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들의 재테크] "운동화 팔아 190만원 벌었다" ㅣ "개미가 이기는 길은 ETF 통한 분산투자"


"운동화 팔아 190만원 벌었다"…요즘 20대들의 재테크


'스니커즈=주식(stock)' 밀레니얼 세대의 신(新) 투자풍속 

"덕질과 재테크를 한번에"



나이키 벤앤제리스 x SB 덩크 로우 청키 덩키 스니커즈/사진=엑스엑스블루


나이키가 알록달록한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 앤 제리스와 콜라보한 스니커즈 '나이키X벤 앤 제리스 SB 덩크 청키 덩키'는 지난 5월26일 12만9000원에 발매됐다. 추첨 방식으로 판매된 이 운동화는 발매 후 3일 만에 리셀 플랫폼 '엑스엑스블루'에서 1630% 급등한 210만원에 판매됐다. 12만9000원에 운동화를 산 판매자는 3일 만에 약 190만원 가량의 수익을 남겼다.


2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스니커즈 리셀(resale) 거래는 신다 만 중고 운동화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다. 매장 앞에서 48시간을 기다려 힘들게 구매한 운동화를, 당일에 1000% 수익률로 되파는 밀레니얼 세대의 '신종 재테크'다.




리셀(resale)이란 원래 쓰던 물건을 재판매하는 중고거래를 뜻하는 단어지만 스니커즈 시장에서는 '스니커즈 재테크'를 뜻하는 단어로 의미가 진화하고 있다. 스니커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운동화는 실제로 사용하는 재화가 아닌, 거래와 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플랫폼에 상장된 일종의 주식(stock)이 되고 있다. 주식에 기업이 붙어있고 그 가치가 상승하며,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내는 것처럼, 가치가 제각각 다른 한정판 스니커즈를 되팔아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화됐다.


스니커즈 리셀 마켓이 확대되자 정품·안전 거래를 보장하는 거래 플랫폼이 등장했다. 2018년 11월 아웃오브스탁이 국내 최초로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을 론칭했고 패션 플랫폼 계열인 프로그가 2018년 12월에 론칭해 2019년 매출이 800% 급증했다. 2019년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블루가 엑스엑스블루를 론칭하면서 판이 커진 가운데 올해 3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크림을 론칭했다. 패션업체 무신사의 '솔드아웃'도 곧 출시 예정이다.


스니커즈가 하나의 재화처럼 거래되기 때문에 가격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부르는 가격과 시장의 수요에 따라 가격은 끊임없이 변한다. 지난해 11월 나이키와 '빅뱅'의 지드래곤이 협업해 출시한 나이키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는 당시 21만9000원에 공식 출고됐다. 이 신발은 전 세계에 818켤레 뿐인 한정판이다. 출시 열흘 뒤 몸값이 400만원까지 치솟았으나 2020년 5월에는 220만원~250만원까지 가격이 내렸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끊임없이 발매하는 나이키와, 글로벌 스니커즈 매니아·수집가들이 형성한 거대한 시장에는 운동화가 좋아서 매장 앞에서 48시간 캠핑을 마다하지 않는 10대·20대가 몰리며 시장은 폭발적 성장을 시작했다.

소더비 경매에서 6억9000만원에 낙찰된 나이키 에어조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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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니커즈 거래가 활성화되며 수익이 창출되고 거래량이 폭발하는 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2025년까지 글로벌 스니커즈 재판매 시장 규모가 약 7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스니커즈 거래 스타트업 스톡엑스는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섰고 중국에서도 스니커즈 리셀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한 스니커즈의 몸값은 고가 미술품·골동품에 버금가고 있다.




지난 5월17일(현지시간) 글로벌 경매업체 소더비는 미국 프로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1985년 신었던 농구화 '에어조던1'이 56만 달러(약 6억9000만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43만7500달러에 낙찰된 나이키 최초의 러닝화 문슈의 기록을 깨뜨린 것이다. 에어조던의 예상 경매가는 15만 달러였지만 3.5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오정은 기자 머니투데이


"개미가 이기는 길은 ETF 통한 분산투자"


고수 인터뷰 - 황경태 NH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 클 땐

자산 배분으로 위험 분산 필요


안전자산은 시점 따라 바뀌어

채권·金이라도 '몰빵 투자' 금물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해야 합니다. 매일 주가 등락에 따라 목돈을 날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투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황경태 NH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사진)은 지난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학 개미 운동’을 통해 증시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 상품 및 기업에 대한 분석 없이 ‘한 방’을 노리고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 레버리지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몰빵 투자’ 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황 본부장은 “지금처럼 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분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지키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게 안전자산인가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안전자산’의 개념이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다. 채권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 국채 가격이 사상 최고치 수준에 도달하면서 지금 투자할 경우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 역시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지만 급격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안전자산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먼 미래의 얘기일 수 있지만,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금이 단순 사치재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




황 본부장은 “어떤 시점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안전자산의 개념도 바뀐다”며 “불안하다고 해서 채권에 몰빵하거나 금에만 투자한다면 자산을 지킬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TF 활용한 분산 투자

황 본부장은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분산 투자 방식으로 ETF를 통한 분산 투자를 꼽았다. 국내외 채권, 미국 주식, 한국 주식, 부동산, 금 등 개별 품목으로 사려면 목돈이 필요하지만, ETF를 활용하면 적은 돈으로 이들의 수익률을 따라갈 수 있다. 자산 성향에 따라 위험을 분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ETF에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도 고려할 만하다. ETF에 투자하되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고려해 알아서 자산 배분을 해주는 TDF(Target Date Fund) 규모는 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은 기관 일임자금 운용에 활용하는 포트폴리오를 적용한 콜럼버스 EMP랩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본사 글로벌 자산 관리 전문가들과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고객의 성향에 맞게 맞춤형으로 포트폴리오 배분을 도와주는 ‘NH크리에이터 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자산 배분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 고객들이 증시 급락에도 푹 잘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을 공급하자는 취지였다.


거래량이 많은 ETF가 좋은 ETF일까?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5318095&memberNo=501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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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주식 순서로 투자”

코로나19 급락장에서 증시에 뛰어든 ‘동학 개미’들은 대부분 개별 종목으로 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황 본부장은 “초보 투자자들은 EMP펀드 등 포트폴리오 투자로 시작해 종목 투자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EMP펀드 등은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할지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작성해 고객에게 제공한다”며 “이를 공부하다 보면 시장을 보는 안목이 생기고, 어떤 종목에 투자하면 될지 자신만의 투자 관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투자 전략이 생겼을 때 종목 투자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이어 “옆사람이 특정 종목을 사서 20% 이익을 봤다는 얘기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시작할 때는 변동성이 작고 안정적인 수익이 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하는 것이 길게 봐서 이기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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