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공기-양수 하이브리드 발전' 대규모 에너지저장시스템 '주목' ㅣ 공기를 압축하여 에너지를 만든다


'압축공기-양수 하이브리드 발전시스템' 전기 수요지 인근 대규모 에너지저장시스템 '주목'


    정부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일 경우 예상되는 문제는 비용증가, 전기공급의 불안정성 등이다. 


가격과 안정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팽팽하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으로 전력공급 안정성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비용과 안정화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논의되는 것이 양수다. 


백두산 천지를 떠올리게 하는 호명호수. 호명호수는 청평 양수발전소의 상부 저수지 역할을 하는 인공 호수이다. 이곳에선 청평호가 내려다보여 ‘2층 호수’ 같은 느낌을 준다. /가평군 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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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은 장기간 에너지 저장이 가능해 일단 장점이 충분하다. 국내에서 청평, 삼랑진 등 7기의 양수발전소가 이미 운용 중이며 정부는 향후 3기의 양수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양수발전은 야간에 상부저수지로 양수 저장하고 주간에 수차를 돌려 발전하는 방식으로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h = 300 ~ 800m)한다. 최대 출력이 5000MW에 달하며 높은 효율과 (84%) 짧은 기동시간(3분 이내)으로 대용량 에너지 저장분야의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양수발전도 석탄, LNG 등 화석연료에 비해서는 발전단가가 비싸다.




발전 단가도 비교적 높은(500~4600$/kW) 반면 충분한 저수용량과 낙차를 확보하는 부지가 필요한데, 환경문제들이 걸림돌이 되면서 국내에서 더 이상의 부지를 찾기는 매우 어렵고 인·허가 및 건설기간이 과다(10년)하게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현재는 환경문제는 물론 건설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이 나오고 있다. 이중 압축공기 발전은 야간에 공기를 압축 저장하고 주간에 가스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방식으로 고압의 공기압(70기압)을 이용한다. 미국, 독일 등 소수의 국가에서 소규모로 운용 중이다. 이 방식은 발전단가가 비교적 낮으며(500 ~ 1500$/kW), 운전방식이 비교적 단순한 장점이 있다. 반면 출력(300 MW 이하)과 효율이 비교적 낮고(25~40 %) 부하변동 대비 기능이 낮으며(기동시간 20분), 효율 향상을 위해 추가 가열하는 경우 온실가스가 배출돼 환경성 문제 때문에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압축공기발전 시스템 개요도


현재 압축공기-양수 하이브리드 발전 시스템은 한전이 ‘KEPCO 2030’ 기술전략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청정 융복합 발전 등 8대 핵심 전략기술을 선정하고 출력 보정 기능한계와 이에 따른 계통사고의 가능성을 줄일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압축공기-양수 하이브리드 발전 <그림 참조> 은 야간 또는 전력 여유가 많은 시기에 공기를 압축 저장하고 주간 또는 전력의 여유가 없을 때 공기압을 가한 물로 수차를 돌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양수발전과 달리 높이차가 없이 압축된 공기의 운동에너지를 통해 높이차를 구현하며 높은 출력과 효율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발전에 필요한 시설을 지하화할 경우 부지 선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발전시설이 필요한 도심지 인근에도 대규모 에너지 저장시설의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유희덕 기자 yuhd@electimes.com 전기신문


공기를 압축하여 에너지를 만든다


신개념 압축공기 저장시설 개발


2013.6.7

   대관령이나 제주도 해안 등에는 상당한 양의 풍력 에너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전기로 바꿔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24시간 내내 같은 세기로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닐 뿐더러 가끔씩은 아예 바람이 멈추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력공급은 균형이 중요하다. 평소에 전기가 남아 돌더라도 정작 필요할 때 충분한 전력 예비량이 없다면 블랙아웃(black-out)이라는 사태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바로 이런 문제들이 신재생에너지가 미래 에너지의 총아로 등장하는 것을 막는 장애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압축공기 저장시설 프로세스 ⓒ한국암반공학회


따라서 전력공급의 균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해결책이 전력을 저장하는 방법이다. 저장방법에는 축전지나 초전도 저장(SMES) 등과 같이 전력의 형태로 저장하는 기술 외에도 위치에너지로 변환시켜 저장하는 양수발전과 압력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축공기 저장기술 등이 있다.




