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에 이어 탈석탄


[단독]탈원전 이어 석탄발전소도 사라진다…탈석탄 추진

2055년까지 탈석탄 목표로 가이드라인 마련
'하반기 발표' 제9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



    정부가 2055년까지 석탄화력발전소를 한반도에서 퇴출한다는 목표아래 제도적,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탈석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한 석탄화력발전소 모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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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치권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오는 2055년까지 탈석탄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세우고 세부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55년 탈석탄 계획은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지 않고 현재 가동 중인 60기의 석탄발전소와 2024년까지 차례로 완공하는 7기의 신규 석탄발전소(건설중)를 기본 수명인 30년까지 가동 후 차례로 폐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짓고 있는 석탄발전소는 민간 사업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조기 폐쇄를 유도하려면 막대한 전환 비용이 필요하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2년마다 수립하는 향후 15년 동안의 전력수급 계획이다. 이번 9차 땐 2020년부터 2034년까지의 계획이 담긴다. 9차 계획 수립때 2055년 탈석탄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번 9차 계획을 통해 2034년까지 대략 13.7GW 규모의 석탄발전소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탈석탄은 이전 정부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돼 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과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 기본 로드맵을 확정하면서 2025년 이후엔 신규 석탄발전소를 짓지 않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아예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키로 하고 2017년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22년까지의 신규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9기에서 7기(7.3기가와트(GW))로 축소키로 했다. 같은 기간 노후 석탄발전소 7기(2.8GW)를 폐지하고 2023~2030년에 걸쳐 6기의 석탄발전소(2.1GW)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하는 계획도 확정했다. 이를 통해 석탄발전설비 규모를 2022년 42GW에서 2030년까지 39.9GW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전체 발전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45.4%에서 2030년까지 36.1%로 낮추고 이를 LNG발전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키로 했다.


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최근 유가 급락으로 석탄을 대체할 발전연료 LNG 가격이 급락했다. 올 1분기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량도 1.34GW로 지난해 0.7GW보다 두 배 늘었다. 벌써 올해 보급목표(2.46GW)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최근 2~3년 정비 기간 증가로 떨어졌던 원자력발전 가동률도 올 들어 회복 추세다. 특히 지난해부터 미세먼지 대책 차원에서 매년 겨울과 봄 석탄발전 가동률을 대폭 줄였음에도 우려했던 전력수급 불안은 없었다.

반면 석탄발전업계는 이산화탄소 포집장치 등 기술 발전을 통해 석탄발전소의 친환경성을 더 높이고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석탄발전소는 환경오염 문제만 뺀다면 기술적으로 10년 이상 연장 가동도 가능하다. 한국전력(015760) 산하 5개 석탄발전 공기업은 2030년까지 발전소 43기 환경설비 보강에 약 9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환경단체는 재생에너지 발전 경제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탈석탄 시점을 더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은 최근 기후정책연구단체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와의 공동 조사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석탄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 추세라면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를 2.5~3.2배 초과할 것이라며 탈석탄 계획을 2029년까지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균등화발전원가(LCOE) 변화 추이를 고려하면 재생에너지가 이미 신설 석탄발전보다 더 저렴한 에너지원이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이라며 “석탄발전소를 더 빨리 폐쇄하고 재생에너지를 적극 도입하는 게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대응은 물론 전기요금 부담 완화 산업경쟁력 강화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탈석탄 시점보다는 탄소배출 감축이란 큰 목표 아래 에너지 안정 공급과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이란 두 가지 숙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며 “9차 전력수급계획에는 이 같은 고민을 함께 담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형욱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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