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은 줄고 의무는 늘고"… 임대사업자 증가세 멈추나


   6월을 기점으로 주택 임대사업자 등록시계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보유세 부과 기준일인 6월 1일을 앞두고 연초부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이제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사람은 다 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줄이고 의무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꾼 여파인데 세입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2만9786명이 임대 사업자로 신규 등록하면서 등록 임대주택은 6만1624채 늘었다. 등록이 잇따른 데는 비과세였던 수입금액 2000만원 이하 연간 임대소득에 대한 전면과세가 올해 처음 시행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임대사업자 활성화 제도로 다주택자를 양산해놓고선 

집값이 오르니 다주택자 탓을 하는 것도 아이러니"


 조선일보DB


월세 임대수입이 있는 2주택 이상 소유자와 보증금 합계가 3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소유자는 6월 1일까지 소득을 신고하고 산출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두고 의사결정을 미뤄 온 다주택자들이 절세 혜택을 위해 연초 신규 등록이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다.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필요경비 60%, 공제 400만원을 적용받는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필요경비 50%, 공제 200만원을 적용받는다. 가령, 연 임대소득이 1000만원(월 83만3000원)인 집주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다면 필요경비 60%(600만원), 공제 400만원을 적용받아 세금을 내야 할 돈이 0원이 되는 식이다.




보증금 없이 월세 임대수입이 연간 1800만원인 4인 가족이라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으면 종합과세의 경우 18만9920원, 분리과세를 선택했을 때는 98만원이 세금으로 나오는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종합과세 11만1944원, 분리과세 31만3600원으로 세금이 줄어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제 추가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임대사업자 등록 혜택이 상당히 축소된데다 자산 관리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보는 사람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2018년 9·13 대책 이후 새로 취득한 주택이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다면 의무임대기간을 채운 뒤 양도하더라도 장기보유특별공제(10년 최대 70%)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매년 전국 등록 임대사업자의 공적 의무 준수 여부를 전수조사해 의무를 위반한 사업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등록말소 및 세제혜택 환수를 할 예정이다. 여기에 앞으로 전·월세 임대차 계약 시 보증금·임대료 등을 신고하는 ‘전월세 신고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임대인에 대한 관리가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임대사업자 등록을 두고 고민하던 사람들 중 신규 등록할 사람들은 이미 다했고, 둥록하지 않은 다주택자들은 ‘일단 그대로 있어보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예전에는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른 혜택에 관한 문의가 많았다면, 요즘은 차라리 과태료를 물고 등록임대 책임을 털어버리는 게 어떨지 묻는 문의가 늘었다"고 했다.


그동안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정책은 여러번 바뀌었다. 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대책 때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그해 12월 13일 등록임대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장기임대를 유도하기 위해 8년 이상 임대사업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에서 배제한다고 했다. 당시 세제 혜택에 신규 임대등록자 수는 급증했다. 임대사업자를 늘려 세입자에 주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방침이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불과 9개월 뒤인 2018년 9·13 대책을 통해 정책 방향을 틀었다. 1주택 이상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새로 취득한 주택을 임대등록해도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는 것이다. 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80%를 적용해온 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도 LTV 40%로 제한했다.




여기에 2019년 귀속(2020년 신고)부터는 2000만원 이하 주택임대사업자도 전면 신고를 해야하는 상황이 되면서 임대사업자 등록의 매력은 더 떨어진 상태다. 작년까지는 연 소득 2000만원 초과 주택임대사업자만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었고, 2000만원 이하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았다.


고준석 교수는 "다주택자도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주택을 처분을 하지 못하는데다 임대료 인상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자산 관리에 큰 도움이 안 된다"면서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에 임대사업자 신규 등록이 주춤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보니 언제 또 바뀔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커졌고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임대사업자 활성화 제도로 다주택자를 양산해놓고선 집값이 오르니 다주택자 탓을 하는 것도 아이러니"라고 했다.

허지윤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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