지하공간에 압축공기를 저장하는 기술

압축공기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방법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압축공기 저장시설이 실제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발전소가 아닌, 말 그대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창고 용도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경제성 및 효율성의 차원애서 널리 확대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이 신재생에너지의 하나인 풍력에너지와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압축공기 저장시설(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을 건설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타고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PNNL 연구진이 제안한 압축공기 에너지 저장 시설 ⓒPNNL


첨단기술 전문매체인 테크놀러지리뷰(Technologyreview)는 미 에너지부 소속의 태평양 북서부 국립연구소(PNNL,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과학자들이 압축공기를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다공성의 지하 암반지대에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테크놀러지리뷰는 연구진이 기존과는 다른 저장방식으로 과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대부분의 압축공기 저장시설이 암염 채광굴에 위치했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기술은 현무암 암석 사이의 빈 공간에 압축공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수발전과 유사한 압축공기 저장시설

바람을 포집하여 압축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압축공기 저장기술의 원리는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에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양수발전 방식과 유사하다. 물 대신 바람을 사용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바람은 대체로 낮보다 전력수요가 적은 야간에 많이 부는데, 이때 대형 공기 압축기를 이용하여 바람을 특정한 공간에 밀어 넣고 압축한다. 독일과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암염 채광굴에 압축공기 발전시설을 건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컬럼비아 힐스 지역의 압축공기 저장시설 ⓒPNNL


압축공기는 팽창하는 과정에서 온도를 떨어뜨리게 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에너지를 추출하는 과정은 효율성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암염동굴과 같은 장소에서는 약간의 압력 차이로도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공간이 압축공기 저장에 유리한 것이다.


이처럼 지하공간에 압축된 바람은 전력이 부족할 때 에너지로 재사용되는데, 저장고의 입구를 열고 내부를 가열하면 압력차에 의해 공기가 빠져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때 발생하는 열과 바람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바람을 압축공기 형태로 저장하는 과정과 이를 다시 에너지로 생산하는 과정은 수분 내에 이뤄지기 때문에 유실되는 에너지가 별로 없어 효율도 높은 편이다. 압축공기 저장기술은 공기를 지하로 밀어 넣을 때 사용한 전력의 80%를 다시 전력으로 재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공기를 활용한 전력생산 방법도 등장

PNNL의 과학자들이 추진하고 있는 압축공기 저장 연구는 현재 워싱턴 동부의 ‘컬럼비아 힐스(Columbia Hills)’와 ‘야키마 미네랄(Yakima Minerals)’이라 불리는 2개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


컬럼비아 힐스 지역은 인근에 천연가스 수송관이 있어 압축공기 발전의 최적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하 저장고에서 배출되는 압축 공기를 가열할 때 소량의 천연가스를 연소시키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야키마 미네랄은 천연가스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다른 종류의 압축공기 에너지 저장시설을 고안했는데, 바로 지열에너지(geothermal energy)를 사용하여 공기 압축기를 냉각시키는 냉각기에 동력을 공급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었다.




연구진은 “야키마 미네랄 지역의 압축공기 저장시설이 공기의 압축과 지열이라는 서로 다른 에너지원의 결합을 통해 해당 지역이 갖고 있는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고 개발한 가장 창조적인 시스템”이라고 자평하면서, 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다양한 지역에 적용할 수 있고 기존의 지열발전이 갖고 있는 한계까지 넘어서는 발전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액체공기 파일럿 설비 ⓒHPS


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들은 두 지역에서 행해진 연구에 대해 “앞으로 압축공기 발전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 도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필요할 때 즉시 전력을 생산하고 그 양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압축공기 저장시설의 발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압축공기와는 별도로 최근 들어 에너지 저장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방안으로 공기를 영하 200도까지 냉각하는 액화공기 기술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기가 필요하게 되면 액화공기를 다시 가열하여 스팀터빈 및 발전기를 구동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전기를 재생산할 수 있다.




현재 영국의 런던에 위치한 하이뷰 파워 스토리지(Highview Power Storage)사는 50억원 이상의 연구자금을 확보하여 스코틀랜드에 파일럿 설비를 건설했다. 이 설비는 액화공기를 사용하여 전기를 저장하는 용도에 활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외에도 액화공기는 저배출 자동차의 피스톤을 구동하는 데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래 객원기자 joonrae@naver.com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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