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홍콩 대체 도시에서 빠진 진짜 이유







  • 서울은 홍콩 대체할 도시로 거론조차 안돼


    2003년부터 금융허브 외쳤지만 

    올해 세계금융지수 33위에 그쳐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으로 뉴욕·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 중심지인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면서, 누가 홍콩의 빈자리를 차지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상하이·도쿄 등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서울은 후보군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17년간 '동북아 금융 허브'를 외쳐온 한국의 씁쓸한 현주소다.


    Hongkong/ihsmarki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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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북아 금융 허브의 꿈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으로 시작됐다. 2003년 말 '동북아 금융 허브 로드맵'을 수립하고 2007년 말에는 '금융 중심지 조성과 발전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금융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가 상설화됐고, 2009년 1월에는 서울과 부산이 금융 중심지로 지정됐다. 서울을 홍콩·싱가포르와 맞먹는 아시아 3대 금융 허브로 키우고, 세계 50대 자산운용사 지역본부를 유치한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글로벌 금융센터지수에서 서울은 2008년 53위에서 2015년 6위까지 순위가 상승해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순위가 다시 곤두박질치며 지난해는 36위, 올해는 33위에 그쳤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도쿄·상하이·싱가포르·홍콩은 물론 베이징·선전·광저우·시드니·멜버른·웰링턴 등에도 경쟁력이 밀리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지난 3~4년간 JP모건 등 외국계 자산 운용사와 BBVA, 바클레이스, UBS, 매쿼리 등 외국계 은행들이 줄줄이 한국에서 짐을 싸 철수했다. 한국에서 사업을 유지하는 외국계 금융사들도 인력과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곳이 많다. 국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금융사 수는 2016년 168곳에서 올해 1분기 162곳으로 줄었다.

    최규민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01/2020060100108.html


    [사설] '홍콩 대체 국제도시'에 왜 서울은 거론조차 안 되나


         ‘홍콩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하고, 미국은 ‘홍콩 특별지위’ 폐지로 정면 대응하면서 비롯된 후폭풍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홍콩이 쌓아온 금융 발전, 중개무역과 국제 교통·물류의 거점으로서의 성취를 위협받는 현실에 대한 인류애적 안타까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내일을 확신할 수 없게 된 ‘자유홍콩 이후’의 국제질서에 대한 각국의 현실적 이해계산도 복잡하게 됐다.


    ViaMiche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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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무역, 외환거래, 기술이전, 비자발급에서 홍콩을 특별대우해 왔다. 이런 우대가 사라지고 중국식 감시·감독이 강화되면 홍콩이 ‘1급 국제도시’로 남기 어려울 것은 불문가지다.



    홍콩의 장래가 불안해지면서 대체 금융허브 후보지로 도쿄 싱가포르 상하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홍콩 대체 국제도시’ 후보에 서울은 없다. 2007년 이후 매년 발표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평가에서 서울이 33위에 불과할 정도로 국제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2015년 6위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위권 밖이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동북아 금융허브’를 외쳐왔으면서도 그간 뭘 했는가. 전주 외곽으로 이전된 국민연금공단이 ‘수백조원 자산 운용기관이 축사와 가축분뇨시설 옆으로 이주했다’고 조롱당한 판이니 국제금융 허브는 언감생심 꿈처럼 돼버렸는지 모른다.


    수도권까지 2500만 명의 메갈로폴리스인 서울이 ‘지구촌 변방 도시’로, 기껏 한국의 골목대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금융의 자유도, 기업 활동을 둘러싼 직간접적 법규와 환경, 교육과 문화 등에서 국제적 흐름과 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끼리의 갈등에 빠져, 외국계 금융사들이 잇달아 서울 점포를 닫고 떠나는 것을 못 본 것은 아닌가. 미래와 세계를 외면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 사고로는 금융허브도, 국제 거점도시도 더욱 멀어질 것이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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