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는데 국민연금 수령도 세금 떼네! ㅣ 퇴직자 생활비 30% 줄고 국민연금 수령까지 12.5년 소득공백


국민연금 받을 때도 세금 내야 한다니…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Q. 박철환 씨(62)는 국민연금공단에서 다음 달부터 노령연금을 받는다. 국민연금이 국내 도입됐던 1988년부터 2017년 정년퇴직 때까지 30년간 보험료를 납부했다. 전업주부로서 10여 년 전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해 수급 자격을 갖춘 박 씨 아내도 내년부터 노령연금 수령 대상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받게 될 박 씨 부부. 노령연금을 받을 때도 세금을 내야 할까.



A.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국민의 기본적인 노후생활비 보장이라는 국민연금 본연의 취지에 비춰 보면 노령연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게 다소 의아하게 다가올 순 있다. 연금보험료가 소득공제 대상이 된 2002년부터 소득세 부과가 이뤄졌다.


과세대상 연금소득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매년 월 기준소득액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수급 개시 직전 연도의 가치로 환산해야 한다. 월 기준소득액은 가입자의 월 소득액에서 1000원 미만 금액을 절사한 것으로, 연금보험료 산출의 기준이 된다.




그동안 납입한 전체 국민연금보험료의 환산소득을 합쳐 분모에 두고, 2002년 이후 환산소득을 합쳐 분자에 두면 과세대상 연금소득 비율이 나온다. 여기에 한 해 동안 수령한 연금액을 곱하면 과세대상 소득이 된다. 예를 들어 박 씨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전체의 환산소득 합이 1억 원이고, 2002년 이후 환산소득이 5000만 원이라면 50%가 과세대상 비율이다. 그리고 박 씨가 노령연금으로 한 해 1000만 원을 받았다면 500만 원이 과세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도 납부한 보험료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아니다. 소득이 없는 임의가입자는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2002년 이후에 임의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는 과세기준금액에서 빼준다. 박 씨 아내가 2009년에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한 뒤 60세가 될 때까지 1200만 원을 보험료로 냈다면 내년부터 노령연금으로 매년 200만 원을 받게 된다. 물가 상승에 따라 연금액이 상승하지 않는다면 박 씨의 아내는 연금수급 개시 이후 6년 동안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연금소득에 대한 공제는 구간에 따라 다르다. 과세기준금액이 350만 원 이하이면 전액, 350만 원 초과 700만 원까지는 40%, 700만 원 초과 1400만 원까지는 20%, 1400만 원 초과 금액은 10%가 공제대상이다. 과세기준금액의 최대 900만 원까지다. 여기에 인적 공제도 들어가는데 본인 공제만 해도 150만 원이 된다.



다른 소득 없이 노령연금만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배우자 등 부양가족이 없다면 세금을 안 내도 되는 기준은 770만 원이다. 연금소득 공제(504만 원)와 본인 공제(150만 원)를 빼면 과세표준으로 116만 원이 남는데, 여기에 세율 6%를 곱하면 산출세액은 6만9600원이 된다. 하지만 표준세액공제(7만 원)가 있어 실제 납부할 세금은 없다.




노령연금 수령에 따른 세금은 국민연금공단에서 원천징수하기 때문에 절차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연금 수급자가 노령연금을 청구할 때 배우자와 부양가족 등 과세 정보를 담은 ‘소득·세액공제 신고서’를 국민연금공단에 제출하면 공단에서 이를 기초로 소득세를 계산해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남은 금액을 연금으로 지급한다.


신고한 내용에 변동이 있다면 수급자는 매년 12월에 관련 서류를 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공단에서는 이를 기초로 원천징수한 세금을 정산한다. 정산 결과 환급할 세금이 있으면 다음 해 1월 노령연금을 지급할 때 더해서 주지만 반대로 추가로 징수해야 할 세금이 있으면 1월분에서 차감한다. 과세대상 연금이 350만 원이 넘고 다른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이듬해 5월에 종합소득 신고를 해야 한다.

김동엽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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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생활비 30% 줄고 국민연금 수령까지 12.5년 소득공백


    우리나라 50대 이상 퇴직자들은 매달 생활비로 약 25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퇴직한 은퇴 세대들은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평균 12.5년 간의 소득 공백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음 생애금융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을 발간했다. 서울 수도권·5대 광역시 거주자 중에서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했으며 국민연금을 받기 이전인 50대 이상 퇴직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퇴직자들은 생활비로 평균 월 252만원을 지출했다. 퇴직 전과 비교해 약 28.7% 줄어든 액수다. 이들은 ‘괜찮은 생활수준’을 위해 월 4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래픽=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 제공


이들은 퇴직후 생활비를 경제활동에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퇴직자 중 절반(55.1%)은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했고, 취업을 하지 않은 퇴직자도 65%는 경제활동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배우자도 절반 이상(58.6%)은 일을 하고 있었다. 가구 단위로 보면 경제활동 비중은 84.8%로 높아지며, 이때 경제활동 수입은 평균 393만원이다.




퇴직자 중 36.4%는 ‘일을 그만두면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 질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늘어날 의료비(71.7%)’와 ‘노후자금 부족(62.0%)’, ‘자녀의 결혼비용(56.2%)’ 등이 가장 큰 경제적 고민거리라고 했다. 퇴직자의 54.2%는 노후대비를 위해 월 평균 110만원을 저축했다.


퇴직자들은 국민연금 받기까지 12.5년의 소득 크레바스(절벽)에 놓여 있었다. ‘소득 크레바스’는 직장에서 퇴직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40대 후반~50대 초반에 퇴직해 60대에 연금을 수령할 때까지 공백기간이 발생한다.


퇴직자들 중 67.2%는 언젠가 금융자산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진 시점은 평균 71세로 예상하고 있었다. 퇴직자의 72.4%는 국민연금을 조기에 받거나 연기하지 않고 노령연금 수급시기에 맞춰 받겠다고 응답했다.


퇴직자 중 65%는 퇴직 후 심적인 후유증을 겪는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다만 배우자와 관계가 좋을수록 후유증을 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응답자 가운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일명 ‘금(金)퇴족’도 8.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금퇴족은 월 생활비로 평균 308만원을 지출했다. 전체 응답자 평균에 비해 56만원을 더 쓰고 있는 셈이다. 금퇴족 중 67.1%는 현재 생활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금퇴족은 생활비 마련에 금융자산(62.2%)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 생활비로 꺼내 쓰는 금융자산 가운데 연금(47.1%)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금퇴족의 연금 가입률은 30대 초반에 28%를 보였고 40대 초반은 46.3%까지 높아졌다. 일반 퇴직자는 30대 초반 연금 가입률이 20.4%였고, 40대 초반에도 29.3%에 그쳤다.


조용준 100년 행복연구센터 센터장은 "퇴직 이후 전문적인 자산관리가 더 절실해진다"며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안할 플랫폼을 구축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기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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