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투성이 한전, 총선 직전 허가난 한전공대 재원 조달 어떻게


대선공약 한전공대, 총선 직전 허가.. 1조 예산은 어떻게


교육부 심사위, 한전공대 법인 설립 최종 의결

적자투성이 한전 "재원 마련 어떻게..."

"총선 앞두고 호남 민심 잡기냐" 지적도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大選) 공약으로 추진 중인 한전공대의 법인 설립이 인가됐다. 탈(脫)원전 정책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한국전력에 큰 부담을 지우면서 정원이 남아돌고 있는 대학을 또 만들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지만 정부는 밀어붙이고 있다.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총선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전공대 캠퍼스 가상 전경/한국전력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는 3일 화상 회의를 열고 한전공대 학교법인 설립을 최종 의결했다. 위원장 포함, 1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에서 재적 과반이 찬성해 대학 설립을 위한 첫 관문을 넘어선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며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 1~2주 안에 설립 최종 허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전남 유세에서 한전공대 설립 공약을 처음 공식화했다. 한전은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전남 나주 부영컨트리클럽 일원 120만㎡ 부지에 대학과 연구소 등을 지을 예정이다. 학생 1000명(학부 400명·대학원 600명)의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고 ‘석학급’ 교수 4억원, 정교수 2억원 등 교수진에도 고액 연봉을 지급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한전이 지난해 9월 곽대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개교 준비 기간인 2021년까지 투자비 등으로 5200여억원이 필요하고, 2031년까지 특화연구소 건설 등 확장 비용 등을 합하면 총 1조 6000억원이 들어가야 한다. 이 중 1조원 정도를 한전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여, 결국 국민들의 전기요금 인상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전공대 법인설립 허가는 재원 확보 문제로 두 차례 미뤄졌다. 심사위는 지난해 12월 20일 열린 1차 심사에서 “한전 측이 제출한 대학설립 재원 출연계획안에 구체성이 없다”며 심의를 계속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1월 31일 열린 2차 심사 때도 같은 이유로 의결을 미뤘다. 교육계에서는 “차기 대선(2022년 5월) 이후로 개교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세 번째 심사에서 곧바로 법인 설립허가가 난 것이다.





한전이 안정적으로 대학 설립 자금을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 손실은 1조2765억원으로, 2008년(2조7981억원 손실)에 이어 한전 역사상 둘째로 큰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은 대규모 적자 원인으로 전력 판매량 감소, 설비투자 증가, 미세 먼지 저감 대책에 따른 석탄발전 저하 등을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전력 생산 비용이 가장 저렴한 원전 가동을 줄이고 값비싼 태양광·풍력,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늘린 것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은 당초 4월 총선이 끝난 후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려 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달부터 전기요금 감면·납부 유예가 시행되면서, 그마저도 어려워졌다.

이순흥 기자 유소연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03/20200403032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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