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10억 낮춰도 유찰된 반포1…정비사업 덜컥 낙찰받으면 청산?


반포주공1 전용 140㎡ 33억에 유찰…내달 26억에 재입찰

"조합원 지위 양도 여부 확인해야…안 될 경우 현금청산"


   법원 경매시장에 등장한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 주택형이 세 차례나 유찰됐다. 세번째 입찰에선 최저 응찰가격이 실거래가보다 10억원 낮았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부동산 대세 하락의 전조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재개발·재건축 경매의 급소가 이 물건에 숨겨져 있다고 경매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한경DB


10억 낮춘 몸값에도 유찰 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40㎡ 주택형이 지난 1일 입찰에서 유찰됐다. 최저 입찰가격은 33억5200만원이었다. 지난해 11월 같은 주택형의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10억원이나 낮은 가격이지만 아무도 입찰서를 내지 않았다.




이 물건은 지난해 9월 41억9000만원으로 개시된 첫 경매에서도 유찰됐다. 작년 10월 2차 입찰에서는 42억3000만원에 낙찰받은 투자자가 법원에 요청해 매각결정취소를 얻어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법원 경매에서 세 차례나 주인을 찾지 못한 건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매각물건명세서에 유찰 이유가 숨어 있다. 낙찰을 받더라도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지 않는 현금청산 대상 물건이기 때문이다. 현금청산이란 새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하고 종전자산평가액(감정가격×비례율)대로 보상받은 뒤 재건축사업에서 빠지는 것을 말한다. 2차 입찰에서 매각결정취소가 난 것도 청산 대상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선 조합설립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매도인이 1주택자로 장기 보유하거나 이민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지위 양도가 인정된다. 하지만 이 물건의 경우 어느 한 가지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낙찰자는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하고 현금청산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설명이다.




이 물건은 다음달 13일 감정가의 64%인 26억8100만원에 4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비업계는 이 물건의 종전자산평가액을 30억원 초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낙찰을 받더라도 종전자산평가액에서 낙찰가를 뺀 차액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무턱대고 뛰어들면 날벼락”

법원 경매에선 정비사업의 현금청산 물건을 낙찰받았다가 송사가 불거지기도 한다. 과거 염리2구역에선 투자자들이 재개발 지분을 낙찰받았다가 조합과 소송전을 벌였다.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동안 원소유주가 조합원 분양신청을 하지 않아서다. 이 경우 조합원 지위 승계가 되는 물건을 받고도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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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자들은 원소유주에게 배정됐던 주택에 대해 분양계약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조합은 이를 거절했다. 이미 멸실된 건물에 대해선 등기부 상 소유자였던 원소유주에 대해 현금청산 절차가 진행됐다. 결국 조합이 증액된 손실보상금과 청산금의 이자까지 물게 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경매나 공매에서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가 승계되는 경우도 있다. 국가나 지자체, 금융기관이 채권자인 물건이다. 캠코가 세금 체납 등을 이유로 진행하는 공매의 경우 조합원 지위가 온전히 승계된다. 은행 등이 경매를 부친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개인인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한 경우엔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자격을 얻기 위해 경매에 뛰어들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재개발·재건축 경매는 권리 상 하자가 없더라도 현금청산 될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누가 경매에 부쳤는지 꼼꼼한 확인을 해야 한다”며 “청산 물건의 경우 청산금액 아래로 입찰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돈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한국경제


마포 신축 15억 선 반납…압구정에선 "매수인도 후회"


'마래푸' 전용 84㎡ 14.7억 거래…인근 신축도 호가 조정

압구정에선 4억~5억 조정…"연말까지 집값 약세 불가피"


    집값 하락세가 서울 강남을 넘어 강북으로 확산하고 있다. 마포의 신축 아파트 중형 면적대 매매가격이 15억 선 아래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당분간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북 번지는 하락세

6일 아현동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말 14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초만 해도 최고 16억5000만원까지 거래되던 주택형이다. 15억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아현동 A공인 관계자는 “해외에 거주하는 집주인이 급매로 처분을 원했다”며 “이달 말 실거래신고를 마치게 되면 주변 집값에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 아현뉴타운3구역을 재개발해 2014년 입주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한경DB


마포의 신축 단지들은 지난해 앞서거니 뒷서거니 신고가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무더기로 종합부동산세 대상 단지가 되면서 고가 아파트부터 연쇄 조정을 거치는 모양새다. 신수동 ‘신촌숲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월 16억9500만원에 실거래되면서 강북 일반 아파트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초급매 물건 호가가 최근 15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인근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같은 면적대 입주권은 19억까지 올랐던 호가가 17억대로 떨어졌다.




그동안 강북 아파트 ‘대장’ 자리를 지키던 교남동 ‘경희궁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말 1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1월보다 3000만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교남동 B공인 관계자는 “대출이 나오지 않아 찾는 사람이 확 줄었다”며 “매수세가 붙지 않자 15억 후반대까지 호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강남에서 시작된 하락세가 시간차를 두고 강북으로 번지는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강남 주요 지역 집값이 주저앉으면 강북 핵심지가 뒤이어 조정을 받고 하락세가 점차 외곽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옥수동 C공인 관계자는 “성동구 일대에선 매매가 15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많지 않아 아직 하락이 본격화하진 않았다”면서도 “마포 집값이 내린 만큼 곧 비슷한 수준의 호가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똘똘한 한 채’를 찾는 1주택자들의 ‘종착지’ 격인 강남 압구정동에서도 하락세가 더욱 확연하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신현대’ 전용 108㎡는 최근 24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9억원에 거래되던 물건이다. ‘현대3차’ 전용 82㎡는 지난해 연말보다 4억 내린 20억원에 손바뀜했다. 압구정특별계획3구역에 있는 중형 면적대 아파트 가운데 유일하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다. 신만호 압구정중앙공인 대표는 “매수인이 급매를 잡았다가 나중에 더 싼 매물을 보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며 “계약을 맺은 뒤 정작 본인 집은 팔리지 않아 잔금납부에 애를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집값 연말까지 내린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선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광진·마포·성동·성북·용산·종로·중구 등 강북 도심 지역 집값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렸다.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3구는 11주째 내림세다. 하락폭은 점점 커지고 있다. 강남구는 올 들어서만 0.82% 내렸다. 감정원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 증가와 자금출처 증빙 강화로 고가 아파트 중심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도 가격 하락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개정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매할 땐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예금잔액증명서와 소득금액증명원 등이다. 그동안은 소명 요구가 있을 때만 제출했지만 신고 당시부터 제출하도록 바뀌었다. ‘12·16 대책’에 따라 대출 한도는 더욱 줄었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시세 15억 초과 주택에 대해선 아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9억 초과~15억 미만분에 대해선 담보인정비율(LTV)이 20%만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주택 거래 여건이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겹쳐 당분간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달부터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시작하면 집값 하락이 더욱 큰 폭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제 위축으로 인한 하방압력 때문에 연말까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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