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중소형 '뚝뚝' 떨어지는데 대형은 연일 최고가?...왜? ㅣ 수도권서 재개발 급매…웃돈 수천만원 `뚝`


강남 아파트 중소형은 '뚝뚝'…대형은 신고가 행진, 왜?


서초·반포 등 중소형 2억~7억씩 하락

대형은 '신고가' 속속 나오는 중

오래된 대형, 시세 급등 없어 갈아타기 좋아

중소형 급매물, 다주택자들 갭투자 물건으로 추정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가 2억~3억원씩 떨어지고 있는 반면, 대형은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는 거래가 드문 편이지만 최근 들어 거래가 재개되면서 수개월 내지 수년 만에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심지어 같은 단지 내에서 중소형 면적은 급락하는데, 대형은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한경DB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의 대장주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최근 2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대가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3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7억2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대형인 전용 155㎡는 지난달 52억5000만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중소형 내렸는데 대형은 올라

서초구에서는 서초동 ‘서초더샵’ 대형인 전용 148㎡가 17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으며 역대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이 단지 맞은편 '현대슈퍼빌' 전용 148㎡도 18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찍었다. 직전 거래대비 각각 7000만원과 1억5000만원 뛰었다.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2차 전용 114㎡(공급면적 79평)은 지난 2월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에 기록한 15억원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도곡쌍용예가 전용 112㎡ 역시 5개월 만인 지난 1월말 거래가 재개되면서 신고가로 19억4500만원을 찍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도 대형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동에서는 신현대(182㎡)가 10개월만에 45억원의 신고가를 썼다. 압구정 한양아파트(153㎡)는 34억원으로 6개월 만에, 한양8단지(210㎡)는 48억원으로 8개월만에 거래가가 최고로 치솟았다.


헤럴드경제 - 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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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형 아파트들이 최근 신고가로 거래가 이뤄지는 이유는 '갈아타기 좋아서'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쉽게 말해 반포의 새 아파트를 팔면 도곡동에 두 배 면적의 대형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다. 강남의 인프라는 고스란히 누릴 수 있고 연식이 된 아파트더라도 보안이나 시설 등은 최신 아파트 못지 않다.


최근 몇년간 강남 일대에 재건축을 통해 지은 아파트들 중 대형 면적은 드물었다. 거래는 뜸했고 시세도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강남 시세를 주도한 건 '중소형 새 아파트' 였다. 이 아파트들은 3.3㎡당 1억원 안팎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3.3㎡당 거래가가 9000만원을 넘지만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4500만원 정도다. 


 "대형 아파트 유지비, 중소형 새 아파트 세금이나 마찬가지"

서초동의 K중개업소 대표는 "과거에는 대형 아파트는 관리비나 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새 아파트를 유지하는 세금이 더 들게 됐다"며 "집을 여러채 갖고 있기 부담스러운 집주인들이 집을 처분하고 대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에는 수요자들이 속속 찾는 반면, 중소형 아파트는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7억원씩 기존 가격 대비 하락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갭투자'를 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크게 늘어난 탓이라고 보고 있다. 갭투자로 강남 중소형을 매입했던 투자자들이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 인상과 양도세 중과 등으로 부담을 느껴 황급히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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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반포동 소재 '반포힐스테이트' 아파트 전용 84㎡ 매물은 지난달 중순 22억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10월 26억3000만원까지 올랐지만 4억원 가량 밀렸다. 입주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아파트지만 값이 크게 내렸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역삼래미안' 전용 59㎡도 지난달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직전 신고가인 작년 12월 17억5000만원 거래가 대비 2억원 가량 내린 가격이다.


반포동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6월 말까지 양도세 중과를 피하고자 하는 다주택자들이 급하게 매도를 원한다는 연락이 온다"며 최근 26억8000만원에 팔린 아크로리버파크 급매물도 전세를 낀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이 전세와 최대치로 대출을 끼고 산 갭투자를 한 매물들"이라며 "전세 계약기간이 남아 매도시에도 전세를 끼고 팔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에서도 "대출이자에 몇천만원씩 하는 보유세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내놓은 물건들이 있다"며 "보유세로 현금 유동성에 제동이 걸렸는데 대출이자 급전까지 필요해지면서 수억원 씩 급매로 내놓는 셈"이라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수도권서 재개발 급매…웃돈 수천만원 `뚝`


수원·광명 등 풍선효과 지역서

프리미엄 하락 급매물 쏟아져


"코로나19에 투자자 이탈" 분석

일각선 "저점매수 기회" 시각도


    서울 부동산 규제에 대한 풍선효과로 매물이 귀했던 수도권 재개발 시장에서 최근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수도권 재개발 역시 `오를 대로 올랐다`는 심리로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원 광명 인천 등 수도권 풍선효과를 주도했던 주요 도시 재개발 사업장에서 프리미엄(웃돈)이 수천만 원씩 빠진 조합원 입주권 급매물이 자주 나오고 있다.


최근 수천만 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는 수원 팔달8구역 재개발 현장. [정지성 기자]


먼저 수도권 풍선효과를 이끌었던 수원에선 수원 팔달6·8 재개발 구역 위주로 프리미엄이 올 초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빠진 급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프리미엄 3억원대 중반에 거래되던 팔달8구역(매교역 푸르지오 SK뷰) 59㎡형 입주권이 최근에는 3억200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수원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4000만원까지 빠진 초급매 매물도 가끔 나온다"며 "이런 초급매 매물은 나오자마자 현장에서 바로 거래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웬만한 신도시 규모인 광명뉴타운이 조성되는 광명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광명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명11구역에서 연초 3억원 근처까지 올랐던 프리미엄이 최근 2억원대 중반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자주 나오고 있다. 광명1구역도 2억원대 초반까지 프리미엄이 내려왔으며, 광명9구역은 프리미엄이 2억원 미만까지 급락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인천 재개발 구역에서도 호가가 2000만원까지 떨어진 급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투자자가 많이 진입한 상인천초교 재개발의 경우 프리미엄이 최고가에서 5000만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인천 부평4, 부개서초, 다복마을 재개발 구역 등에서도 급매가 나오는 분위기다.


현재 수도권 주요 도시 아파트 시세는 보합권에 들어선 서울과 달리 아직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재개발 입주권이 아파트 시세보다 먼저 떨어지는 것은 실거주자보다 투자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재개발 지역 주택은 아무래도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실거주 목적보다는 시세차익을 노린 다주택자의 투자 목적 매매가 많다.


재건축과 비교하면 조합원 지위 양도 조건도 덜 까다롭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엔 전매(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재개발은 투기과열지구에 있더라도 관리처분계획인가 전이라면 얼마든지 거래할 수 있다. 이마저도 2018년 1월 24일 이전 최초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구역일 경우 아예 양도 제한이 없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재건축에 비해 재개발은 초과이익환수제 같은 규제가 없기 때문에 사업 막판에 분담금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흔히 `뚜껑`으로 불리는 무허가 건물에 소액 투자도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 접근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급매가 늘어나는 분위기에 군침을 흘리는 투자자도 많다. 주식처럼 `저점 매수`가 가능한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재개발 전문 투자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들어 경기 충격이 진정되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판단돼 추가 매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도권 재개발 급매가 나오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동산 시장 또한 장기적 침체를 피할 수 없다. 이 경우 단기 회복세가 가파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재개발 투자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조합원 입주권 : 재개발 구역 내 보유 지분(토지)을 가진 사람이 조합원 분양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보유 지분의 감정가에 시세에 맞는 프리미엄(웃돈)을 얹어 거래된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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