l 서울시, 대한항공에 매입 재협의 요청


서울시 공원화에…대한항공 송현동땅 `응찰자 0`


"인허가권 쥔 市 매입 나서니

누구도 선뜻 입찰 참여못해"

`사유재산 매각방해` 비판나와

노조도 "매각 발목잡나"성토


승무원 최대 1년 첫 무급휴직


    도심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용지가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지난 2월 대한항공이 매각을 결정한 이후 4개월 만에 진행된 입찰에서 단 한 명의 응찰자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일찌감치 해당 용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히고 나선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정상적인 사유재산 매각을 사실상 서울시가 가로막은 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한항공 송현동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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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인 삼정KPMG와 삼성증권이 지난 10일 오후 마감한 예비입찰에는 아무도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송현동 용지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남은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아 왔다. 매각 발표 이후 일부 원매자가 관심을 보이면서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 이번 입찰 전까지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잠재 인수 후보는 15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송현동 용지 매각의 핵심은 개발 가능 여부"라며 "개발 인허가권이 있는 서울시가 이 용지를 사들여 공원화한다고 하니 누구도 선뜻 응찰에 나서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입찰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려던 대한항공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서울시는 송현동 용지의 공원화 계획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지난달 27일에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북촌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이 용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다. 이달 초에는 송현동 용지 보상비로 4671억3300만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누어 지급하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이 계획안이 확정되면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서울시의 공원화 추진이 진행된다. 이 경우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계약금 납입이 이뤄질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매각대금이 빨리 지급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시가 급한 대한항공은 난감해하고 있다. 앞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 자본 확충을 요구했다. 그러자 대한항공은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송현동 용지와 인천 을왕리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날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 뒤 시세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제시했다"며 "그 대금조차 2년에 나눠 지불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서울시의) 결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대한항공 노동자가 뼈를 깎는 고통으로 생존권을 사수하는 모습은 안중에도 없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발목을 잡지 말고 정당한 경쟁입찰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은 오는 17일까지 만 2년 이상 근속한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휴직기간은 다음달 1일부터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이다. 이처럼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장기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다수 항공편이 이미 운휴하고 있는 데다 당분간 여객 수요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과 올 3월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단기 희망휴직을 실시했다.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서울시, 대한항공에 송현동 부지 매입협의 재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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