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은 청어 뼈 위에 건설? VIDEO: Herring: The tiny fish that the Dutch love


[식탁 위 경제사] '암스테르담은 청어 뼈 위에 건설됐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15세기 스페인 식민지였던 네덜란드

북해서 청어 잡아 선상 가공해 유통, 북유럽 해운업 70%를 장악하며 성장

금융 발달하며 시중 은행 안정 위해 공공적 성격의 암스테르담은행 설립

세계적 중앙은행 시스템의 모태 돼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한국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공급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경제의 혈액'으로 비유되는 화폐를 발행해 시중에 돈이 돌도록 합니다. 또 시중은행에 대출해주는 '은행의 은행'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중앙은행의 탄생에 한 물고기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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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ring: The tiny fish that the Dutch love


Herring: the little fish that divides opinions. The Dutch love it and guzzle it down whilst swinging it above their mouths. Tourists? Not so much. It’s a must-try, a novelty, but also a hilarious sight when you see someone try the slimy fish for the first time. They either love it or hate it. But why do the Dutch eat so much herring? Why this particular little fish? Let’s dive in, shall we?


A staple dish since the Middle Ages

That’s right, it’s not a traditional Dutch food for nothing, Dutchies have been gobbling down these little fish found in the North Sea for ages and the dish itself has been a staple since the Middle Ages! Historically, a big part of the Dutch economy revolved around the fish trade, and as herring moves in large schools around shallow coastlines, it’s an easy catch for fisher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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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 무역으로 성장한 유럽 자본주의

과거 유럽 경제에서 청어 무역은 국가 간, 도시 간 돈의 흐름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청어는 수온이 2~10도인 찬 바닷물에서 서식합니다. 예전에 유럽에서 청어가 주로 잡히던 곳은 한류가 흐르던 북위 50도 인근 발트해였습니다. 독일·스웨덴·덴마크·폴란드 등으로 둘러싸인 발트해의 청어잡이는 이미 10세기부터 유명했습니다. 이곳에서 잡힌 청어는 소금에 절여 유통됐습니다. 절인 청어는 바다와 육로를 거쳐 북유럽 주요 도시 곳곳으로 퍼져갔습니다. 중세 교회에서 종교적 이유로 육식을 금지해 청어의 수요는 늘 풍부했습니다. 청어로 시작한 도시 간의 교역은 곡물, 목재, 구리 등으로 확대됐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세워진 세계 최초 주식회사 동인도회사 조선소의 전경. 네덜란드는 청어를 잡자마자 배 위에서 곧바로 염장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후 조선업·해운업이 크게 발달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금융 분야가 발전하면서 중앙은행 시스템의 시초가 되는 ‘암스테르담은행’이 탄생합니다. /위키피디아


무역으로 부를 쌓은 도시들은 돈을 주고 왕과 교회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이 같은 자유도시들은 꽉 막힌 중세 봉건제의 질서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거액의 무역 대금 결제를 위해 12세기 등장한 은행도 그런 변화의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일부 경제학자는 대항해 시대 이전인 12~13세기 청어를 기반으로 한 유럽의 도시 간 무역을 자본주의의 시작으로 보기도 합니다.




무역 강국에서 금융 강국 된 네덜란드

그런데 1420년부터 청어가 발트해에서 좀 더 따뜻한 북해에서 잡혔습니다. 조류가 바뀐 탓이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네덜란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청어를 잡자마자 배 위에서 머리와 내장을 처리하고 곧바로 염장하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청어잡이로 시작한 네덜란드의 산업은 조선업·해운업으로 확장됐습니다. 이미 16세기 네덜란드는 북유럽 해운업의 70%를 장악했습니다. '암스테르담은 청어 뼈 위에 건설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였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세워진 세계 최초 주식회사 동인도회사 조선소의 전경. 네덜란드는 청어를 잡자마자 배 위에서 곧바로 염장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이후 조선업·해운업이 크게 발달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금융 분야가 발전하면서 중앙은행 시스템의 시초가 되는 ‘암스테르담은행’이 탄생합니다.


청어 무역을 시작으로 점차 무역이 융성하게 된 네덜란드는 금융에서도 혁신적이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주식회사와 주식시장 개념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1602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주식회사인 동인도회사가 대표적입니다. 금융이 발달하면 시중에 자금이 풍부해져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됩니다. 당시 네덜란드는 연 3~5%대 금리로 사업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였습니다. 비슷한 시기 네덜란드와 더불어 무역 강국이었던 이탈리아 도시국가의 대출 금리가 연 20%를 넘었던 것과 대비됩니다.




그렇지만 금융이 발달하다 보면 위험도 있었습니다. 당시 고객 예금을 해외 사업에 투자한 은행들의 부도가 속출했습니다.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독립 전쟁이 한창이어서, 은행 부도가 확산하면 자칫 네덜란드 경제는 물론 독립에도 타격을 줄 수 있었습니다.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이를 막기 위해 1609년 공공적 성격의 '암스테르담은행'을 만들었습니다. 민간은행은 수신한 예금 전액을 이 은행에 예치해야 했으며 어음 결제는 예금 범위에서만 가능하게 했습니다. 은행의 무리한 자금 운용이나 영업을 막은 것이지요. 이후 암스테르담에 있는 민간은행들의 금융 부실은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네덜란드 경제는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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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에서 탄생한 중앙은행 시스템

네덜란드에서 암스테르담은행의 성공은 다른 나라에도 영감을 주었습니다. 스웨덴, 영국 등에선 암스테르담은행을 모델로 해서 중앙은행을 설립하게 됩니다. 1659년 스웨덴에 세워진 스웨덴중앙은행(릭스방크)의 전신인 스톡홀롬은행은 1661년 세계 최초로 종이 화폐를 선보였습니다. 1694년 영국 투자가들은 잉글랜드은행을 만들어 왕실에 전쟁 비용을 대출해주고 이를 담보로 화폐를 발행했습니다. 정부는 은행 돈으로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한 제철 산업에 투자했습니다. 경제의 혈액인 화폐를 넉넉하게 공급해주면서 국가 기간산업을 키우고 민간은행이 어려움에 처했을 땐 도와주는 중앙은행 시스템은 이후 유럽 각국으로 퍼져 나갑니다.




중앙은행 시스템이 생기면서 유럽은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금융 안정으로 정부의 재정 마련은 물론 자본가의 사업 자금 조달이 쉬워졌습니다. 각 국가의 경제 규모는 커졌고 이런 경제력을 바탕으로 그들은 유럽 밖 대양으로 진출했습니다. 청어잡이를 시작으로 무역, 금융 강국이 된 네덜란드가 만든 암스테르담은행과 이를 모델로 만들어진 중앙은행들이 그 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은중 음식경제사 저자 기획·구성=양승주 기자


Slurping Down Headless, Raw Fish in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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