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대란 예고


서울 전세 숨가쁘게 오른다, 전세대란에 갭투자 유혹도


서울 아파트 매매 9주 하락 끝냈지만, 

전세가 떨쳐내기 역부족


    서울 전세가 상승률이 가파른 데다 공급 부족 문제도 가시화하면서 ‘전세 대란’과 갭투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7월 이후 벌써 48주 연속 오르며 매매가격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 3월 말 이후 내림세에 접어들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9주 만에 보합세를 보였지만 전세가 변동 추이를 따라잡지 못했다.


한국감정원이 4일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첫째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로 보합세에 접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3월말 내림세에 접어들어 8주 동안 하락하다가 5월 이후 하락 폭을 줄여왔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내림세를 멈춘 것은 강남3구다. 이 지역 매매가격이 6월 첫주 강남구(-0.08%->-0.03%), 서초구(-0.09%->-0.04%), 송파구(-0.04%-> 0.03%) 순서로 크게 내려갔다. 서울 거의 모든 자치구가 내림세였던 지난달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갔던 구로구(0.07%)와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를 등에 업은 동대문구(0.03%)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을 막았다.




매매가격이 간신히 보합세 전환에 성공한 반면 전세가는 더 가파르게 치솟았다. 6월 첫째 주 서울지역 전세가 변동률은 0.04%로 지난주(0.02%)보다 두 배로 올랐다. 서울 전세가는 4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0.01%에서 0.02%로 균등하게 오르는 중이었다.


2017년부터 이어진 매매가 상승이 뒤늦게 전세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여파, 청약 대기 등의 이유로 전세 연장을 택하는 가구가 늘면서 수요도 급격히 줄고 있다. 신규 입주 물량이 반 토막 나는 내년에는 전세대란이 커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전세가와 매매가의 격차가 계속 좁혀지자 갭투자 호기로 인식하는 때도 많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달에 비해 0.1% 포인트 상승한 54.8%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가율이 전월 대비 상승한 것은 작년 1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하지만 갭투자에 필요한 조건은 전세가율만이 아니다. 매매가가 안정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전세가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을 압도해야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전세가율만 믿고 투자했다가 매매가격이 내려가면 전세 보증금도 해결 못 하는 ‘깡통주택’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전세가가 올라도 매매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갭투자는 어려운데, 지금은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입주 물량이 매년 줄어 전세가는 오르고 매매시장 조정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 소장은 “2008년 이후 시장이 장기 침체했을 때 심각했던 ‘깡통전세’ 사태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654861&code=61141111&sid1=e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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