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야 할 시기에 발목잡은 '금감원' ㅣ 리츠, 올해만 26% 떨어져...정부 말 들었다가...


[단독] 은행 대출여력 25조 묶어버린 금감원


유동성자산 너무 좁게 해석

돈 풀어야 할 시기에 발목잡아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 지원에 나서면서 대출 여력이 턱밑까지 차오른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국제 기준을 무시한 `자의적 판단`으로 국내 시중은행들 자금 25조원을 묶어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은행에 적극적인 대출을 독려하고 있는데, 감독당국인 금감원은 은행들의 `코로나 대출` 여력을 막아서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은행이 한은에 납입하게 돼 있는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을 `고유동성 자산`으로 분류하지 못하게 지도하고 있다. 이 담보증권 규모가 이달 기준으로 은행권 전체 25조4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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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고유동성 자산이 많아야 LCR를 높일 수 있다. 그런데 은행들이 한은에 맡긴 담보증권을 고유동성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LCR가 낮아지고, 이 담보증권 금액만큼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




문제는 이 같은 금감원 지도 규정이 글로벌 기준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가 발표하고 금융위원회·금감원·한은이 번역해서 배포한 `바젤Ⅲ 기준서`는 "중앙은행·공공기관에 담보로 제공됐으나 사용되지 않았다면 고유동성 자산에 포함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해당 담보증권은 고유동성 자산에 포함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수년 전 금감원에 LCR 산정 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출 것을 건의했지만 금감원은 지금껏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어 설명

차액결제이행용 담보증권 : 

은행 간 자금 이체를 보장하기 위해 은행들이 한국은행에 내는 담보를 말한다. 담보는 주로 국고채·통화안정증권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구성된다.

[최승진 기자 / 정주원 기자]매일경제




정부가 "안정적"이라고 콕 찝은 그 리츠… 올해만 26% 떨어져


   정부 육성책에 힘입어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공모 리츠(부동산 간접투자상품) 수익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정부는 주택시장에 집중된 부동산 투자를 대형 오피스나 상업시설까지 넓히고 일반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세제 혜택까지 내놓을 정도로 리츠 활성화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면서 리츠 수익률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리츠는 대형 상업시설이나 오피스, 물류창고, 주택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신탁을 말한다. 임대료와 매각차익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둔 후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돌려준다. 그동안 기관투자자와 고액 자산가가 투자하는 사모·비상장 상품이 많았지만, 최근 일반 투자자도 주식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도록 한 공모 리츠가 잇따라 출시됐다.


신한알파리츠가 기초자산으로 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 있는 ‘크래프톤타워’. / 신한리츠 제공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9일까지 신한알파리츠는 12.48% 하락했고, 이리츠코크렙은 25.58% 내렸다. 두 종목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월 보도자료를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한 종목이다.




당시 정부는 "안정적인 임대율과 배당을 실현해 상장 초기보다 개인투자자 투자금액과 투자참여가 확대되고, 주식시장 침체에도 일정한 주가를 유지하는 등 리츠에 대한 금융시장 인식도 개선됐다"고 이 종목들을 소개했다.


정부는 일반투자자도 상업용 부동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간접투자상품인 공모형 리츠를 활성화하는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지난해 9월 발표했다. 5000만원 한도로 일정기간 이상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 등에 투자해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해 9%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정부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리츠 자산운용 규모는 51조5074억원으로 전년보다 17.3% 증가했다. 정부가 언급한 두 종목의 지난해 수익률도 모두 양호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는 최근 이들의 주가는 고꾸라지고 있다. 다른 리츠도 마찬가지다.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 에이리츠는 연초보다 20% 안팎 내렸고, 케이탑리츠와 모두투어리츠도 15% 가까이 하락했다.


정부가 상장 리츠의 경제적 효과로 ‘일반국민의 재산증식’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지만, 정작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나타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6.44% 하락했다. 심지어 9일 기준으로 신한알파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을 제외하면 모두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잘 나가던 리츠 수익률이 급락한 건 코로나로 인한 실물 경기 침체 우려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리츠의 경우 대형 상업시설이나 오피스 등을 자산으로 담고 있다. 롯데리츠의 경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신한알파리츠는 경기도 성남 크래프톤타워와 서울 용산더프라임 등의 오피스를 자산에 담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가계소비가 줄고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에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리츠 주가도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공모리츠의 경우 시세차익뿐 아니라 배당을 통해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대기업이 주로 임차하고 있는 부동산이 기초자산이지만, 이들 역시 세계 경기의 영향에서 자유롭다고 보긴 어렵다. 일각에선 정부까지 나서 ‘안정적’, ‘국민의 관심 확대’와 같은 표현을 쓴 건 무리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주택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을 분산하기 위해 정부가 공모 리츠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자산시장이 세계 경제 위기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익률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며 이렇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도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시장을 떠도는 과잉 유동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을 확대하려던 정부 정책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면서 "앞으로도 부동산시장이 침체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침체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츠의 수익률이 극도로 부진하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도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배당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돼 한국 상장 리츠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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