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도 ‘디지털 플랫폼’ 시대로


자율주행 중장비·AI로 안전관리, 건설현장도 ‘디지털 플랫폼’ 시대로


12곳 산·학·연 컨소시엄 출범

ICT 기반 스마트건설기술개발

2025년까지 2000억 투입

열악한 생산성·안전성 개선 기대


     ‘드론, 3D 스캐닝, VR·AR,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디지털 기술은 양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건설산업을 구원할 수 있을까. 전통산업에 머물러 있는 건설산업을 데이터 기반 디지털 산업으로 재편하는 ‘스마트건설기술개발사업’이 본격화한다.



사진은 자율주행 지게차의 모습.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은 30일 한국도로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시설안전공단,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등 12곳을 연구기관으로 하는 ‘스마트건설기술개발 산·학·연 컨소시엄’이 출범한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지난 1월 정보통신(ICT)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건설기술’ 개발 연구기관을 공모한 바 있다. 이번에 선정된 이들은 2025년까지 6년 동안 자율주행 중장비, 3D 스캐닝을 활용한 사전 시공 기술, 영상 데이터 기반 건설 안전 관제 시스템, 스마트 건설 디지털 플랫폼 등을 개발하게 된다. 




지난 2018년 10월 국토부가 2030년까지 건설 현장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을 수립함에 따라 2025년까지 약 2000억원(정부 1470억여원, 민간 490억여원)을 투입하는 이번 사업은 지난해 6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김윤순 진흥원 기획1그룹장은 “해외에서는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를 다루는 건설 엔지니어가 동경의 대상인데, 한국은 여전히 전통적인 일자리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 대학, 건설사가 함께 스마트 건설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기술은 건설산업의 낮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묘책으로 인식된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2017년 디지털화 수준이 최하위인 건설산업의 경우 지난 20년간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이 1%로 세계경제 생산성 증가율 2.7%에 크게 미달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기도 했다. 일본과 영국 등 해외에서는 국가가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추세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016년 3차원 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건설 기준을 발표했고, 영국에서는 의회가 나서서 ‘디지털 빌트 브리튼’이라는 보고서를 채택해 건설 산업 디지털화에 필요한 규정을 정비했다.


머신가이던스 탑재된 현대건설기계 굴삭기 내부(사진:현대건설기계)/인공지능신문(http://www.ai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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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산업은 생산성과 안전성 모두 열악한 상황이다. 2015년 기준 국내 인프라 건설 노동 생산성은 시간 당 18.7달러로 영국 30.4달러의 절반 수준이고, 건설업 사망만인율(만명 당 사망자 수)은 2015년 기준 1.65로 영국 0.16의 10배에 달한다. 716억달러에 달했던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2017년 290억달러로 반토막이 났다. 심창수 중앙대 교수(건설환경플랜트공학)는 “미국이나 영국의 글로벌 건설 기업들은 시공사가 아니라 일종의 서비스 기업이다. 한국의 대형 건설사들도 단순 시공업에서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해 생산성 높은 서비스 기업으로 변모해야 하는 전환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에는 실제 건설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상용화’ 과정이 포함돼 있다. 조성민 한국도로공사 스마트건설사업단장은 “4년은 기술 개발하고, 나머지 2년은 한국도로공사 등이 진행하는 대규모 공사 현장에 개발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은 25% 증가, 재해율은 25% 감소한다는 것을 실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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