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집단감염 우려는 딴 나라 얘기" ㅣ 강남 유흥업소 출입 500명 떨고 있다


[단독] 확진자 나온 날도 강남 룸살롱은 “오늘 풀방, 대기 10명”


 ‘그들만의 대화방’에서 오간 영업 현황 

 집단감염 우려는 딴 나라 얘기 


     서울 강남 룸살롱 여종업원 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드러나 집단감염 비상이 걸린 7일 밤에도 다른 룸살롱들은 버젓이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밀실 구조라 어느 곳보다 감염 위험에 노출됐지만 하룻밤 사이 종업원과 손님 등 최소 수백 명이 드나들었다.


8일 새벽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룸살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 빈방과 대기 고객 상황을 공지하는 메시지가 올라와 있다. 이 룸살롱에는 60여 개의 방이 있는데 다인실을 뜻하는 대(大)방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방은 모두 찼다. SNS 캡처




8일 본보가 입수한 룸살롱 관계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 메시지 내역에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성황을 이룬 영업 현황이 들어있다. 대화방에서는 각 업소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메시지들이 바쁘게 오갔다.


적게는 200여 명에서 많을 때는 400명까지 참여하는 대화방은 강남 일대 주요 룸살롱 관계자와 중개업자들이 영업 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었다. 룸살롱 측이 빈방 수 등을 공지하면 그에 맞춰 중개업자들이 손님을 안내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각 룸살롱들은 별도의 대화방을 운영한다. 입수한 대화내역을 종합하면 여종업원 확진 판정이 사회적 이슈가 된 날에도 강남 일대 룸살롱들은 손님이 바깥에서 수십 분씩 대기할 정도로 붐볐다.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룸살롱 단체 대화방에서 업소 관계자와 중개업자들이 실시간으로 업소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SNS 캡처




이날 오전 3시 신사동의 한 룸살롱은 모든 방이 가득 차 대기자가 13명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해당 룸살롱은 노래방 10인실 크기의 방이 60개 정도 있는 대형 업소다. 삼성동의 다른 룸살롱은 대기 손님이 10명이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루 동안 최소 1,000명은 이 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런 룸살롱이 적어도 10곳은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룸살롱은 100여 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이 대기실 한 곳을 이용하면서 여러 방을 돌아다녀 집단감염에 특히 취약하다. 대기자가 몰리다 보니 손님이 바뀔 때 마다 방을 방역하지 않고, 일부 업소들은 방역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단속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 일대 유흥업소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 방역 당국의 단속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SNS 캡처

서울시는 이날 룸살롱과 클럽 등 유흥업소 422곳에 대해 오는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거지만 일부 업소들은 단골 고객 위주로 암암리에 영업을 이어갈 여지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7일 밤에도 정문을 닫고 영업한 곳들이 있다”며 “업소와 손님 간 관계가 끈끈하면 얼마든지 비밀리에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당분간 유흥을 끊겠다”는 일부 남성들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유흥업소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절클’하겠다” “집에 박혀 있어야겠다” 등의 반응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이 클럽 출입을 끊고, ‘집콕’을 하겠다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유흥업소와 관련해 확진 판정을 받거나 확진자 접촉 시 동선 노출로 인해 몰아칠 사회적 비난을 우려해서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한국일보




[비바100] 초신성 윤학 때문에… 강남 유흥업소 출입 500명 떨고 있다


'초신성' 윤학發 유흥업소 집단감염 우려


     단 한사람의 안이함에 500여명이 바이러스의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연예인 중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된 아이돌 그룹 초신성 출신 윤학(본명 정윤학·36) 이야기다. 초신성 후신 슈퍼노바 멤버로 일본에서 주로 활동해온 윤학은 지난 달 24일 일본에서 귀국해 27일 증상이 발현됐다. 31일 서초구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4월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윤학은 중증 환자로 분류돼 서울의료원에서 치료 중이다.


초신성 윤학 (사진출처=윤학 인스타그램)




서초구가 공개한 윤학의 동선에 따르면 윤학은 26일 지인 A씨(36)를 만났다. 강남 유흥업소에서 근무하는 A씨는 윤학을 만난 뒤 지난 달 28일까지 역삼동 유흥업소에서 근무했다. 이후 29일 증상을 느껴 자가격리를 했으며 1일 강남구 보건소에서 검체검사를 받고 2일 오전 최종 양성판정을 받았다. A씨의 룸메이트인 B씨도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이 그토록 우려하던 유흥업소발 3차 감염이 시작된 셈이다.


A씨가 근무한 업소는 직원만 100여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수백명의 손님이 방문하는 대형업소로 알려졌다. A씨가 근무했던 28일도 직원을 포함 500여명이 드나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흥업소는 폐쇄된 공간에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직원과 손님의 밀접 접촉빈도가 높아 집단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우선 손님과 종업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접촉자를 통한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초 감염원인 윤학의 소속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학이 해당 유흥업소를 방문한 게 아니다. A씨가 지인이라 잠깐 만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외 귀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던 중에도 귀국 후 외부활동을 꾸준히 한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포화를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특히 A씨를 만난 뒤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의 한 편의점에 마스크를 미착용한 채 방문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소속사 관계자는 “늘 마스크를 착용하다 잠깐 벗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을 생활화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중 경솔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학이 던진 돌의 파장은 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까지 영업 중인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422개의 유흥업소에 19일까지 영업금지 명령을 내렸다. 한 연예 관계자는 “지금은 윤학 같은 경솔한 행동을 하는 연예인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윤학의 사례에서 보듯 행여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경우 동선이 공개되기 때문에 외부 인사와 만남을 최소화하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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