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막힌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에 눈 돌려


수주에 목마른 건설사들, '리모델링'에 깃발 꽂기


상대적으로 규제 덜해...GS‧대림 등 대형건설사도 눈독

수직증축 허용‧통합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성도 개선


   정부의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꽉 막히자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에 눈을 돌리고 있다.


리모델링은 정비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고 사업문턱도 낮은 편이다. 최근엔 수직증축이 허용되는 사례가 나오고 통합 리모델링이 추진되는 등 사업성도 개선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도 '알짜 리모델링' 단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하며 깃발 꽂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경기 성남 분당의 리모델링 추진 단지./이명근 기자 qwe123@


27일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서울‧경기권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인 리모델링 단지는 총 39곳에 달한다.




포스코건설이 15곳으로 가장 많이 수주했고 ▲쌍용건설 6곳 ▲HDC현대산업개발 4곳 ▲대림산업 2곳 ▲GS건설 2곳 ▲롯데건설 1곳 ▲금호산업 1곳 ▲효성중공업 1곳 등이다.


그동안 수도권 리모델링 사업은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이 수주 쌍벽을 이뤄왔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대형건설사들이 수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사이,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은 틈새 시장인 리모델링 시장을 선점했다.


그 결과 쌍용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에 진출한 2006년 이후 13년 만인 지난해 누적 수주 실적 1만 가구를 돌파했고, 포스코건설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총 14개 단지, 2조60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재건축‧재개발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으면서 가구수를 크게 늘리는 식이라면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유지한 채 소폭 늘리거나 고쳐 짓는 식이다. 이에 집값 상승이나 투기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정부 차원에서 리모델링사업을 권장하기도 했다.


사업문턱도 재건축에 비해 낮다. 15년 이상이면 할 수 있고 안전진단에서 B등급(유지‧보수)만 받아도 가능하다.



현 정권에서 각종 규제로 정비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자 대형 건설사들은 이같은 리모델링 사업에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 리모델링 사업(200가구에서 229가구로 증축)엔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리모델링 사업의 큰 걸림돌이었던 '수직증축'이 허용되면서 사업성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수직증축은 3개 층을 더 올려 가구 수를 확대할 수 있어 수평증축에 비해 사업성이 높다. 하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절차도 까다롭고 사실상 허가도 어려웠다.


그러다 지난달 송파구 성지아파트가 2013년 국내서 수직증축이 허용된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인근에 위치한 단지들끼리 통합해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통합 리모델링은 용적률 제한 등으로 재건축이 어려운 중소 단지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고 상징성도 있어 관심이 높다.





대표적인 단지가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우성 2‧3차, 극동, 신동아4차 등 4개 단지(4400여 가구)다. 이들 단지는 용적률이 200%가 넘어 재건축 추진이 어려운 상황으로 올 초 리모델링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벌써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등 3개 건설사가 단지에 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수주 의향을 적극 내비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벽산타운1~5단지와 첼시빌도 통합 리모델링(2400가구)을 추진 중이다.  죽전동 도담아이파크, 도담롯데캐슬, 죽전파크빌도 단지를 묶어 리모델링(1152가구 규모)하기로 했다.


대우건설도 최근 3개 자회사를 합병해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이 자회사를 통해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은 정비사업 규제로 수주 일감 자체가 없다"며 "추후 물량 확보를 위해서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갖고 여기저기 알아보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분당, 산본 등 1기 신도시에 있는 아파트들은 건축 연도가 꽤 됐는데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이 쉽지 않다"며 "결국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고 미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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