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사상 최저 수준....기로에 선 건설업계


‘언택트’ 시대, 기로에 선 건설업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나빠지는데도 정부가 건설시장을 압박하는 현 기조를 유지한다면 중소 건설사부터 워크아웃이 확산되기 시작할겁니다."


코로나19 시대가 이어지면 건설산업에 무슨 변화가 있을지를 묻자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건설업계에도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 위기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건설경기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5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61.3으로 3개월 연속 60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건설사업자를 대상으로 체감 경기를 조사한 수치인 CBSI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경기를 비관하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마련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삭감됐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인 3차 추경, 이른바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도 토목과 건설 분야는 빠졌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을 표방하면서 데이터·5G·AI 등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대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SOC를 디지털화하겠다고 했지만, 전통적인 SOC 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일자리 창출과 경기 부양 효과가 크다며 어려울 때마다 삽을 꺼내 들었던 과거는 아련한 추억일 뿐이다.


건설업계는 한 목소리로 "SOC 사업을 제외한 한국판 뉴딜을 재고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이 주장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언택트 시대에 건설투자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를 부양한다는 주장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은 구호가 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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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건설업계도 산업 전반에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언택트(비대면)’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만 한다. 물론 대형건설사들을 필두로 변화를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기 시작하고 있기는 하다. 다만 현재까지는 사이버 견본주택부터 유튜브 진출, 청약 모바일 라이브 방송 등 1차원적인 디지털 인프라 활용에 그치고 있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 위기로 인해 오랫동안 기반산업으로 군림했던 건설업계는 미증유의 길을 개척해야 할 기로에 섰다. 언택트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프롭테크, 스마트 건설, 물류센터 시공, 친환경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새로운 시대에 발을 맞춰야 하는 필연적 운명에 처했다. 빛바랜 옛 영광에 취해 안주하는 모습에 머문다면 패러다임의 변화 앞에서 토목·건설업은 구식 산업으로 사양길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백윤미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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